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 - 6년의 연애, 세 번의 입원 그리고 끝나지 않는 사랑의 기록
마크 루카치 지음, 박여진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아플 때도 물론 속상하지만 특히 사랑하는 사람, 가족들이 아플 때 정말 대신 아파하고 싶을 만큼 안타깝고 속상하다. 그리고 만약 그 아픔의 문제가 육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라면 옆에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는 6년의 연애, 세번의 정신병원 입원을 한 아내 곁에서 그녀를 지킨 남편의 이야기로 실화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려운 선택과 그 선택을 지켜온 저자가 고마우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 책은 줄리아의 남편이자 솔직하게 그들의 만남과 아픔들을 써내려간 저자 마크 루카치는 아내 줄리아와 그의 아들을 지키기 위한 사랑의 기록으로 줄리아는 정신 질환으로 3번이나 정신 병원에 입원했고 망상과 자살 충동, 만성적 우울, 약물 부작용에 시달렸으며 그 긴 터널과도 같은 시간 속에 그녀의 곁을 지킨 마크는 줄리아를 간병하는 틈틈히 아내의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담담하게 쓴 글을 엮은 것이다.


나는 잠들기 전, 밤마다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나는 좋아지고 있다.

당신은 좋아지고 있다.

우리는 좋아지고 있다.



달릴 때마다 줄리아가 자살하는 상상을 머리에서 떨칠 수 없었다. 줄리아가 입원한 첫 주부터 나도 심리 상담을 받았다. 상담사는 내게 줄곧 줄리아의 자살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직시하라고 조언했다. 악몽이나 환각이 아닌, 실제로 닥칠 수도 있는 일로 받아들이라고 말이다. 줄리아는 여전히 자살에 집착하고 있었다.


때로는 직접 그 일을 겪는 것보다 바라보는 사람이 더 힘들 때가 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당사자인 줄리아도 분명 힘들었겠지만 그녀의 곁을 지켜준 마크가 훨씬 힘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줄리아는 그래도 자신이 힘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마크는 자신의 아내가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괴로움을 숨겨가며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을지 비록 그가 담담하게 당시의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글로 썼음에도 이를 읽으면서 안타까웠고 마음이 아팠다.


"당신 아내를 위해 싸워줄 거야?"

"그래, 줄리아 당신을 위해 싸울 거야. 지난 5년간 나는 당신을 위해 싸워왔어."


새삼스럽지만 사랑은 정말 위대한 감정이고 의미인 것 같다. 때로 사랑이 모든 것을 앗아갈 정도로 무기력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살아가게하는 건 사랑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를 간병한 간호일기가 아니라 누군가를 지독하게 사랑하고 그 사람을 위해 헌신했던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평생 치유되지 않는다는 고통 속에 불안 속에 살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치유되지 않는 병보다 더 큰 감동적인 애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이 저자와 같이 사랑하는 누군가를 간병하며 힘들고 지친다면 이 책을 통해 위로와 감동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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