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무더위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지만 회사 앞 피트니스에 가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팥죽땀을 일부러 흘려가며 열심히들 운동한다. 나는 게을러서 요즘엔 가끔 찬물에 샤워나 하러 가는데 자세히 보면 몸 좋고 얼굴 잘생긴 사람들이 더 열심히 운동한다.  운동 안해도 될 것 같은 몸짱들은 더 열심히 운동하고( 열심히 운동을 했기 때문에 몸짱이 됐다가 정답이겠지만), 나같이 배 나온 아저씨들은(이제 70킬로 돌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ㅠㅠ 밤에 먹는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줄여야 돼! 술과 안주도 !!)  설렁설렁 자전거나 타며 케이블 TV를 보거나 운동하는 예쁜 여자들 구경이나 한다.

 

요즘 한참 뜨고 있는 클라라 닮은 여자는 왜 그리 만날 특정부위 운동만 하는지. 항상 볼 때 마다 느끼한 덩어리 PT가 들러붙어  과도한 밀착 트레이닝을 해준다. 그만 키워도 되겠구만....

 

 그런데 J 컵 사이즈가 있기는 있는지...  

 

이 책은 제목에서 다들 상상하시는 (나만 그러냐 ? -_-) 여자의 가슴만들기 운동 프로젝트가 아니라 법정 스릴러 소설이라고 한다.

워낙 법정을 배경으로한 책들(소설이든 논픽션이든)을 좋아하는지라 망설임 없이 구입.

제일 컨디션 처지고 재미없고 우울한 날 읽으려고 아껴 둔 비장의 무기. 분명 읽자마자 즐거워 질테니까. 혹시라도 출판사의 과장 뻥 광고였고 재미 하나도 없으면 낭패.

 

법정스릴러 책 얘기하면서 피트니스는 왜 나오고 짝퉁 클라라 얘기는 왜 했지?

 

2. 

 요즘 '착각'이란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책 두 권을 동시에 읽고 있다.

 

'착각하는 CEO'는 꽤나 참신하고 상식의 허를 지르는 재미있는 사례가 많아 제법 꼼꼼히 읽는다. 약간 아쉬운 점은 조금만 더 문장이 매끄러웠더라면 하는 바람이다. 초반에 한정된 문제이길 바라지만 가끔 아주 심플한 사례를 복잡하게 설명한 부분들이 있는 듯 하다. 물론 나의 독해력 문제일 수도 있지만.  끝까지 읽어 보고 좋은 책이라 최종 판단되면 거래처 사장님들께 선물로 뿌려야지.

 

또 한 권의 책은 세일러의 '착각의 경제학'.  엄청 두꺼워서 베개를 해도 될 두께다.

정체불명 세일러의 전작 '불편한 경제학'도 그랬지만 세일러의 책을 읽고 있자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해지고 앞날이 마구 걱정된다. 도대체 왜 이런 책을 사서 보는지 나도 모르겠지만(게다가 싸지도 않다!)  저자의 글발이 좋아서 자꾸 읽게된다. '불편한 경제학'에서 세일러가 예언한 내용도 그리 적중률이 높지는 않았으니  아마 이 책도 틀릴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고 있다. 그런데.... 읽다보면 내용은 정말 그럴듯 하다.

 

마지막으로, 세일러...... 도대체 댁은 누구슈?   정체를 밝히시오 !

 

3.

 요즘 사무실 책상에 흉기처럼 짱 박아 두고 점심 먹고 들어오면 하루에 몇 페이지 씩 읽고 있는 책들.   낮술 마신 날은 아예 조용한 음악 틀어 놓고 열심히 일하는 척 하면서 두세 시간 씩 읽는다. 

대충 읽으면 지루하고 하품 나오는 노친네들의 고리타분한 얘기지만 한 줄 한 줄 음미하면서 읽으면 정말 좋은 문장들로 가득하다.

 

 

책들이 하도 두꺼워서 두세 번 읽을 엄두는 안나서 아예 읽으면서 인상 깊은 문장들은 자를 대고 밑줄을 긋고 있다.  이 책들 완독하는 날, 기필코 축하주를 엄청 마시리!   그런데 세 권 합이 무려 3,550 페이지. 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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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8-2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클라라를 보고 있자면 참...크게 했구나..이 생각밖에 안듭니다.

2.정체를 물어보신다면야.....

"문 프리즈 파워~~~~메이크 업~~
(설마 아니겠죠)

3. 어 아저씨 책이잖아요...두께나 표지모델이나 두루두루....

야클 2013-08-27 10:16   좋아요 0 | URL
1. '눈' 말씀 하시는 거죠?
2. 책 앞에 보면 장인,장모께 바친다는 헌사가 있는 걸 보면 세일러문이 성전환을 하지 않은 이상 가능성 제로입니다.
3. 아줌마,할머니들에게 과연 먹히는 책일까요?

Mephistopheles 2013-08-27 15:23   좋아요 0 | URL
아....눈으로도 볼 수 있겠네요..(므흐흐)

야클 2013-08-27 15:44   좋아요 0 | URL
ㅋㅋ 이심전심 ,염화미소, 심심상인 ^^

세실 2013-08-2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요가 갔는데 날씬하고 이쁜 애들이(?) 더 열심히 하더라구요. 어제부터 다이어트 돌입!! ㅎㅎ
가끔 주말 근무할때 책 읽으면 참 좋더라~~~

야클 2013-08-27 10:19   좋아요 0 | URL
세실님 외모에 요가로 다져진 몸매까지 겸비하시면 도대체 어쩌시려구요?
도서관 사서계의 클라라로 거듭 나시는 건 아닌지 살짝 우려섞인 기대가 됩니다. ^^

oren 2013-08-2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모처럼 동네 연습장에 가서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동을 해봤는데 땀으로 목욕을 하는 기분이더군요. 이런 더운 날씨에도 운동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긴 많더라구요.

몽테뉴의 책은 조금이라도 더 깊이 음미하면서 읽을수록 '그만큼' 더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게 참 신기하더라구요. 저는 이제 1,121쪽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몽테뉴와 그만 헤어져야 하는 게 안타까워서) 멈칫거리고 있는데, 가끔씩 여기 저기 뒤로 되돌아가서 '내가 미처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지나온 대목은 없는가' 두리번거리며 살펴보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뭔가 새로운 느낌을 붙잡는 듯한 기분도 들고요. ㅎㅎ

암튼 야클님께서도 꼭 완독하시고 축하주를 드실 수 있기를 바라며 제가 지금 읽고 있는 대목을 덧붙이고 갑니다.
* * *
초조하게 굴면 "초조는 시간을 늦춘다"(퀸투스 쿠르티우스) 조금합이 다리를 내밀며 거기 걸려서 멈추게 한다. "조급은 오히려 얽혀들게 한다."(세네카) 예를 들면, 내가 보통의 습관에서 보는 것처럼, 탐욕에는 그 자체보다 더 큰 장애가 없는 것이다. 탐욕이 더 긴장되고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소득은 더욱 적어진다.(1121쪽) - <자기 의지의 아낌에 대하여> 中에서

야클 2013-08-27 10:26   좋아요 0 | URL
고전들의 특징이 잘 찾아 보면 제가 처한 상황에 적합하고 필요한 조언들이 언제나 숨어있다는 것도 하나 들 수있을 것 같아요. 오렌님이 댓글로 인용해주신 글도 참 좋네요.
아마도, 제 상상이지만 이 다음에 오렌님이 인문학을 베이스로 한 경영서나 에세이집 쓰시면 정말 좋은 책 쓰실 것 같아요. ^^

hnine 2013-08-27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으며 읽으신다는 말씀은 놀랄일 아닌데 '자를 대고' 라는 말씀에 제 눈이 잠시 멈춰섰었습니다.
세권의 페이지 수를 직접 다 더해보신 것도 그렇고 흠....
몸 상태에 따라, 기분에 따라 책을 골라 읽으시는 섬세함이 있으시다는 것도.
이 페이퍼 하나로도 야클님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가는게 아닌지, 흐흠...

야클 2013-08-27 13:42   좋아요 0 | URL
hnine님 점심 잘 드셨나요? ^^
시험공부 오래 하면서 생긴 버릇이랄까요? 대충 손으로 줄을 그으면 삐뚤빼뚤해서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보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기왕 줄을 그을 땐 자를 대고 반듯하게. ㅎㅎ
그리고 저는 몸이나 기분상태에서 따라 자연스럽게 책을 가려 읽게 되더라구요. 과연 성격적 섬세함 때문일까요? ^^

레와 2013-08-2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주전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산에 올랐던 기분은 정말 최고였어요.
참 이상하죠. 죽을 것 같이 힘든데 기분은 또 날아갈 것 같고.. ㅎㅎㅎㅎ


야클 2013-08-27 14:34   좋아요 0 | URL
2주 전이면 거의 찜통 날씨였을텐데 아마 평지를 걸어도 땀이 났을걸요? ㅎㅎ
원래 산이란게 그 맛에 오르니까요. 문제는 산에는 멋지고 '젊은' 남정네는 없다는 사실...

무해한모리군 2013-08-2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일찍이 전설적 패션모델 나오미 언니께서 말씀하시길 와인컵만 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만 ㅎ

3. 저는 제 책상옆에 '이스탄불의 사생아'라는 책을 놓아뒀는데 조금전 동료가 '흉기군'하고 가네요... 베게로도 좋은데~
수상록을 읽어봐야겠어요... 음

야클 2013-08-27 14:32   좋아요 0 | URL
1. 예전에 보니까 아주아주 커다란 와인잔도 있던데요.....

3. 제 책상엔 흉기급 서적이 아주아주 많아요. ^^

무해한모리군 2013-08-29 17:07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니 샴페인잔이었던거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ㅋㄷㅋㄷ

야클 2013-08-30 22:02   좋아요 0 | URL
저는...... 너무 큰 잔에 술 마시는 건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요....-_-; 뭔 얘기?

yamoo 2013-08-27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정말 궁금한 것이 세일러의 정체입니다! 그는 누구이길래 항상 두꺼운 경제서만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그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에는 책을 읽고 싶은맘이 없다랄까요...넘 두껍다는~ 근데 이 더위에 운동도 하시는군요! 와우~

야클 2013-08-27 23:01   좋아요 0 | URL
세일러의 정체는 저도 궁금한데 내용이 그럴듯하니 자꾸 읽게돼요. 인용하는 근거자료들도 풍부하고.... 설마 엄청난 미녀 경제학 박사는 아니겠죠? ㅋㅋ
그리고 더우니까 시원한 피트니스 안에서 다들 피서 겸 운동하는 건지 사람들 엄청 많아요. 특히 월요일! ^^

2013-08-28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8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ra 2013-08-2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제이컵 있을것 같아요. ㅎㅎ 책은 정말 재미있어요. 술술 넘어가요.
2.경제책들도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저는 못 읽겠습니다. 너무 두꺼워요. ㅎㅎ
3. 책들은 잘 감이 안와요

야클 2013-08-28 22:34   좋아요 0 | URL
1. 헉~~ 설마요.... 안그래도 재밌다는 얘기에 샀어요. 기대 만빵 ^^
2. 저는 경제책을 참 안 좋아해요. 학부때 전공이 경제학인지라 경제이론들과 그 수 많은 그래프들에 물려서요.... 하지만 간만에 한두 권 쯤은 읽을 만해요.
3. 그냥 잠언 모음집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 지루한 잔소리가 많이 나오지만 참고 읽다보면 그리 못 삭힐 내용도 아니더라구요. ^^

transient-guest 2013-08-30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어야 운동하면 몸짱되는거죠, 나이를 먹으니까, 매일 열심히 역기들고, 자전거 타도, 겨우 현상유지랍니다. 술을 줄였더니, 고스란히 간식과 밥이 늘더군요..-_-: 저 위의 3번의 책들, 정확하게는 동서문고에서 나온 판본을 아주 좋아합니다. 저도 여럿 사놓고 조금씩 읽어요. 그런데, 하드커버에 두툼하고 묵직한게 맘에 듭니다.ㅎ

야클 2013-08-30 22:04   좋아요 0 | URL
현상유지가 어딥니까? 대단한 일 아닌가요? ㅋㅋ
저는 하여간 유산소 운동이라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동서문고들은 번역문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가격들이 너무 착해요. 깔끔한 하드커버인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