포플러의 가을 - 쉼표와 느낌표 2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유모토 가즈미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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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플러' '포플러' 그 어감이 너무나 예뻐서 더욱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포플러의 가을>이라는 제목만 바라보고 있어도 서정적이고 따뜻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는가? 물론 나의 예감은 얼추 맞았지만 상처를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저 밝기만한 책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자살로 갑자기 많은것을 잃은 한 모녀가 '포플러장'이라는 연립주택에 이사와서는 그 아픔을 치유해가는 이야기다.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포플러장의 안주인 할머니가 사람들의 아픈 상처를 담은 편지들을 장속에 하나 둘씩 모아서는 자기가 죽을때 그 아픔들을 가지고 가겠다는 내용이었다. 주위의 모든이들에게 각자 다른 이야기로 그 상처를 편지속에 담게하여 잊고 편히 살아갈수 있도록 해줬던 할머니의 마음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사람은 모두들 상처를 하나씩 지고 산다. 그 상처가 크면 클수록 살아가기가 힘겨워진다. 그럴때 이 할머니의 '포플러장'과 같은 우체통이 있다면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홀가분히 살아갈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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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인의 편지
몽테스키외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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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인의 시점으로 쓰여진 편지형식의 소설이다. 그러나 이것은 몽테스키외가 의도적으로 이러한 형식을 취한것이다. 즉, 서구인이 아닌 사람의 시각으로 병든 유럽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의도적 접근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를 통해 당시 사회, 정치, 관습, 역사, 문화, 정치, 법률, 자연법 사상, 사회계약설, 합리주의 등 다양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유명한 계몽사상가였으며, 백과사전식 구성으로 그 당시 커다란 유행을 낳게한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을 익명으로 투고했으며 금서로 지정받기도 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상당히 재미있었고 그 당시 페르시아를 비롯하여 프랑스 등 서구사회의 모습을 간접체험 할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었다.

[서구인이 바라보는 서구에 대한 시각]
'어떤 군주가 이런 정복자들의 운명을 부러워 하겠느냐? 누가 이런 조건으로 정복하고 싶겠느냐? 한쪽은 정복한 땅에서 쫓겨났고, 다른 한쪽은 정복한 나라를 사람이 없는 곳으로 만들다 못해 심지어는 자국 본토까지 주민 없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지. 이것은 순식간에 잃게될 나라들을 정복시키고, 자신들의 힘으로 무너뜨려야 할 나라들을 굴복시키느라 끝내 스스로 패망하고 마는 영웅의 운명인 것이다. 가져봐야 곧 바다로 던져버릴 조각상이고 이내 깨뜨릴 거울인 것을 사느라 온 힘을 불사르는 정신나간자와 다를게 없는 것이다.' p.34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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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북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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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점을 갔을때였다. 그날따라 맘에 드는 책들이 왜 그리도 많았던지 속으로 호재를 불렀다. 아니 밖으로 드러났는지도..원체 표정이 너무나도 다양해서 말이지... 그만큼 수확이 좋은 날이었다. 그 호재중에서도 제일 처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책이 두말 할것도 없이 이 책이었고..

'문제 3류고교' 거기가 이 이야기의 중심장소이다. 학교가 이렇다 보니깐 인물들 또한 범상치 않았다. 점술학, 법학,심리학, 모든 방면에 정통한 혼혈계 '아기'를 비롯하여 열등한 자신의 유전자를 옆 엘리트 여학교 '성화여고'와의 사랑으로 우등한 유전자로 탈바꿈하여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실현성 없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조차 하는게 그들이다.

하여튼 그들은 항상 시끌벅쩍하다. 공부의 재능을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재능을 하나씩 갖춘 그들이다. 사회적으로는 무능한 3류고교생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있는게 그들이지만 세상을 참으로 재미있게 산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더...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그들은 꿋꿋이 이겨내는 악바리 같은 '더 좀비스'멤버들이니깐...

그들은 유명한 명사들은 되지는 못하더라도 세상에서 꼭 필요한 이들이 될것이 분명하고 열심히 인생을 살것이다. 세상은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굴러가게 만드는 거니깐...

(밑줄 긋고 싶은글들)
'소울이 강한 인간은 신의 레이더에 걸리기 쉽거든. 신은 그런 인간을 곁에 두고 싶어하니깐 말이야. 그래서 소울이 너무 강한 인간들은 하나같이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하늘나라로 가버린다니깐.'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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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생활의 발견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5
임어당 지음, 김병철 옮김 / 범우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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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이라는 영화제목을 보고는 문득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어디선가 이와 똑같은 제목의 책을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튼 그 사실을 안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기여코 찾아 빌리고야 말았다.

이 책은 인생, 가정, 생활, 독서, 자연, 여행, 교양, 신 등 모든것을 아우러 만들어진 책이다.즉, 생활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백과사전이라고나 할까? 물론 작가의 주관적인 생각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중국의 많은 사상가들의 사상과 어록등을 인용하고 있어서 아주 흥미롭고, 잘 알려지지 않은 문인들의 글도 소개되어 다양한 글들을 접할수 있다는 것도 이 책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읽어내기가 참 버거운 책이었다. 왜냐하면 분량도 600여쪽에 달하고 너무나 철학적인 사상이 대부분인지라 속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한장 한장을 넘길때마다 밑줄 긋고 싶은 글들이 마구 쏟아져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의 말처럼 행복함은 우리 생활 모든곳에서 느낄수 있다는 그 말이 이 책의 내용을 대변해 주는 글인듯 하다.

우리는 행복을 가까이 두고서도 그 행복을 찾지 못하는 바보들이니깐 말이다. 좀더 여유를 가지고 삶의 즐거움을 느끼며 그렇게 살아가야지 하는 조그마한 의지를 가지며 책을 덮었다.

(밑줄 긋고 싶은 글들)
'또 나는 어떤 인간이든 현명한 자의 지혜에서 어리석은 자의 지혜로 진전하여 우선 인생의 비극부터 느끼고 다음에 인생의 희극을 느껴 웃는 철학자가 되기까지는 그를 현명하다고 부르지 않는다.왜냐하면, 우리들은 웃을수 있기전에 울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슬픔에서 각성이 생기고 그 각성에서 온정과 관용을 겸비한 철학자의 홍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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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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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날 시내에 있는 서점에 나갔다. 그날 이리저리 붐비는 사람 틈에서 이책 저책 살펴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책이 하나 있었다. 뇌리를 스치는 묘한 제목에 이끌려서 였는지도 모른다. 물론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바로 이책이었지만.. 하여튼 이 책을 집어들고는 냅다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서재를 결혼시킨다는 말에 호기심이 잔뜩 일어난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제 이 책의 묘한 특징에 대해서 말해볼까 한다. 먼저, 이 책을 쓴 저자에 대해 말해본다면, 그녀는 아주 굉장한 독서광이었고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그녀의 남편 또한 역시 그녀와 같은 다독가였고, 장서가였다. 이런 두 남녀가 결혼을 했으니 그와 그녀의 딸린 식구인 책들도 함께 결혼을 할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 책들을 하나로 합치는데에서 커다란 문제가 하나 발생하고야 말았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책을 분류해왔던 터라 분류하는데 다른 의견차가 나타나게 되었고, 그중에는 똑같은 책도 서로에게서 발견되기도 하였기에 그러한 책들을 향후에 어떻게 처리할것인가 하는 여러 문제들이 큰 사건으로 불거져 나오게 된것이다. 어떻게 보면 별 문제가 아닌것 같기도 한데 이 두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당히 심각하다.

예를 들어서 작가별로 아님 총서별로 연대별로 등 여러가지로 분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튼 결혼하고도 한참동안 이 문제로 다투다가 아내의 방식대로 하기로하고는 끝이났다.

초반부는 서재 합치는 것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쓰여졌고, 중반부는 그녀와 그녀의 부모와 형제들의 특이한 독서 행태에 대해 서술을 했는데 상당히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한 예로 어머니는 잡지속의 '오자찾기' 여왕이었고,아버지와 그녀의 형제들은 아주 긴 단어 찾기 게임을 했으며 오래된 단어를 찾아 퀴즈하기 등 독서광 집안에서나 가능할 그런일들이었으니... 책 읽는 즐거움 그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상당히 기쁜 생활이 아닐수 없다. 그들에 있어서 책이란 또는 독서란 생활의 일부가 아닌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하여튼'그녀와의 독서이야기'라는 맛있는 식사는 이렇게 끝이났다. 끝으로 하고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면 그녀의 말처럼 좋은글에 대해 무슨 말이 필요할까? 우선 함께 읽어보자는 말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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