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까짓 맛이라는 것, 고작 혀끝에 불과한 것이 이리도 집요한 그리움을 지니고 있을줄이야!" -p.29-
"젊었을 적의 내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지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몸에는 혀만 있는게 아니다. 입맛이 원한다고 딴 기관에 해로운걸 마냥 먹게 할수도 없다. 내 몸의 그 까다로운 비위는 나 아니면 맞출수 없다. 또한 내 손맛에는 아무도 흉내낼수 없는 곰삭은 맛, 내 고향의 맛, 엄마의 손맛이 깃들어 있다. 그걸 기억하고 동의해주는게 내 몸이니 나하고 내 몸이 가장 죽이 잘 맞을수 밖에."-p.30-
"토장국 한가지에 밥을 먹는 사람은 세상에 죄지을 일이 없다는 것을. 세상의 죄란 죄는 진수성찬, 산해진미 찾는 사람들이 짓고 산다는것을. 산짐승들은 세상에 딱 한가지 씩만 먹고 살기 때문에 '죄없는 짐승'소리를 듣지 않는가? 당당하고 정직한 길, 그것이 밥으로 가는 길이었다"-p.89-
"멀쩡한데 밥맛이 없다는 사람, 그래서 밥을 먹다가 예사로 남겨 버리는 사람을 나는 미워한다. 그런 사람을 나는 믿을수 없다. 아무리 훌륭한 말을 하고 근사한 글을 써도 나는 안 믿는다....밥은 목숨이고, 모든 사람이 먹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람 사회는 먹지 못해서 병들고 죽어가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p.149-
"요리란 몸으로 익혀지는 예술이다. 체험과 훈련과 도전이 요건이다. 얼마나 맛있게 먹으며 컸나, 얼마나 많이 해봤나, 그리고 얼마나 도전을 해봤나, 이 세가지가 관건이다."-p.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