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 미처 내가 그걸 왜 몰랐을까? 추운 겨울날 몸을 움츠리고 종종걸음 치다가 문득, 너랑 마주쳤을 때 반가운 말보다 먼저 네 입에서 피어나던 하얀 입김! 그래, 네 가슴은 따뜻하구나. 참 따뜻하구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시들이 빼곡히 들어찬 너무나 예쁜 시집이다. 봄에 개나리가 노랗게 피어나는 듯한 노란색의 표지 위에는 청소년기, 소년, 소녀들의 사랑의 설레임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너무나 귀엽고 이쁜 아이가 빠알간 손으로 짠 듯한 정성 가득한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있는 모습이 귀엽고도 따뜻하다. 아이들의 시린마음을...인간이기에 외로울수밖에 없는 혼사서는 시릴수 밖에 없는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만한 그런 그림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안에 담겨 있는 입김이라는 시. 예전에 남편과 연애 할때 생각이 난다. 두 번째 만났을때 내가 남편이 다니던 학교로 만나러 간적이 있다. 내가 설레임으로 다가가자 남편 또한 설레임을 안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손을 잡아주었던가? 기억력이 희미하기에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랬던듯 하다. 내 기억속의 풍경은 그렇게 그려진다. 그 때의 따뜻함을 느낄수 있는 시였다. 입김....시란 참 좋다. 짧아서 빨리 내용을 파악할수 있고 그리고 여러번 읽으면서 맛을 우려내는 것처럼 더 맛나지고 말이다. 마치 때묻지 않은 하얀 도화지위에 그림을 그려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별 하나 별을 바라본다. 꼭 하나만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 가물거리다가 불현듯, 환하게 되살아나는 별을 바라본다. 지금 네가 보고 있어 비로소 빛나는 그 별 하나를. 내가 나로서 존재할수 있는 것은 아마도 누군가에게 내가 별이고 나에게도 그 별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별이 누구누구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별들이 내 삶을 밝혀주는 아름다운 등불이다. 내 인생이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의 주변을 밝히 빛을 내주는 작고 아름다운 별들이 반짝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가...그림이 너무 사랑스럽다. 사랑이란것은 이렇게 손에 잡으면 사르르 녹아버릴 것같은 그런 아련한 느낌이 아닐까? 그런 느낌을 너무 잘 표현한 그런 시집이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파릇파릇 아름다운 사랑이 솟아남을 인정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아이들의 삶이 이렇게 아름다운 색상이라면 그림이라면 얼마나 아이들의 삶은 풍요로워질까? 가끔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아름다운 신혼부부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름다운 연인들인듯한 두 사람과 작은 그들의 소중한 별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을 보면서 삶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구나...저렇게 이쁠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발뒤꿈치 짐짓 모르는 척 몇 발짝 앞서 가는 너를 조심 조심 따라가다 보면 야, 발뒤꿈치가 예쁘구나! 그동안 내가 눈여겨본 것은 겨우 네 얼굴이거나 앞에 내민 손뿐이었는지 몰라. 너랑 마주 볼 때 머얼리 뒷쪽에 숨어 바닥에 마냥 웅크리고만 있었을 발뒤꿈치, 고것이 내 눈길을 꼭 붙잡는구나. 또박또박 발소리를 떨구어 내며 내 마음에 문득, 환한 꽃을 피우는구나. 사랑하는 사람은 어디를 봐도 아름답기만 하다. 그의 몸짓이기에...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그의 모든 것들은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다. 어느 작은 구석이라 해서 그를 만들기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는 것이다. 이 시를 보니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음에 안들었던 발뒤꿈치를 나는 너무 몰아부친 것이 아닌가? 라는 회한이 든다. 아이들의 발뒤꿈치를 더욱더 사랑하도록 눈을 크게 떠야 겠다. 너는 기차가 되고 나는 기적이 되자.... 정말 마음속에 바로 그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글이다. 세상속에서 나를 존재하게 하는 바로 그 사람. 내가 그 사람이 되고 나는 그의 그가 되는 그런 만남...그것은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소중한 선물이다. 내 삶을 존재하게 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더욱더 삶을 뜨겁게 사랑하자. 봄바람의 설레임을 느끼며 행복해지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