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인가 - 프린스턴대학교 인생탐구 대기획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2
수전 울프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 내 삶의 의미에 대하여


    이 책의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좋은 삶이라는 것은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연구한 책이다. 우리가 삶은 무엇이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어도 어떤 삶은 보면 ‘저것은 좋은 삶이다.’ 혹은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지’라고 스스로 판단하게 되는데, 좋은 삶이나 나쁜 삶에 대한 대부분의 의견이 같다면 그 정의가 있을 것이기에 저자는 그 삶의 정의에 대해 파헤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저자의 의견이 옳다니 그르다니 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고,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지금까지의 삶과 앞으로의 삶에 대하여.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좋은 삶이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다. 준공무원이신 아버지와 가정 주부이신 어머니, 그리고 누나를 가진 집에서 태어나 어려서 평범하게 자랐고, 서울에 엄청난 부촌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 안에 자리를 잡고 산지도 10년이 넘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집에서 5분 거리인 곳에 다녔으며, 재수 한번 하지 않고 대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대학교에서도 뭐 남들처럼 공부하고, 연애하고, 아르바이트하고, 군대 갔다 오고, 살다 보니 25살이 되어있다. 굴곡이 없는 삶. 사실 나는 굴곡 있는 삶을 원했다. 기업을 세운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 가난했었거나 혼자서 고난을 헤쳐간 경우가 많아서 나 또한 고난을 느끼고 싶어서, 공장에서 일도 해보고, 장사도 해보고 그랬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모두 겉모습뿐이었다. 진짜가 아니었다. 나에겐 항상 돌아갈 집이 있었고, 매달 용돈이 나왔고, 맛있는 밥을 항상 먹을 수 있었다. 내가 한 경험들은 경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굴곡의 진정한 의미도 모른 채 그것을 느끼려고 한 나는 아직 어리다. 그리고 내 삶은 타인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내 점수를 위해, 내 돈을 위해, 내 가치를 위해 일하고, 공부하고, 놀았으며, 의무적인 봉사 외에는 타인을 위해 서 살지 않았다. 


    그럼 이제 앞으로 남은 나의 길고 긴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객관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대상을 사랑하고 이에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여할 때 그 삶은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이걸 내 멋대로 받아들인 결과는 내가 좋아하고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이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나 또한 역시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난 철저하게 ‘돈으로’ 한국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나라는 문제가 참 많다. 세월호 사태를 보면서 정치고, 경제고, 언론이고 분노하지 않을 곳이 없었고 반드시 변화시키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치로 우리나라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계적인 학자를 모셔와도 금방 관두고,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정치인이 있다면 신기한 것이고, 플라톤이 꿈꾼 현인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치보다 힘이 쎈 것은 돈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정말 올바르게, 좋은 의미로 쓰인다면, 정말로 그렇게만 된다면 사회는 반드시 좋아진다. 자본주의가 왜 망해 가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많이 번 사람들의 탐욕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빌 게이츠나 워렌버핏을 중심으로 기부에 확산해서 이 정도인 것이지 그들이 아니었다면 세상은 이미 돈 때문에 망했을 것이다.  나는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과 같은 삶을 살고 싶다. 잘 사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벌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분배해 주는 것. 빌 게이츠 소프트웨어 사업은 당연히 컴퓨터를 소유한 국가들에서 돈을 번다.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워렌 버핏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계를 기준으로 잘 사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벌어 들여 가난한 사람, 가난한 사회에 돌려 주는 것.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가치 있고, 객관적으로도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대의를 위한 삶이기도 하고 나를 위한 삶이기도 하다. 난 애초에 판매에서부터 가난한 나라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물’을 이용한 사업이 좋을 것 같은데,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 여전히 물이 부족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에비앙, 페리에를 찾는 사람들도 넘쳐난다. 탐스나 와비파커의 전략처럼 물을 한 병 사면 같은 양의 물은 물 부족 국가에 전달하는 것. 그리고 비싼 물을 판 돈으로도 도움을 주는 것. 글로 쓰니 멋있지만 큰 문제가 있으니, 그건 바로 내 자신이 그럴 역량이 되느냐이다. 난 단지 일개 대학생일 뿐인데, 십대 때부터 천재성을 드러내 돈을 벌기 시작한 그들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 


    이렇게 장황하게 써놓았지만 ‘너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 왜 너는 저런 삶을 살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글쎄올시다. 이게 어려운 것만은 확실하다. 저자도 ‘삶의 의미에 대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살아가면서 무엇을 원하고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만으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논의는 여러분이 삶의 의미에 관한 기존 생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으니. 끊임없이 고민하자.





- 내공에 대하여



  이 책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삶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 프린스턴 대학교 인간가치센터가 25년간 연구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그런 유서 깊은 센터에서 수전 울프 교수의 강의를 대표로 내세워 책을 내놓았다는 것은 그 교수의 전문성, 내공이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을 보면 권위를 가진 교수가 쓴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구성이다. 책의 앞부분은 수전 울프 교수의 강의를 두 개로 나누어 이루어져 있고, 바로 이어서 네 명의 철학자의 논평이 등장한다. 그 이후에 그 논평에 대한 수전 울프 교수의 답변이 실린다. 자신만의 전문 분야에 대가이지만 비판을 서슴없이 받아들이고 자신의 답변을 쓸 때도 개선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 인정하는 모습은 당연한 것이었는데도 나에겐 낯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태도를 쉽사리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각자의 정답을 가지고 있고, 상대의 정답은 무시하는 사회. 자신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오만함과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토론하기를 꺼리는 분위기 역시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연구에 논평을 하는 것도, 받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 일 것이다. 건전한 논평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논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논점도 명확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딴 길로 새기 십상이다. 하지만 수전 울프 교수는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확신과 학자로서의 겸손함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논평을 게재하고 답변도 명쾌하게 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학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이가 본받을 만한 점이 분명하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고 자신의 지식을 뽐내려고 한다. 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지식이 대부분이고, 알맹이에 대해 물어보면 모두 묵묵부답이거나 역정을 낸다. 내가 이만큼 공부하고 책까지 냈으니 내 지식에 흠잡지 말라는 듯이. 물론 나도 쥐뿔도 모르고 하는 소리이지만, 그리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참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가 비판을 받아들이기에는 미숙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해결책이 토론식 교육과 문화라는 것을 나도 알고, 친구도 알고, 옆집 개도 알지만 바뀌지를 않는다. 아주 아주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  교육부장관은 할 수 없다. 각종 외압과 구조화된 교육을 지키는 것만 해도 힘드니까. 결국 기업이 할 수 있다. 국가를 휘어잡을 수 있는 기업. 허나, 하나의 절대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리더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우리나라에서 삼성이라는, 세계 7위라는 기업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더가… 우리나라에도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나 엘런 머스크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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