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의 계기로, 자, 오늘부터 달라지자!'하고 굳게 결심하지만, 그 무엇인가가 없어져 버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치 형상 기억합금처럼, 혹은 거북이가 뒷걸음질 쳐서 제 구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처럼 엉거주춤 원래의 스타일로 돌아가 버린다."  -p.8-

"네코야마씨는 전문 기능을 가진 개인주의자이자 쿨한 자유업자여서, 네코야마씨에게 손 내미는 재주를 가르친다는 것은 도저히 생각할수 없었다." -p.20-

----고양이의 그 까탈스런 성격을 이렇게도 사랑스럽게 표현하다니....

"응원하는 스포츠팀이 이기면 인간을 건강하게 활성화하는 어떤 분비물이 체내에서 보다 많이 분비된다." -p.55-

"곡 마지막 한 음이 공기에 빨려 들어가서 사라질까 말까 할때, 절묘한 반응으로 우와~~하는 열광적인 박수와 환성이 날아든다..... 그런 이유로 내 머릿속은 박수까지도 연주라고 인식하고 있다." -p.77-

----나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박수소리가 듣기 싫어서 넘겨 버리거나 안듣거나 둘중 하나를 선택하는데..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좋음과 싫음은 뒤바뀔수도 있는것이다!

"젊어 죽은 작가들은 언제까지나 젊을때 얼굴이 남아있는데 비해, 장수를 한 작가는 죽기 직전의 사진이 당연한 듯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p.133-

"체중계의 블랙박스화라고나 할까? 기계속에서 실제로 무엇인가가 행해지고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이를테면 안에 악질 난쟁이가 들어앉아서 하품을 하며, '이 녀석은 좀 무거운 것 같으니가 72킬로그램으로 해버리자!' 하고 키보드에 적당한 숫자를 탁탁 쳐 넣고 있을지도 모른다. " -p.146-

"달리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특히 영행을 할때이다. 낯선 외국 도시에 가면 아침에 일어나서 그 동네를 천천히 달려본다. 그것은 정말 기분 좋다. 기분이 좋을 뿐만이 아니라 조깅할때의 스피드(시속 약 10킬로미터)는 풍경을 바라보기에 이상적이어서 차로 달리다가 보면 놓치는 것들도 다 볼수 잇고, 걸어서 구경하는 것보다 얻을수 있는 정보량이 훨씬 많아진다."  -p.15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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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슴이다 3부 2
조은하 글, 연은미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왜 그리도 지만이가 안 되어보이던지... 그녀가 미울만도 할텐데 아니 스토커 짓을 해도 뭐라 할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상처를 받은 그녀석이 지만일텐데...

 딱딱한 구두 가죽에 발 뒤꿈치가 벌겋게 벗겨져 아파하며 절뚝절뚝 걸으며 떨어진 신발을 주워서 가는 그녀에게 말없이 뒤돌아 서서 등을 내민다. 그것도 모자라 그녀가 그의 등에서 잠이 들어버리자 그녀가 깰때까지 동네를 몇바퀴나 천천히 돌아다니는 그 정성에 난 어찌나도 가슴이 아프던지..순정만화일 뿐이야 하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아도 이건 슬픈것이다. "지만이 같은 녀석은 아마 없을거야~~"하며 그의 되돌아오지 않을 사랑에 한없이 가슴 아파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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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맘 2004-10-08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장면에서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지만이 같은 남자가 또 있을런지~

yukino37 2004-10-08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나날이 재미난 "나는 사슴이다"를 열심히 애독할수 밖에 없을것 같네요.
 

"그 까짓 맛이라는 것, 고작 혀끝에 불과한 것이 이리도 집요한 그리움을 지니고 있을줄이야!" -p.29-

"젊었을 적의 내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지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몸에는 혀만 있는게 아니다. 입맛이 원한다고 딴 기관에 해로운걸 마냥 먹게 할수도 없다. 내 몸의 그 까다로운 비위는 나 아니면 맞출수 없다. 또한 내 손맛에는 아무도 흉내낼수 없는 곰삭은 맛, 내 고향의 맛, 엄마의 손맛이 깃들어 있다. 그걸 기억하고 동의해주는게 내 몸이니 나하고 내 몸이 가장 죽이 잘 맞을수 밖에."-p.30-

"토장국 한가지에 밥을 먹는 사람은 세상에 죄지을 일이 없다는 것을. 세상의 죄란 죄는 진수성찬, 산해진미 찾는 사람들이 짓고 산다는것을. 산짐승들은 세상에 딱 한가지 씩만 먹고 살기 때문에 '죄없는 짐승'소리를 듣지 않는가? 당당하고 정직한 길, 그것이 밥으로 가는 길이었다"-p.89-

"멀쩡한데 밥맛이 없다는 사람, 그래서 밥을 먹다가 예사로 남겨 버리는 사람을 나는 미워한다. 그런 사람을 나는 믿을수 없다. 아무리 훌륭한 말을 하고 근사한 글을 써도 나는 안 믿는다....밥은 목숨이고, 모든 사람이 먹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람 사회는 먹지 못해서 병들고 죽어가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p.149-

"요리란 몸으로 익혀지는 예술이다. 체험과 훈련과 도전이 요건이다. 얼마나 맛있게 먹으며 컸나, 얼마나 많이 해봤나, 그리고 얼마나 도전을 해봤나, 이 세가지가 관건이다."-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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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관계 - 현대미술을 탄생시킨 파트너들
정은미 지음 / 한길아트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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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미술서적과는 다른 멋이 있다. 그녀만의 독특한 해석법과 그에 따른 그녀의 그림도 맛 볼수 있다.  그리고 다른 책에서는 자주 다루지 않았던 화가들도 꽤 들어있다.

그 중에서 가장 나를 매료했던 인물은 모딜리아니와 그의 영원한 부인 잔이었다. 모딜리아니의 그 독특한 그림이 떠 오른다. 길고 색기 없는 얼굴의 여 주인공이 그려진 그림! 바로 그 그림속의 그녀가 바로 그녀의 부인인 잔이라고 한다. 잘생긴 외모의 그를 사랑했고 그의 바람끼까지도 눈감아 줄수 있을 정도로 그를 사랑했던 여인이었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 가난하게 살았다. 그림을 팔고 돈이 들어오면 어김없이 술을 마시러 갔던 그를 찾아다니던 것도 바로 그녀였다. 천성적으로 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하고 쉬지 않고 습작을 해대자 몸은 그를 버린다. 조금만 더 살았더라면 자신의 성공을 맛볼수도 있었을텐데 역시 운명은 가혹하다.서른 여섯의 젊은 나이로 그는 떠나간다. 모딜리아니가 천국에서도 나의 모델이 되어 달라고 했던 그의 연인 잔은 그가 죽은지 꼭6시간 뒤에 임신 9개월의 만삭의 몸으로 모정도 버리고 그를 따라 투신 자살을 한다. 정말 그녀의 삶은 모딜리아니 라는 자를 위해 설계되었던것 같다.그렇게도 그를 사랑해주고 그의 죽음과 동시에 사라지는 소모품처럼 말이다.

희대의 최고의 사랑앞에 난 할말을 잃었다. 모딜리아니라는 남자는 생전에는 아무것도 갖지 못한채 가난하게 살다갔지만 잔이라는 여자를 얻었고 죽어서도 그녀와 함께 할수 있었으니 행복한 남자가 아닐까?
모딜리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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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히로미 GO! 5
아소우 미코토 지음, 최윤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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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히로미의 푼수짓은 5권에서도 계속된다. 이번에는 사건이 참 많이도 일어난다. 게이 커플로 낙인 찍히지를 않나, 히로미가 고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될뻔 하기도 하고...

또한 이번편의 하이라이트라 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멋있는 고로의 과거가 다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염을 깎아서 깨끗한 미남이 된 고로의 모습도 발견할수 있다. 그리고 한집에서 같이 살았던 정도 그다지 소용이 없는 건지 그 두남자에게 철저히 따돌림 당하는 불쌍한 히로미!

그녀는 언제쯤 자신이 사랑의 열병에 걸렸음을 깨달을수 있을런지.... 하여튼 이 만화는 언제나 즐겁다. 그녀의 푼수짓 때문이겠지...미워할래야 미워할수 없는 마치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와도 같은 캐릭터라고나 할까? 노다메가 더 엽기적이고 귀엽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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