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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ㅣ 책과함께 아틀라스 1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부터 이원복 선생님의 <가로세로 세계사>를 읽고 있었다. 종전의 <먼 나라 이웃나라>가 나라별 세계사라면 <가로세로 세계사>는 문명별 세계사다. 오늘 내가 보게 된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은 정치 지리의 세계사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존재하는 사물은 하나일지라도 어느 쪽에서 보느냐, 누가 보느냐, 무엇을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의 감사의 글을 보면 '<지도의 이면>이라는 아르테의 다큐멘터리를 에 옮겼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도의 이면>은 역사와 지리라는 무기를 들고 세계를 분석하고 이해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세상을 이해하는데 TV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가 물으며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래, 세상을 이해하는데 TV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가능하다. 그래도 이 책이 TV의 한 프로그램이었다니까 영상으로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또 내가 그렇게 바쁘게 책을 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방송에는 아무래도 시간차가 있을 테니까 생각 할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좀 더 여유 있게 세계지도를 찾아보면서 내 안에서 삭이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 방송은 흘러가면 그만일지 모르지만 책은 되돌아보고 곱씹어 볼 충분한 가능성이 있으니 더 좋을지도 모른다는 상반된 생각을 갖게 된다.
<아틀라스 세게는 지금>은 지금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은 다른 말로 하면 세상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는 말이다.
'지리는 굴곡이 있다. 지형은 변화하고 진화한다. 그러면서 인간과 인간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인간들이 지형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도 마찬가지다. 발생한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진다. 지도가 중요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9쪽 '역사도 마찬가지다. 사건 이전에 존재하고 있었고, 지금의 사건에 대해서 말해주는 것이 역사다. 우리는 어디에 살건 역사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가지고 있다. 역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믿음과 해석의 산물이고 반대로 우리들의 의사의 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9쪽
여기에서 말하고 있듯이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어떻게 연결하고 어떻게 분석해 낼 것인가 하는 문제에 이 책은 지리와 역사를 이용했다. 또 지리와 역사를 이용하는 방법론에 있어 과학을 빌려왔다고 한다. 주어진 자료를 비교하고, 겹쳐보고, 변형시키는 노력을 할 때만이 세상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지구 저편에서 일어나는 일이 나와 무슨 관계라고 내가 이런 것을 알아야 할까? 나는 이곳에서 이주 작은 존재로서 살아가고 있는데 나와 무슨 상관이야?'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얼핏 보면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비교하고 겹쳐보고, 변형 시켜보면 지구 저편에서 일어나는 일일지라도 나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문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고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1부는 '지정학적 지도', 2부는 '다가올 세계'로 나뉘어 져 있는데 1부에서는 단순하게 종이에 그려진 국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경이 어떻게 형성이 되고 있으며 그것은 정치, 경제, 종교와 어떤 고리를 이루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2부는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가장 남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한 나라가 어떤 나라, 어떤 지역에 대한 지원책을 펼 때는 정치, 경제, 군사의 우의를 생각하지 않은 경우는 없다는 사실이다. 지원국은 그 나라, 그 국민들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중요한 사실은 그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일뿐이다. 어떤 나라, 어떤 지역의 문제는 온전히 그 지역에 속한 사람들의 몫일뿐이다. 스스로를 돌볼 줄 모르는 나라(사람)는 주변으로부터 부당한 압력이 들어와도 그 부당함까지도 수용 할 수밖에 없는 힘의 논리, 자본의 논리를 또 한번 깨닫게 되었다. 또 다른 하나는 환경문제의 중심에는 반드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환경의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살게 되고 환경으로부터 어떻게 보호될 것인가가 달렸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벅차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