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이스의 모험
모리에다 다카시 지음, 박성민 옮김 / 눌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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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라이스의 모험

 

 

 

'깨끗함'의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어떤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기름을 듬뿍 쓰는 것은 쌀이나 밀가루 식품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기름을 듬뿍 쓰는 것은 쌀이나 밀가루 식품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조리 전반에 걸쳐, 즉 '카레'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도 카레는 기름으로 식재료를 절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름을 많이 쓴다. (P.62)

 

 

인도의 카레는 향신료를 조합해서 만든다. 카레 가루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까 카레 가루를 사용했다는 것만 봐도 이 요리법들은 인도가 아닌 영국에서 들어온 것이다. 국산품이라고는 전혀 없던 시대에 카레 가루라고 하면 당연히 영국의 C&B에서 만든 것을 가리켰다. 거기에 밀가루를 넣어 걸쭉함을 더하는 방법, 또 '서양 요리'라는 이름이 붙은 책. 카레는 이것만으로도 서양에서 전해졌다는 정체성을 완벽하게 드러내는 것 같다. (P.120)

 

'여러 종류의 서양 요리 가운데 하나'로 끝나지 않은 강한 개성도 가지고 있다. 재료가 무엇이 됐든 카레 가루를 넣으면 카레가 된다. 그러니까 카레에 뭘 넣더라도 카레는 카레다. 그렇게 해서 카레는 확장되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항상 주식인 쌀밥과 함께였다. 카레는 쌀밥과 함께 먹는 요리이기에 더 일상적인 음식이 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P.203)

 

 

 

 

 

카레는 우리의 밥상에서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요즘은 특히나 즉석조리식품들이 발달해 카레같은 경우는 직접 해먹지 않아도 쉽게 전자렌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고 각종 다른 음식과 궁합도 좋아 빵이나 밥, 만두등 다양하게 카레를 이용해 조리된 식품들도 많다. 그런데 처음 우리가 먹는 카레가 카레에 종주국 인도와는 다른 음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상당히 놀라며 그럼 인도의 카레는 어떤 카레일지 정말 궁금해했었다. 사실 우리가 먹는 카레는 인도보다는 일본의 음식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카레라이스는 일본이 원조다. 특히 밀가루로 걸쭉하게 만든 밥과 비벼먹는 카레는 커리의 종주국 인도에는 없는 일본만의 음식이다. <카레라이스의 모험>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을 돌며 취재 활동을 하며 주로 음식에 관한 글을 많이 집필한 일본의 모리에타 다카시 저자의 책으로 카레란 무엇인가인지에 대한 것부터 카레는 어디에서 왔고 카레는 어덯게 변화해왔는지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있으며 1부는 카레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각양 각색의 카레들 중에서도 카레라는 말로 통할 수 있는 공통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며 '카레'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2부는 커리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인도에 대해 다루면서 인도의 커리와 카레의 차이점에 대해 비교하면서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인도의 커리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인도의 커리를 설명하면서 카레의 대표적 향신료인 커민부터, 팬넬, 카르다몸, 클로브, 인도 월계수 잎, 양귀비 씨, 코리앤더등 다양한 향신료들에 대해 다루고 있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인도의 커리를 조리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학문적인 자료에서는 볼 수 없는 인도의 문화와 생활방식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3부는 우리가 흔히 카레를 요리해먹을 때 사용하는 카레 가루의 탄생지가 영국임을 소개하면서 영국에서 카레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3부가 제일 흥미로웠는데 카레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고 보통 영국하면 '피쉬앤칩스'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사실 카레 가루를 처음만든 나라가 영국이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 챕터에서는 영국인조차 영국에서 카레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놀랍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카레를 좋아해서 관련 지식을 꽤 알고 있다하더라도 카레와 영국이 관련되어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기때문에 인도와 영국의 관련 역사뿐만아니라 카레와 관련된 문화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4부는 본격적으로 카레와 관련된 일본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면서 일본의 최초의 카레는 개구리 카레였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일본 저자답게 일본의 역사와 관련된 카레 요리법이나 다양한 카레 요리법과 군대음식에서 국민음식으로 변화해온 과정을 설명하면서 일본의 카레 문화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5부는 카레에 관한 일본 근대사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일본카레로 발전하게 된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다양한 문화인문학적 자료와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설명하여 신뢰성을 높였고 현재의 카레 요리가 20세기 초의 카레와는 어떻게 다르고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이유등에 대해 그리고 전쟁들을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6부는 지금까지의 앞선 내용들을 바탕으로 카레에 관한 고찰에 대한 내용으로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인도와 영국, 동남아, 일본등 다양한 나라를 넘나들며 카레의 흔적에 대해 이야기한 것들을 정리하며 앞으로 일본의 카레가 다양한 지역에 따라 다양한 맛이 전개될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끝이 났다.

이 책을 통해 흔히 먹는 단순한 음식에서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음식이라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고 즐겨 먹는 카레에 대해 그동안 단순히 몇개의 조리법만을 알고 있었는데 다양한 조리법과 방식, 재료들과 향신료들의 종류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단순한 인스턴트 음식이 문화역사를 품고 있는 풍미있는 음식으로 이 책을 통해 탈바꿈하여 개인적으로 몰랐던 카레의 본 모습에 대해 알 수 있었기에 음식에 담긴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인도부터 영국 그리고 일본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와 음식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어서 한 편의 역사책을 본 기분이었다. 이 책이 평소 카레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색다른 경험을 줄 것이기에 또 문화인류학 특히 음식문화와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있으신 분들께는 카레가 전해주는 문화인류학적의미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카레를 좋아하는 카레덕후라면 따뜻한 카레라이스 한끼와 함께 카레가 들려주는 역사와 문화의 여정을 다룬 <카레라이스의 모험>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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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 - 6년의 연애, 세 번의 입원 그리고 끝나지 않는 사랑의 기록
마크 루카치 지음, 박여진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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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플 때도 물론 속상하지만 특히 사랑하는 사람, 가족들이 아플 때 정말 대신 아파하고 싶을 만큼 안타깝고 속상하다. 그리고 만약 그 아픔의 문제가 육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라면 옆에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는 6년의 연애, 세번의 정신병원 입원을 한 아내 곁에서 그녀를 지킨 남편의 이야기로 실화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려운 선택과 그 선택을 지켜온 저자가 고마우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 책은 줄리아의 남편이자 솔직하게 그들의 만남과 아픔들을 써내려간 저자 마크 루카치는 아내 줄리아와 그의 아들을 지키기 위한 사랑의 기록으로 줄리아는 정신 질환으로 3번이나 정신 병원에 입원했고 망상과 자살 충동, 만성적 우울, 약물 부작용에 시달렸으며 그 긴 터널과도 같은 시간 속에 그녀의 곁을 지킨 마크는 줄리아를 간병하는 틈틈히 아내의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담담하게 쓴 글을 엮은 것이다.


나는 잠들기 전, 밤마다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나는 좋아지고 있다.

당신은 좋아지고 있다.

우리는 좋아지고 있다.



달릴 때마다 줄리아가 자살하는 상상을 머리에서 떨칠 수 없었다. 줄리아가 입원한 첫 주부터 나도 심리 상담을 받았다. 상담사는 내게 줄곧 줄리아의 자살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직시하라고 조언했다. 악몽이나 환각이 아닌, 실제로 닥칠 수도 있는 일로 받아들이라고 말이다. 줄리아는 여전히 자살에 집착하고 있었다.


때로는 직접 그 일을 겪는 것보다 바라보는 사람이 더 힘들 때가 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당사자인 줄리아도 분명 힘들었겠지만 그녀의 곁을 지켜준 마크가 훨씬 힘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줄리아는 그래도 자신이 힘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마크는 자신의 아내가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괴로움을 숨겨가며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을지 비록 그가 담담하게 당시의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글로 썼음에도 이를 읽으면서 안타까웠고 마음이 아팠다.


"당신 아내를 위해 싸워줄 거야?"

"그래, 줄리아 당신을 위해 싸울 거야. 지난 5년간 나는 당신을 위해 싸워왔어."


새삼스럽지만 사랑은 정말 위대한 감정이고 의미인 것 같다. 때로 사랑이 모든 것을 앗아갈 정도로 무기력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살아가게하는 건 사랑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를 간병한 간호일기가 아니라 누군가를 지독하게 사랑하고 그 사람을 위해 헌신했던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평생 치유되지 않는다는 고통 속에 불안 속에 살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치유되지 않는 병보다 더 큰 감동적인 애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이 저자와 같이 사랑하는 누군가를 간병하며 힘들고 지친다면 이 책을 통해 위로와 감동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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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에프 그래픽 컬렉션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말라 프레이지 그림, 신형건 옮김 / F(에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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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무언가를 떠올렸는데

 

그것이 오로지 당신만의 것이라면,

 

아직껏 아무도, 어느 누구도 해 본 적 없이

오직 당신만이 해 낸 생각이었다면

 

당신은

하느님일지도 몰라요.

 

하느님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오늘도 당신은 세상을 천천히 살펴보고

그 안에 있는 무언가를 생각합니다.

 

당신은 이미

하느님일지도 몰라요.

 

 


종교적 의미에서 하느님은 정말 거룩하고 홀리한 의미라서 조금은 무겁고 쉽게 쓰일 수 없는데 이 책은 우리의 일상 속 인물 속으로 하느님을 데려와 정말 친근하고 편안하고 친숙한 존재로 표현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하느님들은 모두 우리의 일상 속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세상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 안의 소중한 의미와 가치들을 발견하는 인물들로 이 책을 통해 각양각색 다양한 하느님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사소하지만 소중한 가치들을 발견하게 만든다.


 


이 책은 신시아 리얼런트의 시와 말라 프레이지의 그림이 어우러진 시화집으로 신시아는 언어를 다루는 감각과 사람과 동물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감각이 있어서 시, 소설, 동화, 그림책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살아 있는 모든 것들>등을 집필했다. 그리고 말라는 감각적이고 따뜻한 일러스트로 감동을 주는 작가로 대표적으로 <보스 베이비>의 원작 <우리 집 꼬마 대장님>등을 작업했다.


 



 

이 책은 굉장히 짧고 얇다. 사이즈도 작아서 쉬는 시간에 잠깐 읽었는데 금방 읽었다. 이 책은 16편의 시가 들어있으며 각 시는 앞서 말했듯 일상 모습들로 하느님을 가져와 평범한 일상 속 잊혀졌던 가치를 재조명한다. 그 중에서 <하느님, 보트에 타다>, <하느님, 감기에 걸리다>, <하느님, 책을 쓰다>, <하느님, 하느님을 찾아가다>,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시가 기억에 남는다. 솔직히 처음에는 시를 쓴 이유를 잘 몰르고 시 내용이 잘 이해가 안갔는데 시에서 이야기하는 '하느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였다. 이 시에서 '하느님'은 일상 속 평범하게 마주칠 수 있는 누군가로 이 책의 처음에 "그것이 오로지 당신만의 것이라면, 아직껏 아무도, 어느 누구도 해 본 적 없이 오직 당신만이 해 낸 생각이었다면 당신은 하나님일지도 몰라요."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 내용에 따르면 종교적으로 거룩한 의미의 신인 '하느님'이 아니라 남들과 같은 것을 보면서 다른 것을 생각해 낼 수 있는 사람이고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느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짧은 시화집이었지만 소설을 떠올리게하는 독특한 제목과 독특한 단어 선택에 신기하고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시만큼이나 실린 일러스트는 시의 내용을 잘 표현하면서 따스한 색감이나 터치들로 표현되서 따스하고 유쾌한 시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어린아이들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쉬워서 아이와 어른 모두 즐기며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책 읽고 난 뒤 활동으로 직접 "하느님. -" -이하를 지어보면서 상상력을 높을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짧은 시었지만 정감가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집이었다.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하느님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하느님은 개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그래 왔지만

지금은 도무지 개를 키울 시간을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하느님은 늘 일이 많았고

개는 보살필 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니까.

하느님은 또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을지

영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하느님은 길 잃은

개를 보았다.

그 개는 춥고

배고프고

외로워 보였다.

그리고 하느님은 자신이

그 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논리적으로 따져 보자면

하느님이 한 일이라곤

단지 세상이 제대로 굴러가게

한 것뿐이라지만,

어쨌든 하느님 책임이었다.

하느님이라고 해서 모든 일로

비난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하느님은 그 개를 보았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그 개를 집으로 데려와

'어니'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이제 하느님은

밤에도 자신의 발을 따뜻하게 해 줄

누군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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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감옥에서 벗어나 보니 - 이은호 에세이
이은호 지음 / 렛츠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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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어요. 이를 이겨 내기 위해선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재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타인에게서 사랑을 받으려 하지 말고 내가 사랑을 찾는 방법을 익혀야 해요. 마음의 주도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에게 있으니까요. (p.24)


내게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괴롭히는 기억을 잠시 가두는 방법은 독서였습니다. 책의 세상에 풍덩 빠지어 그곳에서 놀다가 잠이 들곤 했습닏. 책의 세상에 풍덩 빠지어 그곳에서 놀다가 잠이 들곤 했습니다. 다른 것들을 할 때면 어둠의 기억들이 나를 잡아챘지만 책을 읽을 때만큼은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힘든 만큼 책을 읽었고 희망을 얻기 위해 꿈과 도전, 성취가 담긴 책들을 읽었습니다. (p.41)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를 위하고 도와줄 사람을 구부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도움을 요청하다보면, 의외의 멘토를 만날 기회도 생깁니다. (p.59)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우울증에 벗어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내가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그래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우울증에 한번 걸리면 내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것을 인정하는것부터 우울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우울증에서 벗어나기까지 너무도 어렵고 힘들다. 마음의 병은 누군가는 감기와도 같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우울증에 걸린 한 사람으로서 정말 공감이 안되는 이야기이다. 일반 감기는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면 나을 수 있다지만 우울증에 백신따위는 없다. 그래서 한번 우울증에 걸리면 그것에서 벗어나는데 많은 시간이 든다. <마음 감옥에서 벗어나 보니>도 우울증으로 2년간 힘든 시간을 겪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울증으로 고통받았던 그 시간들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자기 성찰적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는 타인으로 인해 때로는 상황으로 인해 다양한 상처를 받아 세상이 '어둠'에 지배당한 것처럼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고 자신을 이용하려는 이들만 세상에 가득찬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우울증에 빠지면 우울증을 잘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울증에 빠지게 된 계기 자체를 다시 상기시키기 힘들기 때문이 주된 이유이다. 잊혀지 아픔을 다시 꺼내 아픈 기억을 다시 재생시키는 것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울증 마음의 불안의 미로 속에서 벗어나 다시 예전처럼 생활을 하기위해 우리는 이러한 알게 모르게 잊힌 아픔들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해야함을 이야기한다. 일종의 방어기제가 되어 아픔의 기억들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도 모르게 삶 속에서 크고 작은 영향들을 주기 때문에 다 꺼내놓고 인정해야만 치유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우울증에 걸렸던 그 순간들의 감정들과 그 이유들을 이야기했던 부분은 공감되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우울증에 걸렸을 때 무언가에 긍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저자처럼 독서가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사진촬영이나 반려견을 키운다는 등과 같은 활동들이 잠시나마 삶을 억누르는 우울한 감정들을 떠나 '죽고 싶다'는 마음대신 그 활동자체에 집중해줄 수 있게 해주기때문이다.


하지만 추억들을 다시 꺼내보는 행동들은 오히려 현재 내 상태를 절망하게 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공감할 수 없었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이 책의 저자처럼 삶을 다시 긍정적으로 이끌 수도 있지만 현재와 과거를 끈임없이 비교하게 되면서 현재를 더 짙은 어둠 속으로 빠지게 만들 수도 있기때문에 아직 어느정도 나의 슬픔과 우울에 대해 제대로 접근해보지못하고 아픈 기억들을 제대로 대면하지 못했다면 추억들을 돌아보고 떠올리는 행위들이 때로는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한 저자의 이야기가 솔직히 조금은 막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저자가 매일 쓰는 행복 노트처럼 조금씩 매일매일 꾸준히 내 삶에 대해 다시 일어서서 제대로 바라보고자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닿기만해도 절망에 빠지게하는 아픔들을 대면하도록 노력한다면 저자처럼 극복할 수도 있을 거라는 용기도 얻었다. 이 책이 우울증을 걸린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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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비우는 뇌과학 - 너무 많은 생각이 당신을 망가뜨린다
닐스 비르바우머.외르크 치틀라우 지음, 오공훈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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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효과만 발휘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효과는 뇌가 지닌 주요 레퍼토리 중 한 가지 측면에 불과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체험사회와 결과사회에서 유난히 관심을 받을 뿐이다. 아울러 뇌에서 효과와 기능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심지어 서서히 약해지다가 사라지는 또 다른 측면도 존재한다. ... 우리의 뇌는 텅 빈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효과를 발휘하려는 의지와 마찬가지로 뇌가 지닌 엄연한 특성이다. (p.41)



우리의 매순간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쉬는 일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무언가를 하지 않는 상태를 참지 못한다. 우리는 끈임없이 활동하며 움직어여하며 쉬는 것을 편하게 쉬지 못한다. 예를들어 우리는 일을 하다 쉴 때 티비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게임을 하며 아무리 안한다고 해도 커피한잔은 마지면서 쉰다. <머리를 비우는 뇌과학>은 이렇게 비우지 못하고 늘 채워지는 뇌를 비웠을 때 우리가 인간 삶의 근본에 다다를 수 있으며 우리의 뇌은 너무나도 과도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잠시라고 멈춰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은 닐스 비르바우머와 외르크 치틀라우가 쓴 책으로 현재 우리의 뇌는 혹사당하고 있으며 혹사당하는 뇌를 비우는 때가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뇌를 텅 비운 상태가 인간 삶의 기원이자 근본이라고 말한다. 솔직히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면서 "텅빈 상태"를 경험해 본적이 없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어려웠다. 그리고 단순히 뇌과학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생명과학을 주로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철학자와 불교가 지향하는 '무'의 경지에 대해 이야기해서 인문학적인 이야기가 있어서 어렵게 느껴졌다. 사실 "텅 빈 상태"라고 하면 조금은 추상적인 표현이라 막연하고 난해하게 느껴지는데 이러한 주제들을 과학적으로 때로는 인문학적으로 다양한 실험과 데이터를 통해 입증하면서 설명하다보니 머리를 비움, "텅 빈 상태"에 대해 점차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텅 빈 상태'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이론만을 소개하고 단순히 과학적 데이터와 사례, 실험들을 나열하지 않는다. 이 책이 전하는 건 두가지이다. 하나는 "텅 빈 상태"가 무엇이고 "텅 빈 상태"에 대해 다양한 철학자와 종교지도자는 어떻게 정의했는가에 대해 텅빈 상태에 대해 소개한다. 또 다른 하나는 이러한 "텅 빈 상태"가 필요한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텅 빈 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과 그 상태가 주는 이점에 대해 실천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들은 고통과 번민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텅빈 상태", 머리는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텅 빈 상태"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이를 과학적 실험 데이터를 통해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뇌과학의 상식들을 알 수 있다는 것도 흥미있었지만 삶, 인생에서 고통 속에서 힘들고 막막할 때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텅 빈 상태"가 주는 가치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머리가 하루에도 열두번 복잡하고 아픈 이들에게 머리가 때로는 과부화가 되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만 같은 이들에게 인생 속에서 사는 게 고단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텅 빈 상태는 스스로 의지를 발휘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반대다! 인간이 텅 빈 상태를 붙잡으려 열심히 노력하면 할수록 텅 빈 상태는 손아귀에서 미끄러져 벗어나 버린다. 대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텅 빈 상태가 스스로 나에게 오도록 행동해야 한다. 텅 빈 상태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이에게 열리기 때문이다.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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