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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의 선물
윌슨 롤스 지음, 김율희 옮김, 노현주 그림 / 다른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오크라호마의 체로키 오자크 산골에 제이베리는 아빠와 엄마, 쌍동이 여동생 데이지와 살고 있다. 성실한 아버지, 다정한 어머니, 비록 다리는 절지만 언제나 명랑한 여동생, 제이 베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사냥개 로디.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상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 비록 가난한 삶이지만 제이 베리 네 집은 평안했다.
열 살 소년 제이 베리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틈틈이 작은 동물들을 사냥하는 것을 즐긴다. 언젠가 22구경 해밀턴 소총과 자신만의 조랑말을 가지길 원하지만 제이 베리 집 사정으로 보아 그 꿈은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할아버지에게 갔던 어느 날 제이 베리는 할아버지로 부터 서커스단 차량의 사고로 원숭이 30마리가 탈출을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작은 원숭이 한마리당 2$, 큰 원숭이 한 마리에 100$의 현상금이 붙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이 베리는 이 원숭이들을 잡으면 자신이 원하던 조랑말과 소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를 어떻게든 잡고 싶었다. 원숭이를 잡아 자신의 소원을 이루려는 제이 베리에게 할아버지는 든든한 후원자다.
할아버지는 원숭이를 잡을 수 있도록 덫을 만들어 주고 그물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만들어 준 덫과 그물을 사용하여 원숭이를 잡으려던 제이 베리의 계획은 참담한 실패를 했다. 단순하게 원숭이를 잡지 못한 것이 아니라 원숭이에게 물리고, 속고, 비웃음을 당했다. 큰 원숭이의 보호 아래 작은 원숭이들은 제이 베리와 사냥개 로디를 조롱했다.
할아버지는 "잡히지 않는 사냥감은 없다"라며 제이 베리를 격려했다. 원숭이와 신경전이 계속 되면 될 수록 제이 베리는 조랑말과 소총이 더 간절했다. 조랑말과 소총= 원숭이들이라는 등식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반드시 사로잡아야만 했다. 하느님이 자신에게 주신 기회를 날려 버리고 싶지 않았다. 눈앞에는 조랑말과 소총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런데 원숭이들은 너무나 영리했다. 그 동안 할아버지는 서커스단과 연락을 하여 원숭이들에게는 이름이 있으며 큰 원숭이는 짐보라고 불리며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정보를 준다. 원숭이들과 친해 보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기는 했지만 그동안 원숭이들에게 당한 비웃음과 위협을 생각하면 자신이 없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묘안은 없지만 원숭이들이 아직도 자기의 눈앞에 있는지 보러 갔다가 술도가 증류장에 있는 원숭이들을 발견하게 된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던 제이 베리는 짐보에게 말을 건다. 짐보가 친구라는 의미로 주는 술을 거절하지 못하고 마시게 되고 술에 취하게 된 제이 베리의 바지와 물품을 가지고 원숭이들은 사라진다. 원숭이들이 마치 제이베리를 가지고 노는 듯한 행동에 원숭이들을 그렇게 영악하게 만든 것은 인간들이라는 생각에 씁쓸하다.
천둥번개가 사납게 몰아친 다음 날 제이 베리는 여동생 데이지는 자신의 장난감 집 가까이에서 요정의 버섯을 발견한다. 요정의 버섯은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전설이 있다. 제이 베리의 가족은 여동생을 시작으로 각기 자신의 간절한 소원을 빈다.
간 밤, 무시무시한 폭풍우가 있었다. 야생에 길들여 지지 않은 원숭이들의 안위가 걱정이 되어 원숭이들을 찾아 나섰던 제이 베리는 위험에 처한 짐보와 원숭이를 만나게 된다. 인간들에게 사육되던 원숭이들에게 간밤의 무시무시한 폭풍우는 견디기 힘든 일이었는지 원숭이들은 마치 나를 제발 데려가 달라. 제발 이 위기에서 구해 달라는 듯 그들의 운명을 제이 베리에게 맡긴다. 제이 베리는 원숭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온 한편 할아버지는 서커스단에게 원숭이들의 생포 소식을 전한다. 드디어 제이 베리는 원숭이들을 서커스 단원에게 넘기고 그토록 원했던 포상금을 받게 된다.
할아버지는 제이 베리가 그토록 원했던 조랑말을 두 마리 골라다 놓고 제이 베리에게 선택권을 준다. 숫 조랑말은 누구나 탐낼 만큼 건강했고 멋있었다. 그러나 제이 베리가 원했던 말은 암말이었다. 암 조랑말은 발목에 부상을 입어 다리를 전다. 건강한 숫말과 다리 저는 암말. 제이 베리는 고민 끝에 암말을 골랐다. 암말을 끌고 집에 거의 다 왔을 때 제이 베리는 자신이 그 말을 탈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절름거리는 말, 절름거리는 여동생. 할아버지도 자신의 꿈에 거의 가까이 갔을 때 자신의 소망을 포기해야만 했다고 했는데 이제 할아버지의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다. 제이 베리는 발길을 돌려 할아버지 댁으로 간다. 그리고 자신은 말을 살 수 없음을 말한다. 자신의 말보다는 여동생의 절름대는 다리를 고치는 것이 먼저임을 알게 되었다며 눈물로서 말을 포기한다. 할아버지와 부모님, 그리고 제이베리가 모은 전 재산을 걸고 데이지는 수술을 받기로 한다.
동생이 수술하기 위하여 엄마와 도시로 떠나고 남아있는 제이베리와 아버지는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은 병이 될 지경이다. 결국 동생이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제이베리는 자신이 요정의 버섯에게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 졌노라고 한다. 그토록 조랑말과 소총을 갖기를 원했지만 제이 베리가 요정의 버섯에게 빌었던 것은 데이지의 건강한 다리였다.
건강해 진 데이지와 집으로 돌아 와보니 집에는 할아버지가 먼저 와 있었고 눈물을 삼키며 포기 해야만 했던 조랑말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 조랑말을 제이 베리에게 주었다. 그리고 데이지는 제이베리에게 22구경 해밀턴 소총을 선물한다. 그리고 데이지는 자신의 소원도 이루어 졌음을 이야기 한다. 데이지의 소원은 조랑말과 22구경 해밀턴 소총을 오빠가 갖는 것이었다.
누구나 소망은 있다. 그 소망은 자신에게는 절실하다. 누구나 절실한 소망을 접는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제이 베리와 데이지는 자신을 위하여 소원을 빌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을 위하여 소망을 빌지 않았다. 오빠를 위하여, 동생을 위하여 단 한번뿐인 기회를 사용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를 위하여 나의 소망을 접는 다는 것의 이면에는 깊은 이해와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당장의 욕망에 들뜨기보다는 가치 있는 것을 볼 줄 알고 선택할 줄 아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