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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통통한 몸집에 귀여운 말투(?)를 구사하며 연신 사람속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며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으면서 넘어가던 그 사람 이라부!! 그는 너무나도 여전했다. 여전히 건재했다고나 할까? 섹시한 자태와 세기말적인 눈빛과 함께 포도당 주사를 놓아대던 마유미 간호사도 너무 여전해서 눈물이 날뻔했다.
이 명물 명콤비가 함께하는 이번 책 또한 시종일관 웃음의 도가니로 만들었다.특히 세상을 심드렁하게만 보던 마유미 간호사의 사생활을 들여다 볼수가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그녀는 세상을 비웃는듯, 포기한듯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게 아닐까하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강한 포스가 느껴지는 여성밴드의 일원으로 음악을 듣고 연주하고 곡도 쓰면서 열심히 사는 아가씨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심드렁한 말투는 그대로였고, 거침없는 독설을 직설화법으로 건네는 화통한 성격은 변함이 없었다. 그녀가 아니면 어리광쟁이에다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썽꾸러기 이라부를 누가 통제하겠는가?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써가며 상사 이라부를 조련하는(?) 마유미의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엽기적인 환자들과 이라부로 인해 숨어있던 마유미라는 여인을 조금이나마 알수가 있어서 즐거웠다.
이번권에서는 환자가 소수정예로만 나온다. 그것도 아주 빵빵한 뒷배경을 가진 인간들로만! 하지만 이 콤비들은 여전하다. 환자를 기죽이는데 능수능란하고, 주사 놓는 것도 잊지 않고, 독설도 양념처럼 뿌려주는지라 통쾌했다. 일반인이든 유명인이든 이들에게는 여전히 환자 일 뿐이니 말이다. 실상은 주사를 듬뿍 듬뿍 놓아주고 돈을 타내겠다는 욕심에 휩싸인 두 사람이었을 뿐이었지만...
하여튼 마음속의 병을 밖으로 거침없이 꺼내게 만들고 털어놓게 만들어 스스로 치유하도록 유도하는 이라부의 능력은 어찌되었거나 대단하다. 어린아이처럼 솔직하고 거침없이 다가가는 그의 행동과 말에 그들은 감화되니 말이다. 이라부처럼 둥글둥글하게 솔직하게 자신에게 거짓없이 살면 마음의 병도 없을텐데 우리들은 너무 고민하고 너무 많이 생각하고 너무 주위를 신경을 쓰며 사는통에 스스로를 감옥속으로 몰아가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조금은 단순하게 살아가는게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좋으리라! 더도 말고 이라부만 같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