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 클래식 클라우드 9
조대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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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철학은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고전과 철학을 꼭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생기더라고요. 세상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를정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본질적인 것은 그대로이며, 그 본질을 근거로 우리는 변화에 대처하면서 살아가야하는 힘을 필요로합니다. 그럴러면 고전과 철학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어떤 마음과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등 방법과 통찰력을 지닐려면 고전과 철학은 늘 가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마주해봅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내용 및 구성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하기 전 이 책의 저자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조대호 교수로, "고대 그리스 철학과 문학을 강의하며 생물학, 윤리학, 행동 이론, 기억 이론 등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인간과 생명을 주제로 생물학과 영문학 전공 교수들과 함께한 [위대한 유산]이 연대 명강의로 꼽혀서 책으로도 출간된 바(참조 : 책표지)"가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고대 철학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삶의 흔적으로 따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삶, 그가 추구하는 철학과 그의 연구분야에 대한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그의 철학과 연구했던 분야들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살펴보는 시간을 담았습니다.


책의 구성은 "서양 학문의 아크로폴리스"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도입부)를 시작으로, 본론은 1)눈에 보이는 세계에도 진리가 있다 2)말에의 의지, 힘에의 의지, 앎에의 의지 3)모든 자연물에는 어떤 놀라운 것이 있다 4)알렉산드로스에게 호메로스를 가르치다 4)인간은 누구나 '알고'싶어 한다. 6) 행복한 삶의 길을 찾다 7)어느 국외자의 죽음이 남긴 것으로 총 7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후 "인간을 전체로서 바라보다'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맺음말)와, 아리스토텔레스 생각의 키워드, 아리스토테렐스 생애의 경정적인 장면, 그리고 참고문헌으로 세부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느낀 점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자로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에겐 여러가지 타이틀이 있었습니다. 논리학자, 형이상학자, 윤리학자, 정치학자, [시학]의 저자(p.22) 그리고 관찰자. 웅? 관찰자? 그게 뭐? 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서 그냥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관찰"의 개념을 달리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인간을 둘러싼 자연세계를 관찰하는데 평생을 바쳤(p. 323)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관찰에 대한 맥락에 들어가기 앞서, "현상phainomena"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Phainomena 현상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p. 320)입니다. 그의 스승 플라톤은 (우리가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을 거짓으로 여긴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보이는 현상을 진리의 영역이자, 학문의 대상(p. 320)으로 내새웠다고 합니다. 즉,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관찰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학문의 출발점(p. 320)이라고 여겼다고 합니다. 다양한 물질 문명을 누리는 요즘에도, 현상보단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더욱더 중요하게 여기라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선 보이는 것들, 즉 현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에 확신하는 이유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아가던 시기엔 본질을 파악하는 자료와 정보들이 지금처럼 많이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히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와 자연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현상들을 보고 문제점, 의문점 그리고 그에 대한 본질을 파악했고, 그의 관찰로 얻어낸 결과들이 지금 철학을 비롯하여 여러 분야에 초석이 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이 책 내용을 따라가는 건 사실 쉽진 않았습니다. 느낀 점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보이는 것들을 관찰하는 힘이, 정말로 학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보여주고 있거든요.


보이지 않는 것들과 보이는 것들 중에 무엇이 더욱더 중요하냐고 질문을 던질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것들을 이해하려면 보이는 것들을 관찰하여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그냥 생각하기에 좋은게 좋은 거라며, 의문점이 생겨도 그냥 넘겨버리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늘 같은 문제로 고민하게 되고, 같은 고민의 범주 안에서 챗바퀴를 돌리듯 돌아가고 있었거든요. 관찰이 가진 힘은 내가 지금 발을 딛고 숨을 쉬고 살아가는 이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통찰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더 덧붙여 본다면, 관찰하는 태도가 앞설수록 오해하는 습관을 잠시 내려놓고 이해하기 위해 의문을 제기하며, 이해하는 쪽으로 생각이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욱- 하거나 감정이 먼저 앞서는 성향도 고쳐질 수 있겠다는 뜬금포 희망도 생겨납니다.


클래식클라우드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스 삶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가 남긴 삶의 흔적 속에 관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요즘같이 가짜정보들이 넘쳐나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힘들정도입니다. 본질을 파악하는 힘이 약하다보니 진짜와 가짜,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반박하는 방법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진짜를 가려내는 건 정말로 모험 중에 모험입니다. 진짜를 알아보고 싶고 이들 혹은 옳은 자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타당한 근거자료를 제시하면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주장하는 힘과 능력을 키워내고 싶은데, 나와 같이 진짜를 알아보고 지켜내는 힘과 능력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책 속 글귀


p. 22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학자, 형이상학자, 윤리학자, 정치학자, 『시학』의 저자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에 앞서 자연, 특히 동물 세계의 관찰자였다. 이런 모습은 오랫동안 그에 관한 연구의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다. 윤리학이나 정치학에 큰 관심을 기울인 사람들은 그가 동물들의 습성과 행동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그가 인간과 함께 '폴리스적 동물'이라고 부른 개미나 벌에 대해 무엇을 기록했는지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p. 50 아리스토텔레스는 20년 동안 아카데미아에 머무르며 처음 10년은 학생으로서 배우고, 다음 10년은 강의자로서 교육과 연구에 몰두했다. 그를 비방하는 사람들조차 그의 재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를 유산을 탕진하고 낯선 도시로 흘러든 떠돌이 '약장수'로 조롱한 에피쿠스까지 그가 '재능이 없지 않아서' 점차 아카데미아의 청강생 수준을 벗어나 높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말을 남겼다.


p. 59-60 아리스토텔레스는 『분석론』에서 세 가지 진술이 타당한 추론을 이루려면 어떤 방식으로 결합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타당한 형식의 추론이 학문적인 앎으로 이어지려면 결합하는 진술들이 어떤 진리값을 가져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연구했다.삼단논법 추론을 다루는 『분석론』은 언제 보아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그야말로 '아카데미아의 지성'이 무에서 창조한 유의 세계다.


p. 187 아리스토텔레스는 '에피스테메'(인식)만큼 '파이데이아'(교양)를 중요하게 여겼다. 기하학이나 천문학 같은 체계적 지식이 에피스테메인데, 이런 지식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반면, 파이데이아는 대중이 가질 수 있는 넓은 의미의 교양이다. 에피스테메가 능동적인 지적 활동의 산물이라면, 교양은 그것을 듣고 판단하는 수동적인 지적 활동의 기반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반적 교양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전문 지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본성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형이상학』Ⅰ1)는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 모두에게 고양 지식을 갖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을 실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교양을 갖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전문 지식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p. 217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생명체에 공통적으로 있으면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발생과 유전 현상에 관한 연구를 『동물발생론』에서 보여준다. 이 책은 서양 최초의 발생학, 유전 연구서다. 성별차이·자웅동체성·무성생식과 유성생식·자연발생·전성설과 후성설·모계 유전과 부계 유전·격세 유전 등 현대 발생학이나 유전학의 핵심 문제들이 이 책에서 다뤄지지만, 가장 큰 관심거리는 역시 유전생식에서 발생과 유전의 매커니즘이다.


p. 315-316 (중략)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 학문의 역사에서 자연 세계를 관찰과 연구의 대상으로 열어준 최초의 거인이다. 과학적 발견을 위해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을 필요는 없어도, 현재의 과학을 낳은 역사를 발견하려면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어야 할 것이다. 현대 과학이 나아가는 방향을 거리를 두고 성찰하는 데도 아리스토텔레스 읽기는 필수적이다. 자연과학 이외의 분야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형이상학에서 스토리텔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전히 살아 있는 스승이고 새로운 생각의 원천 이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가 전개한 "인간적인 것에 관한 철학"은 인간의 삶을 다루는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서 지금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p. 316-318 아리스토텔레스 실천철학의 마르지 않는 생명력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그 대답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바라보는 통합적 관점에서 찾고 싶다. 그는 인간을 '자연의 사다리' 위 동물로서, 다른 동물과 달리 로고스를 가진 존재로서 그리고 본성의 실현을 위해 공동체가 필요한 정치적 존재로서 바라보았다. 이렇게 인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의 안에는 생물학, 인간학, 사회학, 정치학이 모두 들어 있다.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적인 것에 관한 철학"의 힘이 바로 이런 통합적 시선에 있다고 본다.


p. 318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과학은 아크로콜리스 언덕과 그 위 파르테논신전처럼 역사 속에서 무수한 변화를 겪었다. 그의 학문이 겪은 영욕의 역사는 바로 서양 문학의 역사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아크로폴리스의 폐허보다 훨씬 더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수많은 공격을 견뎌낼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학문이 단순한 역사적 유물로서가 아니라 끊임없는 영감과 통찰의 원천으로서살아 있는 것도 이런 힘 때문이다.




본 포스팅은 클래식클라우드 서포터즈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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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
하수연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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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화두라고 한다면 내가 눈을 떠서 몸을 움직이며 숨 쉬고 "지금을 살아가는 태도와 마음가짐"입니다.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삶을 대할지 늘 고민하고 있거든요. 때로는 내가 만족할 수 없는 어떤 것, 혹은 해소되지 않는 불안감 때문에 내가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을 인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만하기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그 덕분에 살아가기도 하고요. 이번에 읽은 하수연의 에세이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이라는 책을 읽고, 내가 살아가는 지금을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 내용 및 구성


18세 겨울 어느 날, 몸에 이상 반응이 와서 병원을 아주 가볍게 찾았는데,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중증 희귀난치병 확진 판정을 받고 6개월 안에 죽는다는 사형선고와도 같은 말을 들은 저자. 생사 자체를 확신할 수 없는 막연하고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외롭게 보내야했던 저자의 난치병 극복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골수를 빼고 항암치료를 받고 골수이식을 하고 골수가 자리잡기까지, 그리고 그 고통과 맞서면서 마주한 내적갈등과 저자만의 자기성찰이 담겨진 에세이예요. 에세이는, 1)갑작스럽게 환자가 됐는데요 2)힘, 그거 안내면 안될까요? 3) 다시 건강해질거야 4)나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5)투명한 나날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도 포함되어 있으며, 저자가 에세이 맥락에 따라 직접 그린 그림과, 투병기에 찍은 사진, 그리고 저자가 겪었던 희귀난치병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재빈(재생불량성 빈혈 줄임말)탐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삽화와 간단한 설명을 담았습니다.






■ 느낀 점


저자는 18살 겨울에 희귀성난치병 재빈 확진을 받고 그로부터 완치판정을 받기까지 6년의 투병기간을 거처야만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저자 자신의 모든 감정을 담아 일기를 꾸준히 써왔고, 그 글들을 다듬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이렇게 책으로까지 출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긴 투병시간 끝에 그녀는 "저는 세상을 더 선명하고 깨끗하게 바라보게 되었다(p.4)"고 언급하는데, 뭉클하기도 하고,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투병기를 읽고, 그녀의 근황을 확인하고 싶어서 인스타를 확인했더니 너무너무 건강해보고 예뻐보여서 저절로 안도하고, 남 부럽지 않게 남의 눈치보지 않고 재미있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나는 조금만 체하면 머리가 띵하고, 예민하게 아파서, 감정기복도 심해집니다. 조금만 체해도 아파 죽겠다고 딩굴딩굴 구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희귀난치병을 확진을 받고, 완치되기까지 힘겨운 항암치료를 받으며 내 몸이 내 몸 같지도 않은, 생사를 오고가는 고통을 겪었고 고통스러웠던 만큼 꼭 살거라는 어린 그녀의 의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의 완치는 부모님을 비롯한 의료진과 골수기증자의 도움을 더해, 그녀가 살아내고자 하는 정신력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병은, 그녀의 정신력을 절대적으로 이기지 못했고, 마침내 그녀가 이겨냈습니다. 물론 완치 후에도 무기력증이 밀려와 이를 극복하는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로지 병마와 싸우느라 시간과 정신을 쏟았기 때문에 완치 후 삶에 대해선 준비할 겨를이 없었던겁니다. 그래도 그녀는 말합니다. "내 과거는 현재를 지탱한다(p.288)"고요. 외롭고 어둡고 무섭고 힘겨운 고통 속에서 사투를 벌이면서 세상의 희망을 바라보는 그녀를 보곤, 그저 눈물이 흐르더군요. 지난 시간의 고통이 너무 고통스러웠다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텐데, 저자는 지난 고통스러웠던 과거로 지금을 현재를 지탱한다고 합니다. 나에게 그냥 주어진 듯한, 그리고 당연하게 누리는 현재 속 소소한 일상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녀는 "나는 당신들보다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경험해봤으니 행복한 줄 알아요"라는 뉘앙스는 없으니 오해마시길. 지금의 건강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 언제 아팠는지 티도 나지 않을정도입니다. 오히려 아팠던 사람 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다네요(이휴.. 그걸 질문이라고ㅜㅡㅜ). 누구든 각자 나름대로 누와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고통과 마주하고, 외적이거나 내적인 갈등에 시달립니다. 누가 덧 낫다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희망과 살아갈 가치가 분명히 존재하며, 희망과 삶의 가치를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뿐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녀의 투병기를 읽는데, 간경화로 힘겹게 투병하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버지를 상실했던 입장에선, 우리만 남기고 우리에게 불행만 주고간 아버지께 "이겨낼 생각이나 의지가 있긴 있었냐"며 원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나와 우리가족이 고통스럽다보니, 우리만 남기고 간 아버지가 미웠지, 아버지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알려고 하지 않

았습니다. 당신의 고통이 끝났으니 편히 쉬셔란 말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주변에 몸이 아파서, 힘겨워하는 누군가가 있으면 "세포 하나 하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힘을 내라는 말은 함부로 전하진 않되, 희망을 잃지 말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꼭 기억하라는 말을 더합니다. 주변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겐 고통을 승화시킬 내재적인 잠재성과 강인한 정신력이 있다는 걸,꼭 한번 각인시켜주는 에세이입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느낀 점에서 언급했듯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겨워서,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마음만큼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겨운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그녀의 투병과 나의 고통을 비교하라는 것이 아닌, 우리 자체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고, 그 힘으로 우리가 숨쉬고 움직이고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꼭 알게 되어, 고통을 승화하여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지면 좋겠습니다. 


■ 책 속 글귀


p. 22 즉 혈액삼합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수치가 죄다 낮아서 몸이 이 모양이란 말이었다. 여태 원인불명으로 아팠던 모든 것들이 한 번에 설명되는 순간이었다. 정말이지 드르게 명쾌했다. 잠깐 편의저메 다녀오는 기분으로 나왔다가 어떨결에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에 강제 착석해서 병실로 올라가게 되었다. 부모님과 동생 모두 얼굴이 굳어 있는데 나 혼자만 키득거렸다. 사태 파악을 못한 게 아니라 웃음이 날 만큼 어이가 없어서였다.


p. 89 하루는 길고 시간은 안 가고, 할 일은 없고, 공허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 지도 몰라서 늘 안전부절 못했다. 사실 뭔가를 한다고 한들 손에 잡히지도 않을 게 뻔했지만. 낮이 없었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루자 6시간 정도면 딱 좋을텐데. 왜 힘든 건 무뎌지질 않는지 왜 겪어도 겪어도 처음처럼 힘든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p. 111 뭐 하나 좋은 일은 쥐뿔도 없고 병원 갈 때마다 낭떠러지 밑을 확인하고 오는 거 같아서 비참해. 세상이 밉고 어디에라도 원망하고 싶어하는 내가 싫어. 그래도 내 인생이잖아.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인데 살아야지. 버텨야지. 일어나야지. 백 번 다짐하고 한번 무너지고 또 백 번 다짐하고 다시 무너지고 괜찮아, 사람이니까 무너지는 거야. 어쨋든 나는 나을 거잖아.


p. 119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과 살아보겠다고 남의 피를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는 사람이 한 공간에 있다니. 도대체 사는 게 뭐라고 우리는 이렇게 힘든 걸까. 죽는 것과 사는 것 둘 중에 하나는 쉬워야 하는 거 아닌가.


p. 120 죽음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단지 내 생각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일이 엉켰다고, 조금 힘들다고 죽고 싶다는 말을 쉽게 입에 올렸던 지난 날의 내가 부끄러웠다. 


p. 182 나도 불어오는 바람 좀 맞아보고 싶다. 나도 광합성 하고 싶다. 나도 커피 마시고 싶다. 나도 머리카락 휘날리며 걷고 싶다! 나도 마스크 벗고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싶다!


p. 235 가만히 있으면 많은 연인이 머물렀다가 떠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뿐이다. 그 과정에서 '저런 사람도 있구나'하며 사람 공부를 하기도 하고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나를 더 잘 알아가는 것이다. 타인을 마주하는 일이 어쩌면 좀 더 성숙한 나를 만드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p. 237 건강을 잃는 건 단순히 몸이 아픈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상실한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평소 건강한 몸에 감사하고 산 것도 아니면서 아프게 되면, 특히 큰 병에 걸리면 나에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놀라워하고, 힘들어하고, 마음 아파한다. 영원할 거라고 약속했던 건강에게 배신이라도 당한 것 처럼.


p. 254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보통 그게 가까운 미래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내일을 꿈꾸며 살아간다. 어쩌면 인간은 그렇게 사고하도록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p. 260 툭 쳐도 재수없으면 죽을 수 있는 병. 이 병은 그런 병이다. 그렇지만 눈으로 보이는 질환이 아니다보니 겉으론 멀쩡해 보여서 사람들이 "아프다더니 멀쩡하네?" 라거나 "빈혈이면 수혈 받으면 되잖아"라고 말하기도 한다. 수혈 몇 번 받아서 될 일이면 제가 삼보일배를 하고 다니겠습니다. 내 병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도 싫지만 불쌍하게 보는 사람도 그다지 반갑지 않다. 


p. 263 병원은 내가 가진 부끄러움을 바닥까지 들춰낸다. 누구에게도 낱낱이 보여야 할 필요가 없었던 내 몸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진찰대에 오르고, 혈소판이 낮아 생리가 어떻고 질 출혈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까지 주고받아야 한다. 섭취량과 배출량을 기록하기 위해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소변컵을 들고 가야하며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땐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기도 한다.


p. 269 나는 너무 급했다. 따지 못한 학점을 아쉬워할 게 아니라 바스러져가는 몸을 보살폈어야 했고 졸업이 늦어졌다는 사실보다 어쩌면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더 걱정했어야 했다. 남들이 취업하고 인턴하고 연수 받을 때 나는 왜 이러고 있는지 한탄하지 않았어야 했다. 바쁘게 살던 관성이 남아서 투병하는 중에도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감정을 너무 많이 소모했다. 


p. 280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마음을 먹고 문제를 똑바로 쳐다본 후 그 일을 다시 해보는 것이다. 직면하지 않고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다고 했던가. 문제를 바라볼 용기조차 없었던 나는 이제 피해도 상관없는 것들까지 도전해볼 만큼 성장했다.


p. 287 '여길 나가서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면'이란 전제를 달고 하고 싶은 손꼽던 그 때를 떠올리면 환자복을 입고 바깥을 바라보던 과거의 내가 달려와 냅다 뺨을 후려치며 말한다. 그 정도 삶을 영위하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알면 잘 살라고. 지루할 만큼 무난한 이 일상을 얼마나 갈망했던가. 당연한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을 때 얼마나 절망했던가. 과거의 나에게 뺨 한 대 맞고 나면 부스스 정신이 돌아온다. 


p. 288 내 과거는 현재를 지탱한다. 발 밑에서 흉터로 자리잡은 내 아픔은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주며 어떤 일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히 받치고 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의 책짓기 패널로 참여 후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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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양장) 새움 세계문학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서 "번역은 원래 작가 문자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감동을 줍니다(p.6)"라며 원작자가 쓴 서술 구조 그대로 번역해야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번역가 이정서만의 번역에 대한 소신을 처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서야 다시 번역공부를 다시하고, 고전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번역가 이정서의 위대한 개츠비 번역 개정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번역가 이정서는 지금부터 약 2년 전에 위대한 개츠비 번역서를 출판한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 의욕만 앞선 탓에 여러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곤 책을 즉시 절판시키고, 이번에 다시 재번역한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 위대한 개츠비 내용 


고전문학 위대한 개츠비는 화자 닉 케러웨이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닉의 이웃인 개츠비는 매일 밤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호화롭고 성대한 파티를 엽니다. 사람들 사이에선 개츠비라는 인물은 아주 수수께끼 같은 인물인데, 어느 날, 닉을 그의 파티에 정식으로 초대한다는 초대장을 받고, 개츠비의 파티 현장(?)을 찾아가고, 거기서 비로소, 닉과 개츠비는 만나고 그들은 아주 가까워집니다. 개츠비가 닉을 초대한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개츠비의 옛 사랑 데이지와 재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닉은 데이지와 육촌이었거든요. 닉의 도움으로 데이지와 개츠비는 만납니다. 그들은 오랜만에 지난 추억을 상기하며, 환상적인 사랑에 빠져듭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이를 눈치 챈 데이지의 남편 톰 뷰캐넌이, 질투에 눈이 멀어서 개츠비를 경계하며 개츠비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개츠비를 몰아 세우게 됩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극에 달할 때쯤, 데이지가 끔찍한 뺑소니 사고를 내고, 그녀 대신 개츠비가 운전한 것으로 하여, 그의 사랑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개츠비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위대한 개츠비 구성


위대한 개츠비 번역개정판은 "왜 '위대한 개츠비일가?"라는 제목으로 역자의 말을 포함해, 총 9 챕터로 위대한 개츠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원작자 스콧 피츠제럴드의 필력이 그대로 전달되는 영어 원문과, 번역가 이정서가 우리말로 번역한 내용이 나란히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끝난 다음엔, 역자노트도 있어요. 역자노트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기존에 번역된 문장 중, 번역이 모호해서 이야기가 이상하게 전개되는 부분들을, 비교 분석하고 정정하며, 번역가 이정서만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심지어 기존 역자들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괌감하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제일 마지막엔 원작자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의 연보도 담겨져 있습니다.





느낀 점 


번역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원문 단어와 문장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원문의 뜻을 크게 다치지 않는 "의역"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조금 부자연스러워도, 원문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직역"이 옳다고 주장하는, 번역은 솔직히 종잡을 수 없는 분야이긴 합니다. 하지만, 의역이든 직역이든, 진심으로 원문 내용과 의미를 벗엇나지 않는 선에서 번역한다면, 용서할 만하지만, 지나치게 우리나라 정서에 맞추려다 원문을 편집하여 없는 문장을 창작하거나 삭제하는 번역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봅니다. 독자는 원문 내용을 그대로 접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번역가가 중간에 나서서 지나치게 중재하려다가, 원문을 다치게 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선 동의합니다. 번역가 이정서를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의 소신은 서문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원작자가 서술 구조 그대로의 의미를 찾아가는 고된 여정이 번역"이라는 소신을 내놓고, 원문의 서술 구조대로 어린 왕자를 번역했고, 위대한 개츠비 또한 원작의 서술 구조에 따라 번역했습니다. 서술 구조에 맞춰 번역하면 번역된 내용이 다소 딱딱하거나 부자연스러운 어투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서술 구조에 따른, 즉 직역에 가깝지만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번역, 혹은 번역체에서 번역은 여전히 연구해야 하는 부분인듯 합니다. 그럼에도 번역가는 인물들의 뉘앙스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의 맥을 짚어가며 번역했고 위대한 개츠비 속 인물들의, 상황 혹은 심리적인 측면에 따른, 표현과 이야기 전개 등은 다소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다만, 번역가가 언급한바대로, 위대한 개츠비의 속 모든 문장들은 은유적이라, 영문으로 들여다보든, 번역체로 보든 이해하는 건 여전히 도전과제라는 걸 인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대한 개츠비는 왜 위대한가?", "데이지는 진짜 속물적인 여인이었나?"와 같은 의문 섞인 질문에 대해서, 독자로서 해석의 영역이 넓이진 건 사실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책으로 읽기도 전에,영화로 접했고, 영화 속 개츠비는 옛 사랑 데이지를 향한 미련해 보일정도로 맹목적인 사랑에 온몸을 던진 인물이라고 인지했습니다. 개츠비의 맹목적인 사랑과 대조적으로, 데이지는 부자가 되어서 돌아온 개츠비에게 (제벌가 남자 톰 뷰캐넌과 결혼 했음에도) 빠져 들다가 그녀 자신에게 위기 상황에 봉착했을 땐, 개츠비를 처다보지도 않고 자기 살 궁리만 하는 모습에 사실 너무나 화가났습니다. 그런데, 번역가 이정서의 번역을 보곤, 그들에 대한 오해가 살짝 가시는 분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앞서 언급한바와 크게 다를바 없으나, 그들에겐 심리적 변화가 이야기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개츠비는 맹목적으로 데이지를 찾겠다는 환상만 가지고 5년의 시간을 들여 성공하여 돌아왔고, 그렇게 원하는 그녀와 재회했으나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에 대한 개츠비의 사랑이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와닿는 대목과 그 현실을 넘어, 사랑을 대한 책임을 지려는,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대목(위대한 개츠비 속 글귀 p. 278-279/역자노트 p. 551 아래 ↓)언급합니다. 그리고 데이지 또한, 자신의 남편이 아주 이기적이며 자신을 두고 다른 여인과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내색하지 못하는 외로운 삶을 살다가, 개츠비를 만나, 개츠비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성공한 사실에 감동받은 대목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대부분은 데이직 개츠비의 부에만 꽂혀 있는 속물적인 존재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개츠비에게 감동을 느끼고, 그를 진심으로 그리워했고 사랑했습니다. 다만, 그녀의 남편이 데이지와 개츠비의 묘한 기류를 알아채고, 베일에 쌓인 개츠비를 추궁하는 중에, 개츠비가 불법적이고 위험한 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오해를 합니다. 질투에 눈이 먼, 데이지 남편 톰은 개츠비를 지속적으로 비방하는데, 개츠비는 톰을 죽이고 싶을 만큼의 분노를 표출합니다. 이때, 데이지가 개츠비를 무섭게 봅니다. 그리고 그녀의 맘이 닫히고, 결정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녀는 자신만 살려고 개츠비를 뒤로 하고 돌어섭니다. 즉, 개츠비가 위대하고, 데이지가 속물적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이야기의 맥락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개츠비가 맹목적으로 사랑만 추구했던 답답한 바보가 아니였으며, 데이지 또한 자신을 향한 개츠비의 진심어린 사랑을 인지했으나, 특정 복선으로 인하여 인물들의 심리가 변했다는 것을 이야기 흐름에 따라 알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시대배경은 1920년대 뉴욕으로, 물질만능주의로 만연하고 도덕적으로 퇴락하던 시대였습니다. 물질 자체의 가치를 아주 높여주고, 도덕적인 가치는 바닥으로 내모는 시대여서, 인간이 가장 위협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도덕적인 건 안중에도 없고 무조건 물질적으로 안전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비열한 군상을 보여줍니다. 개츠비의 장례를 치를 때, 호화롭고 성대한 개츠비의 파티에 왔던 사람들은 개츠비의 장례에 절대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개츠비의 장례식은 초라했습니다. 반면, 개츠비에겐 부와 명예는 절대 전부가 아니었고, 그가 원하는 건 사랑이었고 사랑에 대한 책임이었습니다. 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알았지만, 그 시대는 절대로 사랑만 선택했을 때 아주 비참할 수 있다는, 씁쓸함과 허무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그때나, 지금이나, 시대를 초월해서도 도덕적 가치는 물질적 가치를 절대 넘어설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위대한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를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문학 번역에 관심이 있고, 원문을 번역하고 번역 내용을 해석하는데 시야와 통찰력의 범위를 넓히고자 하는 분들에겐 새로운 참조도서가 될 것입니다. 



■ 위대한 개츠비 속 글귀 


p. 124-125 I had been actually invited. A chauffeur in a uniform of robin's-egg blue crossed my lawn early that Saturday morning with a surprisingly formal note from his employer: the honor would be entirely Gatby's, it said, if I would attend his "little party." that night. He had seen me several times, and had intended to call on me long before, but a peculiar combination of circumstances had prevented it-signed Jay Gatsby, in a majestic hand. 나는 실제로 초대를 받았다. 청록색 제복을 입은 운전사가 토요일 아침 일찍 그의 주인이 전하는 놀랍게 격식을 갖춘 초대장을 가지고 내 잔디밭을 건너왔다. 그것은, 만약 내가 그날 밤 그의 작은 파티에 참석해 준다면 개츠비로서는 전적으로 영광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는 여러 차례 나를 봐왔고, 오래 전부터 나를 방문하려 했지만, 특수한 상황들이 겹쳐 그러지를 못하겠다고 했다-거기에는 위엄 있는 필체로 제이 개츠비라고 서명되어 있었다.


p. 144-145 He smiled understandingly-much more than understandingly. It was one of those rare smiles with a quality of enternal reassurance in it, that you may come acrosee four or five times in life. It faced-or seemed to face-the whole external world for an instant, and then cocentrated on you with an irresistible prejudice in your favor. 그는 이해심 있게 미소를 지었다-이해심을 가진 그 이상을 담아. 그것은 영원히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보기 드문 미소 가운데 하나였다. 당신이 인생에서 네댓 번 접할 수 있을까 말까 할만한. 그것은 일순간 외부 세계 전체를 직시하고는-또는 직시한 듯하고는-그러고 나서 당신의 호의에 저항할 수 없는 편견으로 당신에게 집중하는 미소였다.


p. 266-267 He had been full of the idea so long, dreamed it right through the end, waited with his teeth set, so to speak, at an inconceivable pitch of intensity. Now, in the reaction, he was running down like an overwonded clock. 그는 그렇게 오랫동안 그 생각에 가득차 있었고, 끝까지 정확하게 그것만을 꿈꿔 왔고, 이를 악물고, 말하자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강렬한 강도로 기다려 왔던 것이다. 이제, 그 반작용으로, 그는 태엽을 너무 감은 기계처럼 멈추어 서 있는 중이었다.

p. 278-279 There must have been moments even that afternoon when Daisy tumbled short of his dreams-not through her own fault, but because of the colossal vitality. It had gone beyond her, beyond everything. He had thrown himself into it with a creative passion, adding to it all the time, decking it out with every bright feather that drifeted his way. No amount of fire or freshness can challenge what a man will store up in his ghostly heart. 그날 오후 데이지가 그의 꿈의 일부를 허물어뜨렸던 순간도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그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터무니없는 착각의 지속성 때문에.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창조적 열정으로 그 자신을 그 속에 내동댕이쳤고, 내내 더해 가면서, 그의 길에 떠 있는 모든 빛나던 깃털로 그것을 때려눕혔던 것이다. 열정이나 신선함의 양만으로 한 남자가 자신의 유령 같은 심장에 묻어 두려던 것에 도전할 수 없는 것이었다.


p. 522-523 Gatby believed in the green light, the orgastic future that year by year recedes before us. It eluded us then, but that's not matter-tomorrow we will run faster, stretch out our arms fathers....and one fine morning-/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개츠비는 녹색 불빛을,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 가치를 잃어 가는 그 절정의 미래를 믿었었다. 그것은 그때 우리를 피해갔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우리의 팔을 더 멀리 뻗을 것이다…그러고 나서 어느날 아침-/그리하여 우리는 나아갈 것이다.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쳐지면서.



■ 역자 노트 속 글귀


p. 530-531 어떤 문장이고 따로 떼어 놓고는 그 의미를 정확히 번역하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저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맥 속으로 들어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위아래 문맥에 비추어 보면 그것이 무슨 의미로 쓰였는지가 정확히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단어, 그 문장이 가리키는 의미는 원래 정확히 하나였으므로, 그게 가능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역으로 원래 의미와 다른 번역을 한 건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그건 어떤 문장이든 잘못되면 자연스럽지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문법적이든 의미든 말입니다.

p. 532 (중략) 중요한 것은 저 단어들이 담고 있는 의미의 '해석'이 아닙니다. 그 해석은 독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자만큼 그 의미를 해석할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 그대로를, 즉 작가가 쓴 문장 그대로를 '번역'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연히 번역이 끝나면 그 역시 한 사람의 독자로 돌아가 '해석'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일터이지요. 다시 말해 비록 자신이 '번역자'라고 해서 그 해석을 독점해 독자들에게 가르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p. 535 『위대한 개츠비』에서의 개츠비에 대한 우리 독자들의 오해는 극단적일 정도입니다. 번역서를 읽은 이들은 대부분 개츠비에 대해 어느정도 거짓말쟁이에, 불법으로 큰도을 벌었지만, 한 여자에 대한 병적으로 집착하다 파멸하는 인간쯤으로 여깁니다. 그러고는 개츠비가 왜 '위대하다는 것이냐?'며 의아해합니다. 왜 이런 인식을 갖게 되었을까요? 바롯 잘못된 번역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번역이 뭐라고 그런 차이까지? 하고 의아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글이라는 것은 수식어하나만으로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에 그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문제인 것입니다.


p. 547 His bedroom was the simplest room of all-except where the dresser was garnished with a toliet set of pure dull gold. / 이 문장은 어떤 의미로 쓰인 것일까요? 왜 저자는 줄표를 넣어 보충 설명을 하면서까지 강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짧은 한 문장 속에는 사실 많은 게 담겨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화려한 파티를 열어 주는 개츠비에 대해 허영과 허세로 가득 찬, 화려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데이지를 위한 것만 제외하고는 검소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서술 구조 그대로 직역하면 이런 뜻입니다./ 그의 침실은 모든 방들 중 가장 소박했다 묵직한 순금의 화장용품이 정돈되어 있는 화장대만 제외하고는.(이정석 역)


p. 551 It had gone beyond her, beyond everything. He had thrown himself into it with a creative passion, adding to it all the time, decking it out with every bright feather that drifeted his way. No amount of fire or freshness can challenge what a man will store up in his ghostly heart. 그날 오후 데이지가 그의 꿈의 일부를 허물어뜨렸던 순간도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그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터무니없는 착각의 지속성 때문에.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창조적 열정으로 그 자신을 그 속에 내동댕이쳤고, 내내 더해 가면서, 그의 길에 떠 있는 모든 빛나던 깃털로 그것을 때려눕혔던 것이다.(이정석 역) /개츠비의 '위대함'은, 한 여자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어찌 변하냐고 믿는 숭고한 몸부림이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빛나는 깃털로 때려눕혔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엄연히 은유적으로 그렇게 쓴 것입니다.)

p. 562 (중략) 이 소설은 이른바 '언어적 유희'가 아주 심합니다. 그 '유희'는 보통 원어민이 보기에도 잘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복잡합니다. 그래서 영미소설 중 최고의 문장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것일 테고, 100년이 지나도록 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할 터입니다. 아무튼 이 소설에서 개츠비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는 그의 표준어가 아닌 영어로 인해 발생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서술됩니다.


p. 584 문학작품 속 문장은 어떤 경우 한 문맥만 떼어 놓고 보면 도저히 번역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듯 압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인해 (더군다나 중의적 의미까지 더해져)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바르게 번역하지 못하면 작품 자체가 엉뚱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p. 597 아마 번역은 그럴 것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떼어 놓고 보자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이해하기 힘든 게 더 많은 것. 그래서 과연 이 책 한 권을 어찌 정확히 번역할 수 있을까 싶은 것.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앞의 내용이 있기에 다음 문장 다음 문장이 어떤 식으로든 정확한 하나의 의미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번역에도 하나의 답이 존재한다는 사실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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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빨강머리 앤 - 낭만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른이 된 앤 셜리가 전하는 말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허씨초코 그림, 신선해 옮김 / 앤의서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빨강머리 앤 만화가 시작되지 전에 오프닝으로 흘러나왔던 OST. 아직까지도 빨강머리 앤이 나의 추억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TV 만화로는 앤이 17~18세쯤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며 앙숙과도 같은 길버트와 썸을 타는 것 까진 기억나는데, 그외 후속으로 성인으로 성장하여 겪는 앤의 일대기를 담은 앤 시리즈가 출간되었다는 건, 스무살, 빨강머리 앤을 읽고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 스물살, 빨강머리 앤 내용 및 구성

 

스무살, 빨강머리 앤은 원작 <그린 게이블즈의 앤 Anne of Green Gables> 후속 편인 <에이버린의 앤 Anne of Avonlea>, <레드먼드의 앤 Anne of Island>,<윈디 윌로우즈의 앤 Anne of Windy Willows>, 그리고 <앤의 꿈의 집 Anne's House Dreams>을 바탕으로, 성장, 꿈, 사랑, 인간관계에 대한 앤의 주옥같은 말들로 구성된 책입니다. 게다가, 앤의 원작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직접 쓴 원문 내용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 느낀 점

 

"~ 얼마나 낭만적이예요"라는 표현을 달고 살았던 우리들의 낭만 소녀 빨강머리 앤. TV 만화 속에서 봤던 앤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고, 그러다가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튜 아저씨를 만나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안정을 찾아갑니다. 물론, 마릴라 아주머니는 사내 아이를 데려오길 원했는데, 여자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아쉬움을 표현한데서, 앤 셜리가 열폭하는..ㅋㅋ 그들의 첫 만남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앤은 진짜 추억의 만화 그 이상이었습니다. 앤의 이야기 원작이 따로 있다는 건, 내가 성인이 되어서 알았고, 원작자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라는 건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며, 앤 이야기가 인기가 많아서 독자들의 요청으로 후속작이 출간되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제대로 알았습니다. 앤 이야기 원제는 <그린 게이블즈의 앤 Anne of Green Gables>이며, 이는 앤의 10대 시절을 담았고, 앞서 책 내용에서 설명된 후속 작들은 앤의 10대 후반에서 20대를 아우른 앤의 인생을 담았습니다. 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으며, 말대답을 잘하는(그래서 내가 너무나 존경했던ㅋㅋㅋ) 천진난만한 소녀였죠. 그녀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성장하면서 상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느끼고, 많은 갈등을 겪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낭만 소녀 앤은 거기에서 좌절할 사람이 아니죠. 고통스러운 삶을 아주 희망적으로 재해석하는 앤 셜리만의 주옥같은 말들이 담겨져 있어서, 다시 한번더 앤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어요. 공감과 위로를 넘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혜안을 느낄 수 있어서, 앤의 모든 이야기를 통째로 읽고 싶은 충동이 솟구쳐서 조망간에 꼭 읽으려고요(책읽으면서 하고 싶은거 다하려니 24시간 모자랄 정도예요. 암튼). 그리고, 영어를 좋아하고, 번역에 관심이 많은터라, 앤의 이야기를 원작자의 원문으로 짧막하게 읽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고요. 우리나라 번역문과 원문을 비교해서 읽고, 원문을 기반으로 내 방식으로 번역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다만, 성장, 꿈, 사랑, 인간관계를 각 주제로 삼고, 그에 따른 말모음들이 있는데요. 본문 내용을 읽기 전에, 책 뒷면에 앤 후속작에 대한 간단한 내용이 있으니, 그 내용을 먼저 들여다 본 후에 읽을 것을 권합니다. 후속작의 내용을 잘 모르면, 잘 모르는 인물들도 나오고, 잘 몰랐던 맥락들이 나와서, 살짝 혼동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후속작에 대한 간단 설명을 꼭 먼저 읽어보길 바라요. 물론, 앤의 후속작을 이미 아는 분들은, 무리없이 읽을 수 있어요!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앤을 통해서, 위로와 공감을 얻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특히 앤을 너무나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책 속 글귀 

 

p. 55 "Fancies are like shadow...you can't cage them. they're such wayward, dancing things. But perphas I'll learn the secret some day if I keep on tring." "공상이란 마치 그림자 같이……. 제멋대로 춤을 추는 통에는 도무지 붙잡아 가둘 수가 없다니까. 하지만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 그 비결을 알게 되겠지."

 

p. 60-61 "Well, let's forget oour troubles and think of our mercies," said Anne gaily, "Mrs, Allan says that whenever we think of anything that is a trial to us we should also think of something nice that we can set over against it." "음, 우리, 고민거리는 잊어버리고 고마운 일을 떠올려보자. 앨런 부인이 말씀하시길, 괴로운 생각이 고개 들 때마다 그에 맞설 수 있게 좋은 것을 떠올리라고 하셨어."

 

p. 62-63 "After all," Anne had said to Mallia once, "I believe the nicest and sweetest days are not those on which anything very splendid or wonderful or exciting happens but just those that bring simple little pleausres, following one another softly, like plears slipping off a sting." 언제가 앤이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결국 가장 즐겁고 기분 좋은 날이란 대단히 인상적이거나 경이롭거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벌어지는 날이 아니라, 그저 단순하고 소소한 기쁨들이 실에에서 알알이 미끄러져 나오는 진주 알처럼 살며시 연달아 다가오는 그런 날들이라 생각해요."

 

p. 70-71 Those who knew Anne best felt, without realizing that they felt it, that her greatest attraction was the aura of possibility surrounding her...the power of future development that was in her. She seemed to walk in an atmosphere of things about to happen. 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뿜어내는 희망의 기운…… 그녀가 지닌 장래성과 잠재력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사실을 무의식중에 느꼈다. 어디든 앤이 있는 곳에선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p. 84-85 "Stop it, Pris. 'The best is yet to be.' Like the old Roman, we'll find a house or build one. On a day like this there's no such word as fail in my bright lexicon." "그만해, 프리스.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는 말도 있잖아. 정 집을 구하지 못하면 고대 로마인터럼 우리도 집을 짓지 뭐. 오늘 같은 날 내 빛나는 사전에 실패라는 단어는 없단다."

 

p. 86-87 "It has been a prosy day for us," she said thoughtfully, "but to some people it has been a wonderful day. Some one has rapturously happy in it. Perhaps a great ded has been done somewhere today-or a great poem written-or a great man born. And some heart has been broken, Phil" 앤은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렸다. "우리한테는 심심한 날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멋진 날이었겠지. 누군가는 황홀할 정도로 행복했을 테고, 아마 어디선가는 오늘 굉장한 일이 벌어졌을 거야……. 혹은 훌륭한 시가 쓰였거나……위대한 인물이 탄생했거나. 또 누군가는 가슴이 무녀졌을 거야, 필.

 

p. 94-95 There are so many Bugles in the world...not many quite so far gone in Buglism as Cousin Ernestine, perhaps, but so many kill-joys, afraid to enjoy to day because of what tomorrow will bring. 세상에는 불안쟁이가 너무 많아……. 어니스틴만큼 정도가 심한 사람은 아마도 그리 많지 않겠지만,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이유로 오늘을 만끽하길 겁내며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은 정말 너무나 많아.

 

p. 100-101 I shall never forget the thrill that went over me the day you told me you loved me. I had had such a lonely, starved heart all through my childhood. I'm just beginning to realize how starved and lonely it really was. Nobody cared anything for me or wanted to be bothered with me. I should have been miserable if it hadn't been for that strange little dream-life of mine, wherei I imagined al the friends and love I craved. 네가 날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 느꼈던 전율을 결코 잊지 못할 거야. 어릴 적에 난 내내 너무나 외로웠고 애정 결핍 상태였어. 그 시절 진정으로 내가 얼마나 정에 굶주리고 외로웠는지 이제야 막 깨닫는 중이야. 날 신경 쓰거나 나서서 보살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신기하고 유치한 공상의 세계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우정과 사랑을 그리지 않았다면 난 정말 비참했을 거야.

 

p. 124-125 Anne was always glad in the happiness of her friends; but it is sometimes a little lonely to be surrounded everywhere by a happiness that is not your own. 앤은 친구들의 행복이 언제나 기뻤다. 그러나 주위에 온통 자기 것이 아닌 행복뿐이면 누구나 조금은 쓸쓸해지는 법니다.

 

p. 144-145 "It won't seem to so hard by-and-by, dear," said Anne, who always felt the pain of her friends so kneely that she could not speak easy, fluent words of comforting. Besides, she remembered how well-meant speeches had hurt her in her own sorrow and was afraid. "얼마 후면 괴로운 마음이 덜할 거예요. 레슬리." 앤은 언제나 친구의 고통을 자기 일처럼 통렬히 느끼기 때문에 위로의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라도 당사자에겐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직접 경험하고 기억하는 터라, 뭐라 위로하기조차 조심스러웠다.

 

p. 152-153 "I'd like to add some beauty to life," said Anne dreamingly. "I don't exactly want to make people know more...though I know that is the noblest ambition...but I'd love to make them have a pleasanter time because of me...to have some little joy or happyy thought that would never have existed if I hadn't been born." 앤은 꿈꾸듯 말했다. "나는 삶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싶어. 사람들에게 지식을 더 심어주는 게 아니라……물론 그것도 가장 숭고한 포부인 걸 알지만……나로 인해 사람들이 더 즐겁게 살아간다면……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존재하지 못했을, 소소하지만 기쁘거나 행복한 생각을 떠올리며 살아간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아."

 

p. 164-165 "All life lessons are not learned at college," she thought. "Life teaches them everywhere." 앤은 생각했다. '삶의 모든 것을 대학에서 배우는 건 아니야. 어디에서든 삶이 교훈을 주는 걸.'

 

 

p. 168-169 "Of course. Everybody has. It wouldn't do for us to have all our dreams fulfilled. We would be as good as dead if we had nothing letf to dream about." "당연하지. 다들 그렇잖아. 꿈이 전부 다 이뤄지면 오히려 좋지 않을걸? 이루고 싶은 꿈이 없는 사람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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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김아란의 영어 정복기 - 영어를 배우는 당신이 꼭 봐야 할 아란잉글리쉬
김아란 지음 / 시대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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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어전공자이며 호주 유학 유경험자라는 사실을 나의 포스팅 군대군대 언급한 바 있는데요.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엔 나름) 화려한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실력발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영어공부를 접었다 폈다를 (종이접기도 아닌데) 여러번 반복했어요. 그 덕분에 아주 애매한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영어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영어를 잘하는 분들을 마주하면, 내속에 영어본능이 꿈틀거리는 걸 느낄 때가 있어서, 포기도 못하고, 꾸준히 공부도 하지 못하는 딜레마의 굴레 속에서 늘 허우적 대고 있었죠. 그러다가 요즘 중요한 정보는 유튜브를 통해서 습득하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영어를 재미있게 잘하는 분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자주 만날 수 있었고, 그래서 영어관련 컨텐츠를 접속하고 또 접속하면서 나의 취향과 관심사에 부합되는 영어 강사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유튜브 세계에선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에듀테이너 김아란입니다. 그녀의 컨텐츠로도 아주 흥미로운데, 그녀가 1년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김아란의 영어 정복기라는 그녀만의 영어공붑법을 담은 책을 출간했기에, 바로 읽어봤죠.

 

 

■ 1년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김아란의 영어 정복기 내용 및 구성

 

저자 김아란은 현재 에듀터에터(education+entertainer=edutainer)로 "교육을 더 즐겁게, 교육을 더 널리"라는 모토를 기반으로 유튜브를 통해 그녀만의 예능감을 더해 영어학습 컨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녀의 컨텐츠를 접하면 영어를 자유자재로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녀를 만날 수 있는데요. 그녀만의 영어비법을 PART 1 평범한 대학생에서 37만 명이 따르는 영어멘토가 되기까지, PART 2 1년 만에 영어가 확 터진 아란한 공부법, PART 3 No! 외국어 공부, 이렇게는 하지마라! PART 4 37만 구독자와의 Q&A 아란쌤, 궁금한게 있어요! 총 4 파트, 그리고 머리말, 번외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느낀 점

 

영어는 좋아하나, 영어를 잘하고 싶은 생각만 굴뚝같았으나, 그만큼의 노력을 안한 건 사실입니다. 실력이 어중간하다고 여기고, 영어공부를 했다 안했다를 반복했고, 늘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었죠. 나 정도의 실력이면 돈벌이도 안될 것이라 생각하며 내 실력에 대한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고 실력을 키우는데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늘 방황하고 돌아오면 영어공부와 마주할 때가 많았고, 그럴때마다 외면하고 싶어했어요. 그러다가, "내가 정말로 영어를 계속 공부해야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유튜브를 통해서 영어학습 컨텐츠를 접하고 접하는 과정에서 아란TV를 알게 되었어요. 유학생활이라곤 미국에서 딱 1년이 전부였던 그녀가, 교포보다 더 영어를 잘하는 모습에 깜놀! 무엇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컨텐츠로 영어의 기본 발음, 영어권식 표현, 영어권 문화 등을 담아서 공유하는데, 재미있더라고요. 계속 그녀의 컨텐츠를 접하다가, 그녀가 어떻게 영어실력을 키워왔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진짜 1년 유학 다녀온게 다야?"라며 늘 의심의 눈초리를 쏘아댔죠. 그런데 나와 같이 그녀의 영어공부법이 궁금해하는 구독자들이 많았고, 그들의 성원에 힘을 얻어 그녀만의 영어학습법을 담은 책을 출간한 그녀. 책을 그냥 훑어봤을 땐, "유튜브로 봤던 영상을 책으로 옮긴거 아냐?"라며 또 의심을 담고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영어학습법만 다루지 않았더라고요. 그녀는 영어전공자가 아님에도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또는 사명감 등으로 찾으려 노력했고, 그녀가 영어멘토로 거듭나서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을 책의 초반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만의 아주 디테일한 그녀만의 영어공부법을 다루고 있는데요. 참 인상적인 것은, 영어학습법을 제시하기 전에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이유와, 내·외적 동기를 얻는 방법 등을 먼저 알려줍니다. 그 다음엔 영어가 삶을 바꿔 줄 5가지 이유를 언급하면서 영어학습법을 구체적으로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우리는 영어를 처음 접할 때 단순히 시험점수를 잘 받아야 하는 필수과목 정도로 생각했지(그래서 영어를 잘해야한다는 부담감만 가중 그리고 포기), 동기와 영어 습득으로 얻는 이점에 대해선 명확하게 교육받지 못했잖아요. 그런데, 에듀테이너 김아란은 알려줍니다.

 

그리고 영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시행착오 조차도 환영하며 이 또한 학습방법의 하나라고 언급하는데요. 그녀의 제안은 외운 영어단어를 자주 까먹으라고 합니다. 여덟번 까먹으면 아홉번 외우면 된데요. 그리고 영어 단어 하나로 예문도 자유롭게 만들어 보라고 권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틀리는 것을 두려워 하는데 그녀는 틀리는 것보다 틀리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걸 더욱 경계합니다. 우리는 잘해야만 한다는 주입식 교육에 젖어있는데, 그녀는 틀리는데서 배우는 것이라 이야기 해주며서 즐겁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그러나 아주 면밀한 그녀만의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장점이자 단점은 엄청난 몰입감을 필요로합니다. 아무래도 그녀만의 몰입감 덕분에 그녀는 1년만에 영어의 기본을 마스터링하고 지금의 에듀테이너 김아란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몰입의 힘은 결국엔 사명감과 동기더라고요. 이들이 기본으로 자리잡아야만 힘들어도 즐기면서 영어공부에 집중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요.

 

 

 

효율적인 영어학습방법과는 반대로 피해야할 공부법도 알려주고요. 영어권 문화도 조금더 세밀하게 알려주는 등, 영어학습에 있어서 다양한 통찰력을 제시해줘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책의 중간중간 문맥에 따라 제시된 영어 명언을 읽는 재미와, 그녀 유튜브 영상 및 기타 영어관련 컨텐츠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QR코드도 있어서, 그녀의 책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 그녀가 영어를 공부하는 진짜 목적은 배워서 남주기 위해서입니다. 즉 나눔이죠. 영어를 잘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독보적으로 잘보이는 것이 아닌, 함께 잘되어서 서로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인생의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어주길 바라는, 그녀의 인간적인 넓은 마음이 느껴져서, 거기에 더욱더 감동을 느꼈고,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을 본받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영어에 관심은 많으나, 영어학습에 진전이 없는 등 딜레마에 빠져서 헤어나오는 것이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덤으로, 영어공부를 너무나 하고 싶은데, 동기를 얻지 못해 영어공부를 시작도 못하고 방황하는 분들에게도 추천드려요.

 

■ 책 속 글귀

 

p. 74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의 롤모델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현재의 저는 과거의 제가 상상도 못했던 삶을 살고 있으니, 미래의 저도 현재의 제가 상상도 못하는 삶을 이끌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한계를 뛰어넘고 잠재력을 모두 펼친 미래의 제 자신만큼 저를 가슴 뛰게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게 있어 이만큼 훌륭한 롤모델이 또 어디 있을까요?

 

p. 82-83 그래서 저는 꿈을 설정할 때 단순히 무엇을 할지 생각하거나 직업을 떠올리지 않고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지를 생각합니다. 이루고 싶은 사건이나 갖고 싶은 직업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 사건을 이룬 날이나 그 직업을 관두는 날부터는 이룰 꿈이 없어지는 거니까요. 그리하여 저는 특정 날짜에 이룰 수 있는 꿈이라면, 그것을 꿈이라 부르지 않고 목표라 부릅니다. 대신 가치 중심의 꿈을 품습니다. 사랑이라는 가치, 평등이라는 가치, 정의라는 가치 등 가치를 좇는 꿈이 있는 사람은 죽는 날까지도 이룰 꿈이 있을 테니까요. 저는 꿈이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p. 91 그래서 저는 제가 더 어린 나이에 미국에 갔다고 하더라도 그때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제대로 못 배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Why', 즉 '명학한 목표 의식' 없이는 그에 따르는 'How'와 'What'이 잘 실천되기 힘드니까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느냐는 우리의 의식을 깊이 지배합니다.

 

p. 92 내적 동기는 외부 조건이 아무리 바뀐다 해도 흔들리는 일이 거의 없고, 남들과 비교하며 재는 일도 생기지 않기 때문에 외적 동기보다 훨씬 더 오래, 훨씬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를 적절히 혼합하여 활용하는 것, 즉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내부에서 찾되 그 과정이 효율을 높일 때엔 상이나 벌과 같은 외부 요소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p. 100-101 많은 양의 정보를 접할수록 양질의 정보를 찾을 확률은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문학이든, 사회학이든, 화학이든, 신학이든, 그 어떤 분야와 학문에서든 영어를 알면 양질의 정보를 더욱 원활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더 잘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정보가 곧 힘이자 자원인 시대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p. 121 그 후로 저는 영어 단어는 '어원'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어 단어를 어원으로 공부하면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로는 '단어는 무조건 일일이 암기해야 한다'라는 명제에서 탈출할 수 있어 마음에 부담이 없어지고, 둘째로는 처음 보는 단어들도 어느 정도 그 뜻을 예측할 수 있어 단어를 매우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p. 133 자꾸 까먹어요. 빨리빨리 까먹고 빨리빨리 다시 외울수록 이득입니다. 모든 단어를 단번에 외워서 평생토록 기억할 수 있다면 꿈만 같겠지만, 그건 정말 꿈만 같은 소리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딱 한 번 입력하면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까먹고 다시 외우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일곱 번 까먹으면 여덟 번 외우면 됩니다. 여덟 번 까먹으면 아홉 번 외우면 되고요.

 

p. 141 누군가는 이렇게 묻습니다. "혼잣말을 하다가 틀리면 아무도 고쳐주지 않을 텐데, 그럼 혼잣말이 무슨 소용인가요?", "일기를 틀린 문장으로 쓰면 어떡해요?" 그럼 저는 답답합니다. "100% 정확하게 쓰기 위해 배운 단어를 써 보는 게 아닙니다. 써 보기 위해 써 보는 거죠. 맞게 쓴 건지 아닌지를 고민하기 위해 써 보는 겆. 배운 단어를 잘 기억하기 위해 써 보는 거죠. 일단 써 보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만, 안 써 보면 100% 틀린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p. 152-153 "혼자 예문을 만들다가 틀리면 어떡하나요?"라고 걱정하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예문을 만들어 보는 이유는 바로 '질문하기 위해서'라고 말이죠.(중략) 질문은 재산입니다. 항상 질문을 모아 머릿속에 지니고 다니세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질문은 우리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중에 어떤 정보가 더 중요하고 어떤 정보를 더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구별하고 선택하게 해줍니다.

 

p. 153 가라앉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헤엄쳐야 합니다. 특히 언어는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닌, 운동이나 악기 연주처럼 몸으로 하는 '연습'까지 따라 줘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이를 그저 머리로만 배우고 손으로, 입으로 내뱉는 연습을 안 하면 실력이 녹슬게 됩니다.

 

p. 154-155 '틀린 예문을 만들면 어떻하지?"라며 그걸 왜 두려워하시나요? 틀린 예문을 만들었단느 것은 어차피 이미 틀린 지식이 머릿속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예문을 만들다가 틀린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던 틀린 지식이 예문을 통해 드러나는 것뿐입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건 틀리는 것이 아니라 틀린 걸 알아채지 못하는 것입니다. 틀렸다는 것은 모르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니까요.

 

p. 189 틀리는 게 많을수록 배우는 게 많아집니다. 그래서 받아쓰기가 매력적입니다. 많이 틀리게, 아니, 많이 틀리는 걸 '발견하게'해 주니까요. 받아쓰기는 남들과 소통하거나 시험 문제를 맞추는 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아 틀린 줄도 모르고 있던 것들까지도 다 잡아내게 해주는데, 이때 발견하는 모든 것들은 오답 노트로 정리하여 보강한다면 듣기 실력이 1,000% 성장하는 것은 물론 영어 문법 실력도 2,000%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p. 235 뜻만 통하면 되니까 발음이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니라, 뜻이 통해야 하니까 발음이 중요한 겁니다. '언어는 약속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발음도 일종의 '약속'입니다. 발음은 어떤 글자를 어떤 소리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약속이며, 결국 '소통하기 위해'하는 약속입니다.

 

p. 290 힘들다면 정상입니다. 괴로워야 마땅합니다. 편하다면, 자신이 과연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해야 합니다. 반대로 버겁다면, 어쩌면 이것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즐거일지도 모릅니다. 계속해서 모국어로 된 책만 읽고, 모국어로만 대화하며 사람을 사귀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당신은 편안한 안전지대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불편한 순간을 즐기세요. 우리는 성장통을 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본 포스팅은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 후 우선적으로 대출하여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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