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이스의 모험
모리에다 다카시 지음, 박성민 옮김 / 눌와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카레라이스의 모험

 

 

 

'깨끗함'의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어떤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기름을 듬뿍 쓰는 것은 쌀이나 밀가루 식품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기름을 듬뿍 쓰는 것은 쌀이나 밀가루 식품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조리 전반에 걸쳐, 즉 '카레'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도 카레는 기름으로 식재료를 절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름을 많이 쓴다. (P.62)

 

 

인도의 카레는 향신료를 조합해서 만든다. 카레 가루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까 카레 가루를 사용했다는 것만 봐도 이 요리법들은 인도가 아닌 영국에서 들어온 것이다. 국산품이라고는 전혀 없던 시대에 카레 가루라고 하면 당연히 영국의 C&B에서 만든 것을 가리켰다. 거기에 밀가루를 넣어 걸쭉함을 더하는 방법, 또 '서양 요리'라는 이름이 붙은 책. 카레는 이것만으로도 서양에서 전해졌다는 정체성을 완벽하게 드러내는 것 같다. (P.120)

 

'여러 종류의 서양 요리 가운데 하나'로 끝나지 않은 강한 개성도 가지고 있다. 재료가 무엇이 됐든 카레 가루를 넣으면 카레가 된다. 그러니까 카레에 뭘 넣더라도 카레는 카레다. 그렇게 해서 카레는 확장되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항상 주식인 쌀밥과 함께였다. 카레는 쌀밥과 함께 먹는 요리이기에 더 일상적인 음식이 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P.203)

 

 

 

 

 

카레는 우리의 밥상에서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요즘은 특히나 즉석조리식품들이 발달해 카레같은 경우는 직접 해먹지 않아도 쉽게 전자렌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고 각종 다른 음식과 궁합도 좋아 빵이나 밥, 만두등 다양하게 카레를 이용해 조리된 식품들도 많다. 그런데 처음 우리가 먹는 카레가 카레에 종주국 인도와는 다른 음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상당히 놀라며 그럼 인도의 카레는 어떤 카레일지 정말 궁금해했었다. 사실 우리가 먹는 카레는 인도보다는 일본의 음식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카레라이스는 일본이 원조다. 특히 밀가루로 걸쭉하게 만든 밥과 비벼먹는 카레는 커리의 종주국 인도에는 없는 일본만의 음식이다. <카레라이스의 모험>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을 돌며 취재 활동을 하며 주로 음식에 관한 글을 많이 집필한 일본의 모리에타 다카시 저자의 책으로 카레란 무엇인가인지에 대한 것부터 카레는 어디에서 왔고 카레는 어덯게 변화해왔는지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있으며 1부는 카레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각양 각색의 카레들 중에서도 카레라는 말로 통할 수 있는 공통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며 '카레'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2부는 커리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인도에 대해 다루면서 인도의 커리와 카레의 차이점에 대해 비교하면서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인도의 커리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인도의 커리를 설명하면서 카레의 대표적 향신료인 커민부터, 팬넬, 카르다몸, 클로브, 인도 월계수 잎, 양귀비 씨, 코리앤더등 다양한 향신료들에 대해 다루고 있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인도의 커리를 조리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학문적인 자료에서는 볼 수 없는 인도의 문화와 생활방식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3부는 우리가 흔히 카레를 요리해먹을 때 사용하는 카레 가루의 탄생지가 영국임을 소개하면서 영국에서 카레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3부가 제일 흥미로웠는데 카레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고 보통 영국하면 '피쉬앤칩스'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사실 카레 가루를 처음만든 나라가 영국이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 챕터에서는 영국인조차 영국에서 카레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놀랍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카레를 좋아해서 관련 지식을 꽤 알고 있다하더라도 카레와 영국이 관련되어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기때문에 인도와 영국의 관련 역사뿐만아니라 카레와 관련된 문화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4부는 본격적으로 카레와 관련된 일본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면서 일본의 최초의 카레는 개구리 카레였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일본 저자답게 일본의 역사와 관련된 카레 요리법이나 다양한 카레 요리법과 군대음식에서 국민음식으로 변화해온 과정을 설명하면서 일본의 카레 문화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5부는 카레에 관한 일본 근대사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일본카레로 발전하게 된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다양한 문화인문학적 자료와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설명하여 신뢰성을 높였고 현재의 카레 요리가 20세기 초의 카레와는 어떻게 다르고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이유등에 대해 그리고 전쟁들을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6부는 지금까지의 앞선 내용들을 바탕으로 카레에 관한 고찰에 대한 내용으로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인도와 영국, 동남아, 일본등 다양한 나라를 넘나들며 카레의 흔적에 대해 이야기한 것들을 정리하며 앞으로 일본의 카레가 다양한 지역에 따라 다양한 맛이 전개될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끝이 났다.

이 책을 통해 흔히 먹는 단순한 음식에서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음식이라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고 즐겨 먹는 카레에 대해 그동안 단순히 몇개의 조리법만을 알고 있었는데 다양한 조리법과 방식, 재료들과 향신료들의 종류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단순한 인스턴트 음식이 문화역사를 품고 있는 풍미있는 음식으로 이 책을 통해 탈바꿈하여 개인적으로 몰랐던 카레의 본 모습에 대해 알 수 있었기에 음식에 담긴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인도부터 영국 그리고 일본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와 음식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어서 한 편의 역사책을 본 기분이었다. 이 책이 평소 카레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색다른 경험을 줄 것이기에 또 문화인류학 특히 음식문화와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있으신 분들께는 카레가 전해주는 문화인류학적의미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카레를 좋아하는 카레덕후라면 따뜻한 카레라이스 한끼와 함께 카레가 들려주는 역사와 문화의 여정을 다룬 <카레라이스의 모험>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