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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관의 살인사건
YUKITO AYATSUJI / 학산문화사(만화) / 1997년 7월
평점 :
절판
내 생애 처음 읽어 본 일본인이 쓴 추리소설이다.
한때 엄청나게 추리소설을 읽었던 적이 있다. 그 때는 나오는 족족 읽어댔던것 같다. 한데, 어느 순간엔가 - 아마도 머릿속이 단순함만을 찾게 되던 시기였던 듯 - 추리소설을 더 이상 읽지 않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내 손에 들어온 이 책은 오랜만에 추리의 즐거움을 일깨워 주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수차관이라는 저택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이다.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건축가에 의해 지어진 수차관은 수차로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을 가졌다. 평면도만 봐도 얼마나 아름다울지 짐작이 가는 감탄스러운 저택이다.
모름지기 추리소설의 묘미는 비밀을 가진 저택과 함께 하는 것. 수차관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살인사건은 저택의 비밀스런 구조와 맞물려 흘러간다. 특이하게도, 과거 1년전에 일어났던 살인사건과 1년후인 현재의 살인사건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명탐정 역할은 이 책에선 '시마다 키요시'이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명탐정들과 비교하여 조금 미덥지 못한 느낌이다. 시리즈물이라 책 한 권 가지고서 그의 매력을 느끼기는 좀 부족했나 보다. 그의 추리는 결국 사건을 해결하지만, 속이 시원하다던가 하는 느낌은 좀 적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한 범인과 살해과정이 너무 맞아떨어졌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숨겨진 그림 <환영군상>에 대한 얘기는 좀 섬찟했다.
이 책 보다 먼저 나온 책으로 <십각관의 살인사건>이 있는데, 그걸 못읽어서 조금 아쉽다. 다음 시리즈를 읽으며 이 아쉬움을 달래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