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알았다. 이 책에 빠져들리라는 것을..
아니 <허니와 클로버>의 작가라는 사실만으로도 알았다. 책을 한 권 한 권 아까운 듯 읽게 될것을...
우미노 치카의 신작 <3월의 라이온>이 시작되었다.
현재 2권까지밖에 안나왔지만, 그것만으로도 <허니와 클로버>가 끝나고서 느꼈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주인공은 17세의 고교생 프로 장기 기사 키리야마 레이다.
그는 어렸을 때 사고로 가족을 잃고, 아버지의 친구였던 프로장기기사의 집에서 자랐다.
혼자 남은 세상에 한줄기 희망으로 보였던 그 기사..
그의 눈에 들고파 장기를 열심히 했지만, 돌아오는건 그 집의 진짜 아이들의 적대감이었다.
레이는 자신이 둥지의 진짜 알을 밀어내는 뻐꾸기라는 생각에 점점 고립되어 간다.
그런 그를 세상으로 끌어내는 건 부모님을 잃었지만 밝게 살아가고 있는 아카리씨를 비롯한 세 자매였다.
두 동생을 돌보기 위해 억척스럽게 일하지만, 푸근한 마음을 가진 아카리..
순수하고 밝은 중학생 히나, 아직 많이 어린 모모..
이 세 자매는 할아버지와 함께 어렵지만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야기는 레이를 둘러싼 다른 프로기사들과 세 자매의 주변에 얽힌 사람들을 그려나간다.
장기 이야기가 나오지만, 장기를 몰라도 읽는데 지장은 없다. 안다면 더 좋겠지만..
어둡지만 결코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밝지만 너무 산만하지 않다.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 미소가 절로 나오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허니와 클로버>보다는 한 톤 가라앉은 느낌이 나지만, 풍겨나는 사람냄새는 거의 흡사하다.
<허니와 클로버>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꼭 읽어야 할 만화.
<허니와 클로버>를 읽지 않았다면, 더불어서 꼭 보라고 추천하고픈 만화다.
하나 꼽을 수 있는 단점이라면, 책의 가격.
종이 질이 좀 더 좋다는것.. 중간중간 컬러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다는 것..
이 모든걸 감안해도 8000원이라는 금액은 어마어마하다.
출판사명에 나온 <시리얼>이라는 이름은 학산문화사에서 나온 프리미엄 코믹스 브랜드이다.
책의 가격을 슬그머니 올려보고자 하는 출판사 측의 의도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