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 어떤 나무들은 세계사 1995

최승자 시인의 시집 4권을 읽고 일기형태의 감상문을 써내야 하는 과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수필집 중 한권을 읽어봤다

수필 하면 가벼운 신변잡기라고 무시하듯 하는 시각도 있고 어느정도 수긍하기도 한다
쓰는 사람 나름 아닌가 싶다.

저자가 아이오와 라는 낯선 곳에서 약 5개월 동안 지내며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시인 소설가들과의
생활들과 거기서 엿볼 수 있는 그들의 처지와 저자가 바라보는 아이오와 나아가 미국의 당시의 문학계
의 일면들이 잘 그려져 있다

나름대로 저자의 의견이 피력된 부분들에서 간접적이나마 그곳의 풍경과 지구 반대쪽에서
글쓰고 있는 사람들의 낯선 모습들이 면면이 다가온다

곳곳에 김혜순 시인을 연관 시켜 관심을 배가시키기도 하고-담당과목 선생님이시니까-
수필다운 인간미 철철 넘치는 글귀들에서 혼자 키득거리게도 하고-몇번을 혼자 키들댔는지-

말미에 잠깐 언급한 한국문학이 영어권에 소개되지 못하는 문제점들과 저자 나름대로의
해겳방법들도 충분한 공감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제일 재미있는 부분들은 저자의 별자리가 쌍동이자리인데 그것과 관련해서 언급하는 성격적 특성
일랄지 자신의 취향,성질 등등하는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꼽을수 있겠다.
왜냐하면 본인도 그 별저리인고로. 기타 저자가 말하는 개인적인 특질들이 자신과 비슷하다면
그 또한 재미난 일 아니겠는가.

누가 내게 일체의 경비를 대줄테니 외국여행을 가라고 한다고 해도 나는 가지않을거라고
종종 떠벌리곤 했는데 그만큼 낯선 환경과 말도 통하지 않는 소통부재의 상황에 막연한 두려움
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다녀온 것처럼 어떤 프로그램에 따라 어딘가를
방문하는것은 괜찮지 않을까도 생각하지만 여전히 언어의 문제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 또한 새롭게 인식한 사실가운데
'내가 반성하는것이 아니라 반성당하는 것이라는 사실, 끔찍한 사실' 을 저자는 간파했다는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일들이 있을때 과연 그것이 진정 반성할 일인지
아니면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램화된 교육을 하는 사회에 살고있고 전혀 그 프로그램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가 전혀 다른 사회에서 그것을 알게되었을때의 당혹감 혹은 이질감? 등등
그런것을 느껴보기위해서라도 다른 사회에 어느정도 살아보는것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
특히 여성이라면.

수필을 읽고 이렇게 기분좋은 일은 없었을것 같다
얼마나 읽어봤겠느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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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숙만필 황인숙 마음산책 2003

사실 저자는 '한자맹' 이라고 스스로 실토하고 있다 본문에서
그래도 왠지 예스러운 그의 기품, 향기를 나타내 보고저 한자를 옮겨적어 봤다

수필을 읽는 맛은 그 수필을 쓴
사람을 쓰윽하고 들여다 보는 것 같다는 게 아닐지
혼자 이야기 하나씩을 넘기면서 키들키들 거리기도 하고
한참을 멍 하니 있는다
이 '사람'과 이 사람의 '詩'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아니, 현재 그러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과 꽤나 비슷한 구석이 많은데에 대한 호감을 가지는 건 맞는것 같다
-이 책을 읽은 그 녀석은 비웃겠지만-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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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

아아 나는 잠들었는가, 깨어 있는가
누구,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가 없느냐
                                                             -윌리엄 셰익스피어 '리어왕' 1막 4장

예술은 생활의 궁극적인 목표이지 생활의 방편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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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렇치 예술이 생활을 해주진 않지
목표라는 것은 가 닿아야 한다는 생각의 집중
생활은 생각만으로 대체되어지지 않지 지긋지긋하도록 무서운 현실 이라는 괴물과 동격이지
예술은 현실에 있지 않지 늘 동떨어진 곳 갈 수 없는 곳 늘 허기진 곳에 그것이 있다고 하지
그러나 우리는 현실과 생활을 떠나선 존재할 수 없지
예술과 우리의 그 간극 거리
그 사이에서 얼마나 몸부림 치느냐 얼마나 칠 수 있을것 같아?

2.
내가 누구인지 말 해줄수 있는 사람이 있나
그렇다고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말할수 있는 사람은 있나
거울이 반사해 주는 내 얼굴이 진짜 내 얼굴이 맞나
거울을 믿나 어떻게?
눈을 감고 손으로 더듬어지는 얼굴 그것과 거울속 얼굴은 정말 같다고 자신할 수 있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내가 믿는 '내'가 아니라고 손가락질 할때도 나를 '나'라고
확신할 수 있나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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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나는 본능적으로 알지. 시가 결핍의 소산임을. 동시에, 그 결핍의 끝에
문득문득 피어나는 잠깐의 충족임을. 그 충족이 잠깐의 상상의 산물임
을. 그러나 상상적 허상이 아니라 상상적 실체라는 것을 제 꼬락서니로
증거하는, 피 같은 말임을.

미쳐버리고 싶은데 미쳐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미쳐버리고 싶다는 말이 곧 미쳐지지 않는다는 말일 텐
데, 그걸 밑받치고 있는 것은, 뭐랄까, 아슬아슬한 자의
식, 혹은 자존심?

그렇다면, 그렇게 견뎌서 어떻게 되는거지?
그저 견딤의 어떤 결정체가 되는 거겠지.

침묵의 말이란… 어차피, 말은 아니고…겨우 겨우 말
같은… 말을 스쳐가는, 그저 목소리 같은… 넋두리…그
건, 그러니까… 치묵이 원래… 가시처럼 박혀오는… 처음
엔, 잔가시들처럼, 몸 여기저기… 조금 지나면, 굵은 가시
들처럼… 나중엔, 큰 못처럼… 기어이는 몸만한, -p166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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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거나 그럴듯하게 위장되버렸거나
지금도 추진되고 있거나 그럴것.

가능성 충분한 이야기 그리고, 모르고 있을 뿐 일어났었을 .
인간 이란 종족은 결코 자신 이외의 것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는 종족
이해한다, 는 말만 할 수 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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