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이 자라날 때 문학동네 청소년 4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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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행물 윤리 위원회 '2009 청소년 저작 및 출판지원 사업'당선작이라고 한다. 요즘은 판타지가 많이 뜨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판타지가 크게 각광을 받고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판타지는 거의 보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은 판타지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아주 매력을 풍기고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이다.

 

청소년기의 불안함과 우울, 그리고 삶에 대한 고민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일명 '호러 동화'라 알려져 있다고 한다. 요즘 만나는 영화들과도 많이 닮아있다. 그러면서도 내면의 섬세함을 잘 그려냈다. 표지부터가 눈길을 끌기 딱이다. 무언가 음산한듯 하면서도 고품격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손톱이 자라는 이쁜 아이가 앉아있다. 제목이 손톱이 자라날 때라고 해서 손톱인줄 알았다. 그냥 봤을때는 음...뭔가 아주 색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우아한 파스텔톤의 얌전한 여고생이 턱을 괴고 앉아있다.

 

하얀벽, 난 네가 되고, 붉은 곰팡이, 손톱이 자라날 때, 고누다 등의 다섯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똑. 똑. 똑.

누구야?

누군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이들은 모두 정신없이 필기를 하고 있다. 칠판에 빽빽하게 들어찬 글자들을 따라 적느라, 떠들기는 커녕 숨도 쉬지 않는 것 같다. 너무 조용해서 멈춰 버린 것 같은 교실에 글씨 쓰는 소리만 시간처럼 흐르고 있다.

................................하얀벽의 첫시작을 열고 있는 부분이다.

 

기주라는 아이가 있다. 그리고 나는 기주와 이야기하는 것이 짜증이 난다. 있는듯 없는듯 한 아이. 내가 무시해도 될만하다고 생각되는 그런 아이. 그래서 나는 무시한다. 그 아이를...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기주라는 아이가 주위에서 사라진다. 흔적도 없이...기주라는 아이의 존재에 대해서도 아이들은 모른다. 그런 아이가 우리반에 있었던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기주의 매력을 느끼고 기주를 나보다도 더 좋아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나는 기주가 미워진다. 질투가 일어난다. 질투를 아주 교묘하게 표내지 않으면서 돌려서 아이들은 그 아이를 밀어낸다. 그리고 그 아니는 원래 그 자리였던듯 자연스럽게 밀려난다. (하얀벽의 이야기)

 

[난 네가 되고] 에서는 쌍둥이 여자아이들이 있다. 사고가 난다.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만다. 동생의 빈자리에 쌍둥이 언니는 그 자리를 차지한다. 자연스럽게 아니 자연스러워야 한다. 왜냐하면 내 자리보다 그 자리가 더 마음에 드니 말이다.

 

[붉은 곰팡이] [손톱이 자라날 때] [고누다] 역시 내면의 은밀한 이야기들을 호러의 색채를 가지고 그려내고 있다.

 

뒤에서 누군가 "나야~~ "하고 대답을 할걸 같은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중2 딸아이 ..이 책을 보더니 ..이건 뭔가 달라. 읽어봐야돼. 무섭기도 하고..하면서 아이가 깜짝 놀라서는 책속으로 몰입한다. 나 역시 표지를 보고는 아껴두다가 야금야금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음...책 속에서 새롭게 만나는 아이들의 심상을 만나게 된다. 세상속에서 또 다른 유기체로 존재하는 듯한 청소년기. 그 아이들의 일그러지고 고통스러워하는 삶의 모습들을 읽어내기도 하고 같이 호흡하기도 하게 된다. 아..아이들이 그렇구나...맞아. 나도 그랬었지...라는 생각을 하며 맛나게 읽어내려가게 된다. 색다른 심리 미스터리를 만나고 싶다면 이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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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 후 - 10년간 1,300명의 죽음체험자를 연구한 최초의 死後生 보고서
제프리 롱 지음, 한상석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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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이라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닌가?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그런 공포에서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벗어나는 시간이 되었다. 작년에 시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친정아버지는 그 전 몇해전에 돌아가시고 시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두 분다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두분 다 암으로 돌아가셔서 그런지 암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엄습하려 한다. 나도 나이 들면 암으로 죽지 않을까...하는 생각 말이다.

 

시아버님은 국가유공자셨다. 그래서 그런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인가? 밖에 누가 왔다고 하셨다. 장교 몇분이 차를 가지고 오셔서는 가자고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의 남동생이 아버님을 업고는 마당에 나간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친정 아버지는....글쎄...별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친정아버지는 온 가족이 한두어시간 찬양을 해주는 가운데 돌아가셨다. 형제들이 몇 되다보니 언니, 오빠들이 찬양을 불러드리고 있었고 나는 집에 잠깐 다니러 간 사이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찬양을 들으시며 편안하게 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오빠의 전화를 받고 갔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나서 또 다른 가족들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죽음에 대해서 가깝게 느껴짐과 함께 두려움도 마음 한 가운데에 자리잡았다. 이 책은 그런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실제로 죽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의사이면서 그런 이야기를 듣다가 그런 것들을 연구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정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얼마전 봤던 영화도 생각이 났다. [러블리 본즈]라는 영화이다. 그 영화속의 여자아이가 죽임을 당한다.  이웃으로부터 참혹한 죽임을 당하고 그로 인해 가족들은 괴로움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그런 가족들과 오버랩되어 그 여자아이가 삶 이후 죽음을 만나는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고통스럽게 참혹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모습이 죽음 이후에는 편안하고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었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은 사람들은 얼마나 슬플까? 라는 두려움과 공포가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아마도 그 영화는 그렇게 죽어간 이들의 살아있는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역시 죽음 이후에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또 다른 사후세계가 있음을...그리고 그 사후세계가 결코 우리가 두려워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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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의 철학>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디오니소스의 철학
마시모 도나 지음, 김희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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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이어가며 술에 대한 철학은 변한다. 철학과 술이 맞물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철학자가 있는가 하면 술은 금해야한다는 철학자들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보통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그리고 철학을 하는 사람을 술을 좋아하지 않나싶다. 술을 취하도록 아니 너무 심하게 마시는 것은 좋지 않겠지만 술을 마시는 것은 어느정도는 예술과 철학과 한 길을 걷는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원전 2500년경으로 추정되는 상형문자를 보면 종교의식과 다른 용도로도 술이라는 음료가 허용되었을음 알수 있다. 디오니소스는 인간에게 술을 알게 한 신이며 문명을 탄생시킨 신이다. 그리스에서는 디오니소스에 대한 숭배와 함께 술이 신들의 음료로 인정받게 된다. 음료일뿐 아니라 생명의 에너지를 충전시킨다는 의미를 지닌 생명을 뜻하는 비타에서 포도나무를 칭하는 비테라는 용어가 파생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으로 이끄는 샘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말이다.

 

케레니 카로이의 글을 보면

'포도나무는 평온하게 자라서 그 수확으로 최고의 안정을 퍼뜨린다. 하지만 빠르게 발효되는 그 열매의 즙은 최대의 불안감을 일으키고 삶을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게 해서 살아있는 생명체가 생명과 동떨어져 완전히 반대되는 길, 즉 죽음의 길로 들어서도록 부추긴다.'

라고 한다.

 

포도주가 생명의 신이자 죽음의 신인 디오니소스에게 바쳐질때 신도들은 성스러운 음료에 흠뻑 빠지는데 술과 더불어 대마, 해시시, 몰약등의 금지된 성분을 포도주에 첨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것들은 나중에 만들어진줄 알았는데 예전부터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그리스 철학의 초기 증언을 보면 사람들을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흥분의 이끄는 마력을 지닌 술을 향유했지만 성적 쾌락과는 무관했다고 한다. 디노이소스제에서 만끽하는 무아지경은 숭고한 의식으로 인정받았으며 사람들을 깨달음의 경지로 이끈다고 생각했다.

 

소크라테스도 술을 원하는 만큼 그러나 스스로 이겨낼 만큼 마셨다고 한다. 술을 마시면서 진실된 생각이 돌출된다고 생각했다. 술을 마신후에도 다른 사람들을 모두 잠자리에 돌려보낸뒤 평소와 같이 하루를 마감했다고 한다. 진리는 자신의 모습을 변형시키고 평생을 가면속에서 살거나 지혜의 빛을 잃고 광란의 베일 아래에 숨어서 살기도 하는데 그러한 것들을 술취함으로 진실, 진리를 용의 주도하며 명료하게 끌어낼수 있다고 믿었다.

 

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다. 술을 통해서 자유를, 감춰진 진실을 찾아간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술을 절제해야하지 않느냐는 생각들을 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만 해도 술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에 빠져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술을 즐길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술을 마시는 것을 삶을 더욱더 윤택하게 할 것이다. 예전에 어떤 아는 부부가 둘이 저녁에 소주를 한두잔 마시면서 대화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후 나도 집에서 남편과 둘이 가끔 맥주를 두어병 마신다. 그 이상은 마시기 힘들고 말이다. 술이 약하기도 해서 말이다. 정말 한잔도 못마시는 사람에게는 쌘것일 것이고 술을 잘 마시는 사람에게는 아주 약한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요즘 글 쓰는 사람들과의 모임을 갖으면서 술을 마시고 있다. 그속에서 여러가지 열린 대화들을 한다. 사람들이 속내를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데 그러한 때에 술을 한두잔씩 하면서 서로가 어느정도 마음이 열린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지 않을까? 술을 안마시고 이야기를 해도 되지 않느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그것이 쉽지는 않다. 이성의 나의 감성을 계속 누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말이다. 술에 대한 생각을 그리고 삶의 다양한 모습과 받아들이는 모습들을 만날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마르틴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과 프로이트, 발터 베냐민, 미셀푸코등등의 다양한 사상가들의 술에 대한 생각을 볼수 있는 색다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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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 ‘국제펜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수상작 동심원 1
이준관 지음, 최혜란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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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허리를 구부리고]

 

"요 아까운 것을 왜 버렸노?"

할머니는 허리를 구부리고

버려진 배춧잎도 줍고

화분도 줍고

옷가지도 줍습니다

 

"요 아까운 것을 왜 안 줍노?"

떨어진 감도 줍고

살구도 줍고

대추도 줍습니다

 

시골에 살았을 때

허리를 구부리고

배추도 뽑고

감자도 캐고

참깨도 털던 우리 할머니

 

"요 아까운 땅을 왜 놀리노?"

골목길 공터를 보면

허리를 구부리고

땅을 일굽니다

 

그런 할머니들이 서울 곳곳에 계신다. 빈땅을 아까워서 씨를 뿌리시고 남들이 버린 폐지들, 박스들을 모아다가 또 병을 모아다가 용돈으로 쓰시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 분들이 계시기에 세상이 더욱더 알차고 풍성해지는 것이다.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전쟁과 힘들고 고통스러운 배고픈 삶을 이겨낸 분들이기에 더욱더 세상에 넘펴나는 널려있는 것들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어려운 고비고비를 넘기시며 허리를 구부러지록 애쓰며 힘들게 살아오셨지만 그래서 한편으로는 쉬고 싶으시면도 또 한편으로는 자식들에게 무엇 하나라도 더 줄수 없을까 항상 생각하신다.

 

지금도 시골 시어머님은 맛난 김장 김치를 담아주신다. 그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어머님만의 맛난 김치를 말이다. 우리는 그 정성에 감사해서 어머님께 넘 맛나다고 감사드리고 그런 칭찬에 더 고마워서 어머님은 또 김치를 담아주신다. 말로는 "됐어요. 됐어요..."하면서도 주시면 넙죽넙죽 잘도 받아먹는다. 입 벌리고 앉아있는 제비새끼들처럼 말이다.

 

[진짜골목]

 

조용한 골목은

영 골목 같지 않다

참새들이 전깃줄에 떼 지어 앉아 재잘거리고

콩알만 한 생쥐가

달콩달콩거리며 돌아다녀야 골목 같다

 

..................

서로 밀치고 싸우던 아이들이 금방 잊어버리고

마주 보고 해해해 웃어야

골목 같다

골목길을 달리다 넘어져 무릎에 피가 나야 골목같다

...............

왈그닥달그닥 소리가 나야

진짜 골목 같다

 

정말 이렇게 우리의 어린시절은 시끄럽고 왁자지껄했는데 요즘의 골목은 정말 조용하다. 진짜 골목이 아닌거 같다. 낮에는 너무 조용하고 너무 한적하다. 도둑이 들어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못할 정도로 너무 조용하다. 어린 시절의 시끌벅적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시다.

 

[골목의 집들]

 

좁은 골목길을/사이에 두고/ 골목길의 집들은 마주 보고 있다/밤이면 따뜻한 불빛도/마주 보고 있다.....정말 옛날의 골목길은 가깝고도 너무 속이 훤시 들여다보여서 어쩔땐 불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밤의 불빛이 어울러진 풍경은 서로가 하나임을 정이 오롯이 오고가는 그런 따뜻함이 있었다.

 

[괜찮아, 나는 너를 믿어]는 얼굴이 못생기고 까맣고 굼뜨고 느리지만 나무에 기대서면 나무의 따뜻한 위로를 받는다.

"괜찮아, 나는 너를 믿어" 하고 말이다. 정말 나를 믿어주는 그 나무가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어주는 것을 느낄수 있다.

 

이글을 쓰신 이준관 선생님은 책의 말미에 불쌍한 동물이나 이웃을 사랑하고, 친구와도 사이좋고 정답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어린이들에게 말하고 있다. 골목길과 들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며 나비와 꽃들을 보면서 그들의 마음이나 행동이 사람과 닮았다고 말한다. 정말 정겨운 시들이 가득이다. 나의 어린시절의 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면서 동심에 젖어들게 하는 그런 따뜻한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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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동심원 5
신형건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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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미처

내가 그걸 왜 몰랐을까?

추운 겨울날

몸을 움츠리고 종종걸음 치다가

문득, 너랑 마주쳤을 때

반가운 말보다 먼저

네 입에서 피어나던

하얀 입김!

그래, 네 가슴은 따뜻하구나.

참 따뜻하구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시들이 빼곡히 들어찬 너무나 예쁜 시집이다. 봄에 개나리가 노랗게 피어나는 듯한 노란색의 표지 위에는 청소년기, 소년, 소녀들의 사랑의 설레임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너무나 귀엽고 이쁜 아이가 빠알간 손으로 짠 듯한 정성 가득한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있는 모습이 귀엽고도 따뜻하다. 아이들의 시린마음을...인간이기에 외로울수밖에 없는 혼사서는 시릴수 밖에 없는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만한 그런 그림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안에 담겨 있는 입김이라는 시. 예전에 남편과 연애 할때 생각이 난다. 두 번째 만났을때 내가 남편이 다니던 학교로 만나러 간적이 있다. 내가 설레임으로 다가가자 남편 또한 설레임을 안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손을 잡아주었던가? 기억력이 희미하기에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랬던듯 하다. 내 기억속의 풍경은 그렇게 그려진다. 그 때의 따뜻함을 느낄수 있는 시였다. 입김....시란 참 좋다. 짧아서 빨리 내용을 파악할수 있고 그리고 여러번 읽으면서 맛을 우려내는 것처럼 더 맛나지고 말이다. 마치 때묻지 않은 하얀 도화지위에 그림을 그려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별 하나

 

별을 바라본다.

꼭 하나만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 가물거리다가

불현듯, 환하게 되살아나는

별을

바라본다.

 

지금 네가 보고 있어

비로소 빛나는

 

그 별

하나를.

 

내가 나로서 존재할수 있는 것은 아마도 누군가에게 내가 별이고 나에게도 그 별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별이 누구누구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별들이 내 삶을 밝혀주는 아름다운 등불이다. 내 인생이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의 주변을 밝히 빛을 내주는 작고 아름다운 별들이 반짝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가...그림이 너무 사랑스럽다. 사랑이란것은 이렇게 손에 잡으면 사르르 녹아버릴 것같은 그런 아련한 느낌이 아닐까? 그런 느낌을 너무 잘 표현한 그런 시집이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파릇파릇 아름다운 사랑이 솟아남을 인정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아이들의 삶이 이렇게 아름다운 색상이라면 그림이라면 얼마나 아이들의 삶은 풍요로워질까?

 

가끔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아름다운 신혼부부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름다운 연인들인듯한 두 사람과 작은 그들의 소중한 별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을 보면서 삶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구나...저렇게 이쁠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발뒤꿈치

 

짐짓 모르는 척

몇 발짝 앞서 가는 너를 조심

조심 따라가다 보면

야, 발뒤꿈치가 예쁘구나!

그동안 내가 눈여겨본 것은

겨우 네 얼굴이거나

앞에 내민 손뿐이었는지 몰라.

너랑 마주 볼 때

머얼리 뒷쪽에 숨어

바닥에 마냥 웅크리고만 있었을

발뒤꿈치, 고것이

내 눈길을 꼭 붙잡는구나.

또박또박 발소리를 떨구어 내며

내 마음에 문득,

환한 꽃을 피우는구나.

 

사랑하는 사람은 어디를 봐도 아름답기만 하다. 그의 몸짓이기에...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그의 모든 것들은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다. 어느 작은 구석이라 해서 그를 만들기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는 것이다. 이 시를 보니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음에 안들었던 발뒤꿈치를 나는 너무 몰아부친 것이 아닌가? 라는 회한이 든다. 아이들의 발뒤꿈치를 더욱더 사랑하도록 눈을 크게 떠야 겠다.

 



 

너는 기차가 되고

나는 기적이 되자....

 

정말 마음속에 바로 그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글이다. 세상속에서 나를 존재하게 하는 바로 그 사람. 내가 그 사람이 되고 나는 그의 그가 되는 그런 만남...그것은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소중한 선물이다. 내 삶을 존재하게 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더욱더 삶을 뜨겁게 사랑하자. 봄바람의 설레임을 느끼며 행복해지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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