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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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찰의 오래된 탑은 사람들이 종교적으로나 유물적으로나 소중한듯 받드는 숭고하고 깨끗한 존재의 느낌이 강하다. 그렇다면 인간이 만든 거대한 탑, 도쿄타워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걸까?

이 책을 읽다가 도쿄타워라는 제목에  휘감겨 가만히 앉아 있었다. 클램프라는 만화가 집단은 자신들이 그리는 만화에서 몇번이나 도쿄타워를 가져다가 소재를 삼을 만큼 중독된 것처럼 그녀도 그랬던걸까? 아마도 그건 아닌듯 싶다. 그녀가 어렸을때 도쿄타워 가까이에 있는 지인의 집에서 바라보았던 그 탑의 광경이 그녀의 무언가를 자극했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인에게 있어서 이 타워는 시선을 빼앗는 어떤 매력이 있나보다.

하지만 책 속에서는 잠시 스쳐가듯 잠깐 등장할 뿐인 곳이지만, 바로 이곳이 이 책의 제목이다 보니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나를 계속 붙잡고 늘어진다. 그녀는 왜 이곳을 선택했을까?

이 궁금증은 잠시 미루고 책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소년과 청년 그리고 어른의 그 중간쯤에 다다른 두 명의 남자, 그리고 각기 다른 성향의 여자들이 등장한다. 이 두 남자는 자신의 성격에 딱 맞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한다. 하지만 그 사랑은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결정을 할지 유보한채 모든 것이 미지수인채 이야기는 끝이난다. 그 두 남자는 자신의 사랑을 가질수 있었을까? 지킬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았을까? 모두가 의문으로 남을 뿐이다.

그런데 바로 이 결말이 도쿄타워와 이어져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유하려고 마음먹는다고 해도 모두가 소유할수 없는것, 그리고 바라보고 잠시 다녀갈수는 있지만 영원히 함께 하며 머무를수 없는 것, 하지만 동시에 늘 기억속에 뇌리속에 영원히 기억될수도 있는 것, 바로 이것이 이 소설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웠고 그 누구보다 행복했지만 그래도 끝이 나는게 사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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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이름 1
사이토 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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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상하게도 이런 잔잔한 이야기가 마음에 콕 와닿는건 왜 일까요? 이름도 들어본적도 없는 작가인데도 말이에요. 뭐라고 할까요? 바람이 소소하게 부는날, 집 마당에 걸어놓은 풍경이 딸랑~ 딸랑~ 우는듯한 풍경이라고 할까요?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바위처럼 산처럼 물처럼 조용한 한 남자와 그의 곁에서 조용히 웃음 지으면서 서 있는 자그마한 소녀가 등장할 따름이에요. 약방에 약을 쓰려면 감초가 필요하듯이 이 조용하고 잔잔한 만화에서 웃음을 전해주는 친구분이 한 사람 등장할 뿐이지요.

그런데도 사진첩을 펼친것 마냥 하나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는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더라구요. 장난을 치면서 찍은 사진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와서 깔깔 웃다가, 넘어져서 울고 있는 장면에서는 '아유, 저런 저때 저기서 넘어져서 흉터가 장난이 아니었어!' 하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것처럼 그랬다니깐요. 이건 모두 작가의 스토리텔링이 대단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만화가 아니라 짧은 단편 소설을 읽는 것처럼 그런 기묘한 느낌을 전해줄만큼 대단하거든요.

그건 남자 주인공의 직업이 소설가이다 보니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다 말하지 않아도, 컷을 나누어서 그리지 않아도, 눈빛 그리고 함께한 시간의 깊이가 그 모든 것을 이야기 해준답니다. 천천히 숨을 쉬고 들이쉬는 시간 만큼 여유롭게 한장 한장 펼쳐 볼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순수하고 맑은 그런 사랑 이야기를 읽고 싶은 분이라면 주저하지 마시고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말도 없고, 조용하고, 바보 같은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거에요. 아! 왜 제목이 꽃의 이름인지 궁금하다면 펼쳐보세요. 부끄럼많은 주인공 두사람이 이야기 해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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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절망선생 3
쿠메타 코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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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만화 너무 중독성이 강하다! 세뇌되어 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만화를 보지 않고는 안되게 만들고, 다음권을 보지 않으면 인생을 논하지 못하게 될것만 같다. 신흥 종교의 교주님 같은 우리 작가님!  2권에 이어서 3권에서도 거침없이 세상을 헤집고 풍자한다.

가마에만 태워지면 세상이 들썩들썩 거리게 되고 생각이 없는 군중은 모두가 그 가마 뒤를 따르게 된다고 꼬집는다.

"그냥 사람이 죽는 소설일뿐인데 가마에 태우기만 하면 그냥 100만부를 넘긴다니깐요." 라고. 정말 그렇지 아니한가? 천재에 울고 특이한 동물에 희귀성에 깜짝 놀라고 울고 웃는게 우리 아닌가? 그의 말처럼 세상을 타인의 잣대가 아니라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잣대를 가지고 살아야 될것이다. 균형시각을 가지고 자신이 자신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의 잘못된 점 찾기를 하는게 어떻습니까? 인생은 온통 잘못 투성이예요. 찾아도 찾아도 끝없이 나오지요."

숨은 그림 찾기를 할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인생의 잘못된 점을 찾는게 우선일것이리라. 어찌나 잘 꼬집어 내는지 간담이 서늘하다. 이렇게 독설가득한 말로 툭툭 내뱉는 그를 통해 난 절망하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기도 한다. 인생에 대해서 내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그의 현명함에 매료되고야 말았던 것이다!

다음권에서는 또 어떤 점을 깨우쳐주실지 어리석은 중생은 마냥 기다리고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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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ino37 2006-06-2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반갑다는 말씀부터 올려야겠네요. 한번 읽고 쌓아둘 책이 아니라 계속해서 머릿속에 머무르는 그런 책인것 같아요. 책이 나와줘서 너무 감사하고 기쁠따름이지요.

yukino37 2006-07-1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오란고교 호스트부 8
하토리 비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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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권의 예고대로 그들의 첫만남 시리즈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첫번째 주자는 쿄우야군! 이 만화 최고의 다크호스이자 악마적 매력이 꿈틀거리는 그래서 작가와 스텝진은 그를 어떻게 하면 놀릴수 있을까 벼르고 벼르는 녀석으로 뽑히고 있는 그와 우리의 왕자님 타마키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찬란한 빛을 발하는 순진무구남 타마키군은 중학교때도 그대로였다. 쿄우야군은 지금이 훨 나은듯 보인다. 늘 쿄우야군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 혼자서 읊조리던 말, 가슴속에 담아두던  바로 그 말을 타마키군이 해주었다.

"삼남이라는 이유만으로 넘는것을 허락받지 못하는 분함을 그렇게 숨겨왔는데...."

"그런거 누가 결정한거지? 형들을 넘어서고 싶으면 넘어버리면돼. 노력하지 않는건 너잖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포기하고 있는건 바로 너라구!"

쿄우야군에게 이런 말을 해줄수 있는 녀석도 아마 얘밖에 없을것이다. 속시원한 한방을 날려주다니! 대단한 우리의 타마키군! 그래서 그들은 친구가 될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친구란 좋은말만 해준다고 해서 친구가 될수 있는게 아니지 않는가? 한번씩 가슴속에 담긴말도 꺼내서 미운말도 쓴 말도 주고 받아야지 친구인것을!

이번편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일명 보사노바군! 그로 인해 호스트부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숨겨둔 감추어둔 감정들이 이 한사람 때문에 더이상 감출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니... 누가 누가 자각을 하게 될까? 그들을 지켜보는 두사람은 또 누구? 가을이 되면 다음권이 나온다니 그때가 되면 알게 되리라...어서 그 날이 오기를~~!!

소년들이여! 자라라! 성장하라! 자각하라! 그리고 쟁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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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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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빛깔의 이 소설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다.

"사람이 사는 곳임이 분명한데 사람향기가 없다"는 것! 수많은 사람이 머무르기도 하고 지나쳐 가기도 하고, 다다르기도 하는 커다란 빌딩을 짓고 있는데 정작 그 빌딩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아무런 소통도 없이 이야기도 없이 서로를 모른채 피상적으로 마치 로봇처럼 무미건조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오히려 사람향기가 전혀 없는듯 느껴졌던 것이다. 분명히 사람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사람냄새를 맡지 못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던 것이다.

그들이 일을 하고 쉴곳을 찾아 돌아간 곳 마저도 그러니...이 소설의 묘미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만드는 빌딩도 그리고 그들이 거주하는 집 조차도 사람이 머무르면서 쌓이고 덧칠해지는 그러한 세월의 흔적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죽 했으면 집이 너무 춥고 차가워서 견딜수가 없다고 그래서 여러동물의 모피를 벽에 덕지덕지 붙여 놓는 광경까지 벌어진다. 이 장면에서 경악했다. 집이 추워보인다니 무서워서 살수가 없다니...

그런데 더 재미난 것은 두 주인공 남자들은 이 사실을 눈치채지 조차 못한다는 것이었다. 왜 사람들과의 소통이 필요한지 조차 모른채 또 하루를 보내는 두 사람! 이 기묘한 두 남자가 왠지 낯설지가 않다. 우리의 모습이 바로 이 두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싶어서 갑자기 두려워졌다.

그들은 누구를 위해 만드는 것일까? 그리고 그들은 누구를 위해 살아가는가? 또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하는 사실을 묻기 위해서 오히려 작가는 집이라는 소재를 빌려오지 않았으까 싶다. 그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우리는 인간미나게 살아가고 있습니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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