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디세이 왜건, 인생을 달리다
시게마쯔 키요시 지음, 오유리 옮김 / 양철북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오늘밤 죽어버리고 싶다. 혹시라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이 사는 동네의 막차가 빠져나간 전철역 앞을 슬슬 배회해 보라. 어둠속에서 와인색 구형 오디세이 왜건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면, 잠시 기다려보기 바란다."
이러한 내용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처음부터 너무나도 묵직하고 강하게 말을 걸어와서 흠칫하고야 말았다. '새해 연초부터 왜 잡는 책마다 이렇게 무거운거야~~~!!' 하며 기함했다. 애써 마음을 다 잡고 '후~~~~~~~"크게 숨을 한차례 내쉬고 천천히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이유"라는 책과도 비슷한 내용과 무게감을 갖고 있는 책 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다가가는 스타일도 장르도 내용도 다르지만 가족이라는 문제를 심도있게 잘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수 있기 때문이다. 경각심이나 공포는 "이유"라는 책이 더할지도 모르지만 이 책이 가지고 있지 않는 문제 해결 방안이라든지 희망을 눈앞에 선보이게 해주기 때문에 더욱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특히 오디세이 왜건이라는 마법의 차로 인해 그 매력이 마술처럼 동화처럼 펼쳐지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족이라는 것은 가족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 모두의 애정이 없이는 존재 할수 없는 것임을 깨달았다. 한 사람의 마음만 흩어져도 약해져도 커다란 태풍이 휩쓸고간 흔적처럼 뒤흔들려 버리는 것을 말이다. 작은 끈 하나가 사라져도 가족은 가족이라는 단어로 서 있을수가 없음을 말이다. "나만 잘하면 다 잘 될거야!" 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혼자서 무리한다고 해서 부서진 가족이 다시 모아질수는 없지만 오늘부터라도 작은 노력이지만 우리 가족을 위해서 한 걸음 나아가고 손을 내미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리고 특히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자식에게는 어머니 보다는 어렵고 무섭고 거리감이 있어서 조금은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로 인식이 되는게 대부분이 아닐까싶다. 어머니와 함께 보낸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아버지의 시점에서 시작되고 나아간다.아버지들이 등에 짊어진 막중한 책임감과 무게를 자연스레 지켜보게 되고 '츄우상'이라는 독특한 존재를 통해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서 그 과묵하고 꾹다문(그래서 속을 알수 없는) 종족에 대해서 말하게하고 듣게 만든다. 아버지도 자식보다 때때로 더욱 약하고 지쳐있으며, 힘들다고 마구마구 소리 지르고 싶은데도 그 소리없는 아우성을 뒤로한채 입을 꾹 다물고 아무 감정 없는 로봇처럼 가만히 있는 나약한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 주었다. 즉 아버지와 자식에 관한 관계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로 인해 보편성뿐만 아니라 감동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가슴 아픈건 자식이 슬퍼한는것 자체가 아니라 자식이 그 작은 가슴에 저 혼자 슬픔을 꼭꼭 담아두고 있는 것임을 알았다."
이 한문장만 읽어도 그 사랑이 듬뿍 느껴져서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이러한 아버지의 못다한 자식 사랑이야기들 통해 과묵한 우리 아버지의 사랑이 대해서 생각해보았고 이제서야 그 사랑이 전해졌다.안쓰럽고 사랑스러운 존재이기도 한 그 아버지의 말없는 사랑을 눈치채지 못했던 바보같은 딸이었음을 깨닫고는 처음으로 눈물이 났다. 우리 아버지, 아버지 저한테 기대세요~~! 혼자서만 그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으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그래서 가슴아픕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저에게 기대시기를 바란답니다." 하고 울먹거렸다. 책중에서 이런 말이 있었다.
"부모자식은 왜 동갑내기가 될수 없을까요? 아무리 사이가 나쁜 부모 자식이라도 동갑내기로 만나면 분명 친구가 될수 있을텐데." 하고 작은 투정을 부리는 말이지만 크게 가슴에 와 닿았다. 친구에게는 할수 있는 말도 부모에게는 말 못하고 틱틱 거리고 몰라도 된다며 부모 가슴에 상처 되는 말만 해대는 못난 자식들에게도 부모가 친구와 같다면 아니 친구가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평생 영원한 지기처럼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며 살수 있는 힘을 나눠 가질수 있을 것 같았다.
부모님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그리고 친구가 되어 드릴수 있다고 그 사랑을 이제 알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수 있는 자신감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지기와도 같은 책이었다. 부모님과 소원하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니 우리 부모님을 더 사랑해보고 싶다면 그렇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디다. 특히 말없는 종족인 아버지 그들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다면 꼭 읽어보세요. 그 사랑 전해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