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책 #하리뷰 #도서제공

‘어느 개 이야기‘는 에일린 마보닌이라는 강아지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소 경박하고 허풍이 심한 편인 엄마개는 거창한 단어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고 그 단어를 주변 개들에게 설명하며 유일하게 교양을 쌓은 개였다. 에일린은 엄마가 그저 순발력과 재치로 상황을 이어가는 능력일뿐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런 단점을 뒤엎을 정도로 엄마는 멋졌기 때문이다. 거창한 단어나 문장이 아니어도 충분이 멋진 개였으므로. 엄마는 위험에 닥친 순간에 용기를 내라고, 친구뿐만 아니라 모르는 이가 위협을 받고 있어도 함께 맞서 싸우라고 가르쳤다. 그렇게 자기 삶으로 본보기를 보이는 용감한 개였다.
에일린은 엄마와 헤어져 새로운 집에 가서 사랑이 매우 충만한 나날을 보낸다. 새로운 주인은 친절하고 상냥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낳고 행복은 계속될 줄 알았다. 결국 과학자였던 주인에 의해 비극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 #어느개이야기
🐶 #adogstale
🦮 #마크트웨인
🤎 #내로라출판사

인간의 문명을 많은 희생으로 발전해왔으며 그 희생에는 개개인의 인생뿐만 아니라 동물과 자연 역시 포함되어 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는 문명의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져 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인간의 질병과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너무나 많은 것들이 희생되어 왔다.

˝그렇군. 자네의 이론이 이로써 증명되었네. 고통받는 인류가 자네에게 큰 빚을 지게 된 거야.˝

(p.87) 라는 문장이 씁쓸하다. 우리가 빚진 건 그 과학자가 아니라 동물들이다. 고통받는 인류를 위한 동물들의 고통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문명의 발전을 위해 동물뿐만 아니라 자연은 너무나도 많이 파괴되었다. 대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마땅하다 여기고 지식인으로서 작은 것을 희생시키는 악역을 맡아야 한다는 사명 의식을 가지기도 한다(p.107)는 과학자들을 있었다. 그리하여 악역을 맡아 동물을 희생시키고 백인이 아닌 흑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까지 불사한다.
윤리의 뜻을 찾아 읽어본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

과연 동물실험이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동물실험이 인간의 의학을 발전시켰다고 해서 그 모든 실험이 옳다고 할 수 있을까. 결국 동물실험으로 인해 인간에게까지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에야 그 오류를 깨닫게 되었다.

‘어느 개 이야기‘는 실제 모티브가 된 과학자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가 있다. 뒤에 덧불이는 동물실험과 인간실험에 대한 글은 인간에 대한 혐오마저 들게 한다. ˝이미 가난해서 치료도 못 받고 죽을 사람들인데 그냥 죽을 바에는 의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게 낫지 않은가?˝라는과학자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마크 트웨인이 동물시험에 반대하며 쓴 편지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생체실험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아무런 관심이 없소. 인류에게 커다란 유익을 가져온다 할지라도, 내가 느끼는 이 혐오감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오.˝

지난 날 생체실험이라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통해 인간의 문명이 발전해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일들이 옳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의 고통만이 고통이 아니고 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동물실험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어떤 유익이 있었다하더라도 그것이 옳은 것은 아니다. 가난하고 병들었다고 해서 실험당해도 되는 인간은 없다.

고개를 들어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문학의 힘이 아닐까(p.112)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깟 동물들의 죽음이 뭐가 그렇게 심각한 일이냐고 반문하는 인간은 되고 싶지 않다. 인간을 위해 동물의 희생쯤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며 그로 인해 얼마나 발전했느냐, 너도 그 혜택을 누리고 있지 않느냐는 말을 하는 인간은 되고 싶지 않다. 오직 효율과 이익만을 위해 인간성을 포기하는 인간은 되고 싶지 않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마땅히 지켜할 도리를 지킬 때 인간일 수 있다고 믿는다.

#하리의생각조각
🌿 읽고 필사하고 생각조각을 모으는 시간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도서협찬 감사합니다🙏

#필사모임 #주간심송 에서 진행하는
#주간심송챌린지 #주간심송필사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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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 이야기
마크 트웨인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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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나면 표지는 너무 슬퍼진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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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엄마 그리고 나
양정훈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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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도서제공



아픔에 아픔을 잇고, 슬픔에 슬픔을 포개는 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아들의 이야기

#엄마의마른등을만질때
#양정훈
#수오서재

2024년의 시작은 건강이 최고라는 너무나 진부하고 당연한 말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살아오면서 큰 병뿐만 아니라 잔병치레도 거의 없었던 나는 올해 건강한 몸을 잃었다.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함부로 쉽게 얻어지는 것 또한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작가의 엄마는 유방암에 이어 자궁암 진단을 받았고 그 곁을 지키던 아들은 엄마를 기록하기로 한다. 암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겨낸 기적같은 결말을 바라며 그렇게 글을 썼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읽기가 쉽지 않았다. 작가의 문장은 아름다웠고 엄마에 대한 사랑이 애틋했다.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살고 싶어서 그토록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견디고 병원을 전전했지만 결국 엄마는 떠났다. 하필이면 희소암이었고 육종암이었으며 코로나시기였다. 소중한 가족의 투병은 일상을 무너뜨린다. 잠깐의 입원이 아닌 반복적인 입원과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마음을 다잡고 견뎌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엄마의 투병 이후에야 엄마의 삶이 보였다는 작가의 말이 아프다. 우리는 곁에 있을 때 그것을 모르고 뒤늦게야 후회한다. 최선을 선택이었을까, 후회하고 모든 것 자신의 탓인 것만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무심하고 불친절한 병원의 태도에 상처받으며 원망하기도 한다. 희망이 보일 때의 생기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무심한 의사의 말에 순식간에 무너진다. 우리를 살게하는 것은 작은 손길, 작은 희망일텐데.

담담하지만 슬픔이 짙게 묻어난 글들이 아파서 자주 멈춰야 했다. 결국 우리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사랑을 아끼지 말자. 곁에 있을 때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

P. 12 사랑하는 이를 결국 떠나보낸 사람들이 일관되게 말하는 게 있다. 우리는 무지하고 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 더 귀한 것과 덜 의미 있는 걸 언제나 헷갈렸다고. 한정 없이 사랑하는 이의 등을 쓰다듬을 시간은, 눈을 들여다보고 같이 웃고 울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
한번 부고를 전한 사람들은 다시 글을 올리지 않는다. 나는 그들이 그리움에 허덕이거나 구멍 같은 시간을 헤매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을 보내고 나서야 마침내 배운 것들, 지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하여 돌아간 것이라고 믿는다.
P. 66 나는 엄마의 마른 허벅지와 마른 발과 거기 켜켜이 얹힌 주름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손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복숭아 씨앗 같은 팔꿈치가 드러나고, 겨드랑이 아래로 길게 베인 칼자국과 깊은 주름이 같이 흘렀다. 뼈 모양을 훤히 드러낸 주름이 한 사람을 채 덮을 수 없는 홑이불 같았다.
엄하고 단단하던 사람은 어떻게 이 작고 무른 노인이 되었는가

P. 87 “같이 아프면 오래 못 가.”
엄마의 맞은편 침대에 있던, 벌써 네 번이나 암이 재발했다는 환자의 보호자가 들려줬던 말에 반박하려다 실패하고 말았다. 한 사람의 통증이 폭풍처럼 몰려올 때. 그의 슬픔이 폭설로 쏟아질 때. 같이 울고 같이 다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그때 그 보호자는 얼마나 따라 울다 알았을까.

P. 149 다른 듯 닮은 슬픔. 당신의 저림을 알 것도 같아서 우리는 함부로 위로하지 않았다. 서로에 반사되는 고통이 있었다. 통증은 아무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작아지지도 않는다. 단지 아픔과 아픔을 이을 뿐. 슬픔에 슬픔을 포갤 뿐. 모두 다 아픈 것을 알고는 마음의 모서리 하나가 몽톡해졌다. 눈 덮인 밤의 숲을 서로 발자국을 겹치며 나란히 걷는 기분이었다.

P. 183 엄마는 자꾸 머리를 빗어보며 머리카락 빠지는 개수를 확인했다. 그러며 여러 번 말했다. 아프지 말고 딱 10년만 더 살 수 있다면 바랄 게 없겠어. 이런 말도 했다. 언젠가 죽는다면 정말 고통 없이 죽었으면 좋겠어. 또 이리 말하기도 했다. 너무 억울해서 못 죽겠어. 견디기 힘든 통증과 신음, 연민과 슬픔, 절망과 분노가 끊임없이 다녀가는 밤이었다.

P. 228 예전에도 몇 번 이런 적이 있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꿈. 꿈마다 매번 마지막 몇 걸음을 뗄 수 없어서 엄마에게 닿지 못했다. 그럴 때면 전화해서 크게 소리 내 울었다. 설명하지 않아도 내가 우는 소리만으로 당신을 잃는 꿈 때문인 줄 엄마는 신기하게 다 알았다.
튼튼해야지. 무너지지 말아야지. 언젠가 그날이 오면 어깨를 펴야지. 엄마를 잘 보내야지. 꿈에라도 그래야지. 몇 번을 다짐해도, 아무리 굳게 마음먹어도 나는 매번 실패하고 말았다.

P. 236 나는 기억을 헤집어 우리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순간들을 끄집어낸다. 암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번져 수술을 다 하지 못하고 배를 닫아야 했던 순간을, 희소암을 알게 되던 순간을, 재발을 진단받던 순간을 떠올렸다. 매번 위기였다. 매번 고비였다. 그래도 엄마는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었으니까. 또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다 힘든 일이래도 당신이라면 할 수 있다.

P. 306 나처럼 어디에서 당신도 울었고 당신처럼 어디에서 나도 울지 못했다고. 우리가 그이를 너무 사랑하고 너무 사랑하지 못한 것이 꼭 같다고. 그것으로 조금 덜 외로우면 바랄 게 없겠다. 이 말도 해주고 싶다. 사람을 잃는 것 못지않게 슬픈 일은 기억을 잃는 것이다. 그를 우리가 오래 아주 오래 기억할 테니 전부 말고 부디 절반만 슬퍼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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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시간 속에 사라져
멍돌 지음 / 내로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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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푸른 파란 색의 커버, 아름다운 시, 젓가락 캘리, 영문으로 함께. 마음에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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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시간 속에 사라져
멍돌 지음 / 내로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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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도서제공




덤덤하지만 따뜻한 위로의 말

멍돌 쓰고 나무 젓가락으로 그림


#모든것이시간속에사라져

#멍돌

#내로라출판사




멍돌 시인이 쓴 시는 편안하게 읽힌다. 필명 멍돌은 멍청한 돌멩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스스로를 멍청하다 부르는 시인에게 누가 멍청하다 할 수 있을까. 내가 나를 알아보는데 누군가 나를 어떻게 보는 게 뭐 어떠냐는 시인의 서문이 아름답다.


우리는 누구나 외로움, 슬픔, 고통, 괴로움, 그리움의 마음을 품고 산다.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을 것만은 같은 그 마음들은 그저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저 말없이 곁에 있어주기를. 묵묵히 들어주기를. 그런 마음을 담아 쓴 시들이 읽 사람들에게 가닿아 차분하게 담담하게 위로를 준다. 모든 것이 시간 속에 사라진다는 시집 제목처럼 우리를 아프게 하는, 힘들게 하는 것들이 훌훌 시간 속에서 사라지기를 바란다.


시는 어렵다? 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 시집을 적극 추천한다. 또한 한영대역본으로 영문으로 번역된 시를 읽어볼 수 있다. 멍돌 시인의 젓가락 캘리와 그림은 작가 특유의 멋이 있다. 머릿속에 물음표보다 느낌표가 더 많은 아름다운 시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필사서평단 #주간심송 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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