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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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지식의 보고’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여 많은 정보를 키보드 몇 번 두드리는 수고로 많은 원하는 정보를 얻는 시대에 살고 있다. 때문에 책을 읽는 수고로움보다는 웹 서핑을 통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물론 인터넷에 정보는 많다. 그러나 인터넷에 있는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가 책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책보다는 먼저 인터넷에 의존하여 정보를 얻으려 한다. 인터넷이 가지는 많은 장점을 인정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는 현실도 인정을 한다. 그렇지만 많은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인터넷 상에 축척되듯 누군가에 의하여 오늘도 윤전기는 돌고 있다. 책은 책으로서의 장점이 있고, 인터넷은 인터넷만이 가지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핏 보면 책이 인터넷에 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변에서 작은 서점들은 사라지고 있고 설혹 있다고 하다라도 일반인들을 위한 서점이라기보다는 학생만을 위한 학습서의 중간 집합소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요즈음의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하다. 책을 읽어가면서 내가 젤 먼저 느꼈던 것은 ‘책 마을을 여행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동유럽국가의 책 마을을 찾아가기까지가 쉽고 편안하지만은 않았다고 저자는 말을 하고 있다. 축제는 분명 연다고 하면서 외부에서 오는 사람은 고려되지 않은 교통편을 보면서 그네들이 생각하는 문화 축제와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 축제의 개념이 다른 것 같았다. 그들은 누구에게 보이는 축제가 아니라 그들을 위한 그들의 축제, 그들 자신이 주인인 동시에 손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축제는 삶의 일부분이었다. 그들의 삶속에는 여유와 향기가 느껴졌다. 그 사람의 태도는 문화적인 자부심으로 저자에게 다가왔음을 볼 수 있었다. 우연히 나와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비록 처음 보는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그런 사람들과 만나면 몇 시간일지라도 지루하지가 않다. 저자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그랬다. 그들과의 만남은 행복이었다.

물론 여행을 하는 동안 저자는 행복했다. 그러나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다른 나라 문화 속에서 그들의 전통문화와 아름다움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우리의 현실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낯선 책 마을에서 우리나라를 만나고 나를 만났을 때의  짜릿함. 반가움......  모르던 우리의 역사를 만났을 때는 흥분이 되었다. 오욕의 우리 역사를 마주 할 때는 부끄럽고 당혹스러웠다. 왜곡 된 역사를 만났을 때는 이게 아니라고 설명을 해 주고 싶었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말을 하면서도 그것이 온전히 지켜지지 못한 현실은 수치심을 넘어선 아픔이었다.
<유럽의 책 마을을 간다>를 읽기 전에는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의 책 여행기라고 생각했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자세를 바투 앉아야만 했다. 책은 단순한 여행기라기보다 문화 전반에 대한 성찰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 앉아서 우리 문화를 논하고 우리의 현실을 한탄하는 책이 아니라 저들의 문화와 삶을 통하여 나갈 바를 모색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있는 책이었다. 후에 정진국이라는 사람이 만들어 내는 향기는 어떤 것일까 기대를 해 본다.

-------------------------- 리더스 가이드 이벤트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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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무 양철북 청소년문학 13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 양철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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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엔리케의 여정>을 읽은 적이 있었다. 남미의 많은 나라에서 목숨을 걸고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으려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민자를 부양할 수 있는 나라가 조국이다.” 이 말이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최소한의 먹을거리와 자녀의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는 나라를 모든 사람은 원한다. 그러나 멕시코 정부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을 해 주지 못했다. 사람들은 최소한의 먹을 것과 자녀의 미래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미국의 국경을 몰래 넘어야만 했다. 무사히 미국으로 숨어들은 사람들은 남아있는 가족을 위하여 돈을 벌었고 일부를 꼬박꼬박 보내왔다. 그것은 멕시코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먹을 것이 되고 교육비가 되었다.

혹자는 좀 굶더라도, 교육을 못 받더라도 불법적 이민을 감행하지 않으면 가족이 해체되는 상황은 면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부모가 눈앞에서 굶어 죽어가는 자식을 볼 수 있단 말인가. 눈물을 머금고 자녀를 부잣집에 수양딸, 아들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눈물 나무>의 상황은 우리의 그 어려운 시절보다 더한 상황이다.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어른들이고 큰 아이들이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죽음의 열차’를 타야 했고 죽음의 국경선을 넘어야만 했다.

루카의 엄마, 형, 누나도 그렇게 미국 속으로 스며들었다. 먼저 간 가족들의 뒤를 따르던  에밀리오 형은 중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코요테가 되어 있었다. 가장 나중까지 남아있던 루카는 가족을 찾아 미국 국경을 넘어가다 코요테가 되어 있는 형을 만나고 실종 되었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하여 알게 된다. 눈앞에서 아버지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형에 대한 이해를 하려는 노력에 앞서 형이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믿는다. 우여곡절 끝에 루카도 미국으로 들어 와 엄마 곁에 머물게 되었다.

해피엔딩? 

‘너희들이 저임금 일하는 바람에 우리의 노동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너희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있다.’

‘너희들은 세금도 내지 않는다.’

...........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이 활동이 자유롭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많은 시민권자들은 주장을 한다. 미국에서의 그들의 역할은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편안하고 윤택한 삶을 받쳐주는 지렁이였다.

그들은 분명 미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겉으로 들어나서 안 되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존재를 암묵적으로 인정은 하면서도 그들이 빛으로 한발 가까이 다가서기만하면 그들은 한 치의 용서가 없었다.

언제 이민국직원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 하에 그들은 늘 불안했다.

강화된 새 이민법 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새 이민법은 불법체류자를 숨겨주거나 돕는 사람 역시 범죄자로 취급을 했다. 루카의 이종 사촌 형은 루카 가족(엄마, 누나, 형, 형수)이 한집에 사는 것이 불안했다.

 결국 두려움은 이민당국에 이모(루카의 엄마)를 고발 했다. 그 결과 자신의 엄마와 이모(루카의 엄마)가 추방을 당했다. 미국으로 갈 때 그리도 높던 국경이 루카가 멕시코로 돌아올 때는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았다. 루카는  엘 아르볼 데 라그리마스(눈물의 나무) 아래서 엄마와 이모를 기다린다.

엘 아르볼 데 라그리마스는 멕시코인들의 수만은 눈물과 이야기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한다.  사람들의 눈물과 이야기를 먹고 자라는 엘 아르볼 데 라그리마스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심정일까? 그들이 흘리는 눈물을 먹고 자라면서 그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그들 곁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슬픔을 지켜봐주는 것 밖에 더 이상 어떻게도 해 줄 것이 없는 엘 아르볼 데 라그리마스의 눈물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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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 - 미국을 제대로 보기 위한 가치 있는 가정들 라면 교양 1
김준형 지음 / 뜨인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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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가정이 있을 수 없다고들 한다. 역사를 되돌릴 수 없다는 면에서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지나간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어도, 뒤집어 보고 다른 가정을 해 봄으로써 역사의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 갈수는 있습니다. 이는 지나간 과거보다 미래를 더 잘 살아내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현 국제정치의 가장 큰 테마인 유일 패권국가, 미국을 뒤집어 보고자 합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 아니라면 미국은 세계에서 그렇게 욕을 먹지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을 한다. 미국의 강력한 영향 하에 우리가 있지 않다면 우리는?...... 유감스럽게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아니, 이런 가정 자체를 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미국을 유일 패권국가로 전제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솔직히 <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이란 책 제목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정말 미국이 세계 최강일까?’ 자문 해봤다.  전 세계에 미국의 영향이 안 미치는 곳이 어디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정말 미국이 모든 면에서 세계 최강이야?’ 되물어 본다.

역사상에 패권 국가는 둘 뿐인데. 로마 제국과 미국이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한다.

제국은 침략을 통한 식민지 복속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힘과 권력을 갖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패권은 단순히 힘과 권력을 갖는 게 아니라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훨씬 더 월등한 국력을 갖고 있어 상대국의 행동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월등한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 정치의 규칙을 결정하고 그 규칙을 실행하도록 강제 할 수 있는 나라를 패권국가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미국은 분명한 패권국가다.

미국이 패권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1, 2차 세계 대전 때문이다. 유럽의 열강들이 식민지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을 당시 미국은 영국의 군수품 기지역할을 하면서 부를 축적하고 있었다. 독일은 영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패권주의의 길을 가고 싶어 했다. 독일은 영국으로 들어가는 물자공급을 끊기 위하여  ‘U-보트 정책’의 일환으로 모든 선박들을 공격했다. 영국의 군수품 기지 역할을 했던 미국이 1차 세계대전에 개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1차 세계대전을 통하여 미국은 ‘착한 세계의 경찰’이란 이미지를 얻게 된다. 1,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미국은 패권적 힘을 가질 수 있었다.

과거의 제국주의가 개별적인 정복과 착취로 이루어졌다면 전후의 자본주의 질서는 전국을 연결하는 거대한 네트워크 성격이 짙었다. 냉전시대의 미국은 상대를 충분히 제압할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무리해서 상대를 제압하기보다는 상대의 위협을 과장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한편 덩치 큰 국가들을 건드리기보다는 작은 나라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길들이는데 힘을 쏟았다.

세계대전을 치르는 동안 착한 세계경찰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미국은 도덕적임을 강조하며 세계경찰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강고히 하는 대외정책을 써왔음에도 불구하고 9.11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 9.11 테러는 그동안 세계의 경찰임을 자처하고 있던 패권국가 미국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누구도 감히 미국을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국은 공격을 받았다. 미국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마치 성전을 치르듯 9.11의 배후라고 생각 되었던 오사마 빈라덴이 숨어들었다는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지속 될수록 그동안 미국이 쌓아온 이미지와 상반된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세계인들은 너무 많이 보게 되었다.

과거엔 물리적 힘에 의하여 국가 균형이 유지되었다면 전후에는 자본주의시대는 힘의 균형은 강력한 국가에 편승해서 자신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려는 방향으로 균형추가 움직였다. 더 이상 미국이 정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국가의 이익과 안전 앞에는 무력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은 언제나 안보를 담보로 우리를 억압해 왔다. 걸핏하면 혈맹관계를 들먹이지만 그것은 동등한 위치에서의 혈맹관계라기 보다는 미국이 절대 우위를 가진 관계다. 이런 관계 속에서 치러지는 모든 국제 관계는 언제나 그 기준점이 미국이 되어있지 결코 상대국의 입장이 고려되어 있지 않다. 한나라가 독립을 했느냐 아니냐는 외교권의 유무라고 한다. 그런데 한미관계에 있어서 우리에게 대외정책의 자유가 정말로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금은 변화하는 시대다. 미국 일방적 보장 동맹을 더 이상은 허용하질 않는다. 이제 일방적인 시혜를 주기보다는 준만큼(아니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일방적 동맹이 아니라 상호적인 동맹 관계로 변하고 있다면 주종관계 같던 우리의 한미관계도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린다면 서서히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광대가 줄을 무서워하면 그는 더 이상 줄에 오를 수 없다고 한다. 예인의 경지까지 오른 광대는 줄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금 비록 언제부터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미국이 늘여 놓은 줄 위에 올라 서 있는 광대가 분명하긴 하지만 줄을 더 이상 두려워할 수만은 없다고 본다. 이제 우리는 신명나게 놀 줄 아는 예인으로 거듭날 것을 믿는다. 왜? 우리는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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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스 VOL. 1] 서평단 알림
트레이스 VOL. 1 팝툰 컬렉션 3
고영훈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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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먼저 보았다. 2권을 사야 한다고 말을 한다. 뭔일이 일어나려다가 만다고......

아이들이 읽고 한참 후에 읽었다.

연속극.... 딱 그쯤에서 1권이 끊겼다.

내일을 기대한다는 멘트가 나올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권을 보지 않는다면 본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만화로 들어갔다.  1부 놓쳐야하는 것, 2부 거지, 3부 장미, 4부 난

아직도 만화는 연재 중이다.

내가 읽은 단행본 트레이스 1은 '1부 놓쳐야 하는것' 의 4/5를 담고 있다고 해야한다.

너무 상업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 만화로 전체로 보면서 잘 만든 만화라는 생각이 들긴했다. 그림도 구성도.....

기회가 되면 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서평도서로 선정하기엔 좀 무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정말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미리보기하는 것 만치도 보여주지 못했다.

몇사람이 같이 이 책을 보았는데 '그래서 뭐 어쨌다는거냐고?'라는 반응이었다.  차라리 1부의 에피소드를 다 보여주고 2부를 예고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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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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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안미란씨의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을 읽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 중에 미래에는 부를 판단하는 가치 기준에 먹을거리가 충분히 포함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자들은 좋다는 것을 찾아 얼마든지 돈을 지불할 수 있겠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몸에 좋은 것, 맛이 있는 것을 찾아다닌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몸에 좋고 맛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지 많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현실은 배고픔을 면할 음식이 주어지는 것이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많은 시민들이(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검역 주권을 찾아야 한다.’고 외치고 있는 와중에 나는 <죽음의 밥상>을 읽는다.

현대인은 바쁘다. 어른들은 어른대로 애들은 애들대로 바쁘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삶을 꾸려가고 있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좀 더 여유가 있어 의식주와 사람의 질에 다른 의미와 가치를 두는 사람도 있다. <죽음의 밥상>은 매일을 벅차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보통의 가정, 그보다 좀 여유가 있어 먹을 것에도 건강이라는 측면을 좀 더 강조하여 먹을 것을 구입하는 가정, 자신들의 신념에 따라 완전히 채식을 하는 가정을 모델로 그 가족들이 먹는 것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을 취재하는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먹는 것에 대한 윤리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들의 식탁에 빈번하게 오르고 있는 많은 고기(육 고기든 물고기든)가 이미 자연 상태에서 상당히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만은 제 7의 죄악이라고 한다고 한다. 처음 듣는 소리지만 뜨끔했고, 맞는 말일 거라 생각 한다. 소비는 수요를 창출했고 수요는 공급을 창출했다. 많은 고기들이 필요했고 대량 사육을 하되 더 많은 이윤의 창출을 위하여 동물들의 사육조건은 자연스러움에서 한참 멀어졌다. 자연스러움에서 멀어지다 보니 문제점이 나타나고 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근본적인 것들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당장의 것들을 응급처치 식으로 하게 되고 그것은 또 연쇄적으로 다른 문제점들을 야기한다. 생명 유지를 위한 기초원인 우리의 먹을거리는 이제 단순히 생명에너지로서의 먹을거리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먹되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하게 되었다. 건강한 먹을거리와 맛을 가치 기준에 두고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죽음의 밥상>에서는 건강한 먹을거리와 맛 말고 다른 것도 생각하라고 주문을 한다. 우리가 먹는 것들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윤리적인 잣대를 드려대며-를 요청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건강한 먹을거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말 건강하냐고, 그 먹을거리를 위하여 인간들이 행하는 비윤리적인 것도 아느냐고 묻고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정육점에서 흔하게 구입하는 제품의 거의 다수가 공장제 농업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 자연스럽지 못한 생장조건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는 가축들의 생명유지를 위하여, 상품성을 위하여 동물에게 엄청난 가혹행위, 비윤리적인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야채 또한 자연스런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재비하기보다는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대량 살포하여 길러지고 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길러진 고기와 야채는 보기 좋은 상품으로 마트로 나오게 된다. ‘완전 천연제품’이나 ‘농장에서 갓 들여온’ 같은 문구에 우리는 가끔 현혹당한다. 근사하게 포장을 하고 근사한 문구를 붙여 마치 최상의 상품인 척 하지만 그것은 농장의 상품을 치장하기 위한 상투적인 표현일 뿐이라는 것이다. 근사한 포장화 화려한 말잔치에 현혹당하지 않도록 하라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공장식 식품의 배경에는 싼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있다. 큰 틀에서 볼 때 공장식 농업 식품이 유기농 식품에 비하여 결코 싸지 않다고 한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그러나 식비를 추가로 지불하지 않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구입하기하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호주머니의 사정이 허락하는 한에서 약간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유기농 식품을 구하려는 게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것도 싼 가격과 편리라는 장점 앞에서는 여전히 맥 못 추는 소비형태다.

책을 읽고 난 다음도 소비 형태는 변하지 않지만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자체는 많이 변했다. 가급적 제철 식품을 구할 것, 먹을 것 자체에 대한 경건함을 잊지 말 것, 지나치게 먹는 것에 욕심을 부리지 말 것을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다짐한다.

 

----------------------- 이 책은 리더스 가이드의 이벤트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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