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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섭고 섬찟하다. 인간이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다는게...
그리고, 슬프다.
처음 책을 펼쳐들어 앞머리의 살인사건을 접할 때만해도 난,
그저 그런 평범한 추리소설을 생각했다.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그다지 뛰어나 보이지 않는 형사가 이리저리 탐문수사를 하고 다닐때만 해도 난,
살짝 지루함마저 느끼며 책을 읽어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의 살인사건은 단지 시발점에 불과할 뿐이었다.
장장 19년에 걸쳐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하얀 어둠의 역사다..
굳이 범인을 추리할 필요는 없다. 읽다보면 저절로 느끼게 된다.
이 사람이구나.. 이렇게 범행을 했겠구나..
알면서도 아무 손도 쓸 수 없는 독자는 점점 애가 탄다.
속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해줄, 혹은 독자를 안심시켜줄 인물이 버티고 있으면 좋으련만..
어째 모든것이 범인의 손아귀에 있는 듯하다.
"줄곧 나는 하얀 어둠 속을 걸어왔어. 태양 아래서 걸어보는 게 내 유일한 소망이야."
불행한 과거와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발버둥은,
다시 하얀 어둠속에 잠기게 하는 원인이 된다.
한편으론 그 심정을 이해하고 싶고, 한편으론 이해하고 싶지 않다.
숨죽여가며 읽었다.
아니아니, 헐떡거리며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가장 재밌었다.
왜 다들 이 책을 추천했었는지 이제서야 나도 알았다.
단지, 왜 책을 세 권으로 나누었는지는 모르겠다.
그 다음에 읽으려고 쌓아둔 <모방범>을 쳐다보고 있으면 더더욱 그러하다..
두께가 <모방범>의 반밖에 안된다..ㅡ.ㅡ;;;
출판사가 미워서 별 하나 빼고 싶지만, 봐줬다. 별 다섯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