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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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은 먹방과 여행이 유행하는 현대 한국 사회 심부를 문장으로 꿰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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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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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단편집

 

마지막으로 치달을수록 농도가 진해진다. 그러나 정확히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굳이 말하자면 생의 아이러니 정도로 얘기할 수 있는

구멍도 강가의 개도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도 모두 그런 작품

자꾸 왜라고 질문할 수도 있겠지

아니면 시놉을 간결하게 분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바닥에 남아있는 듯한 가루를 쓸어담아 손바닥에 모은 뒤 후 불어내기

 

뭐 그런그런

 

 

 



집에 와 이 책을 끝까지 읽고 좀 나아졌다. 그래 원래 인간은 바보 같고 멍청한 짓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존재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때로 어른어른 반짝반짝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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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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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니멀리즘과 무념무상을 방해하는 책. 자꾸 잡소리를 하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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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의 끝 그리폰 북스 18
아서 C. 클라크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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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외로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광막한 우주에 대한 동경과 우주에 비한 왜소함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상상할 없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 다다를 없음에 대한 아득함까지를 소설은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날 문득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에게 나타난 다른 종족들, 그들은 이미 지구의 과학이 다룰 없는 분야, 설명할 없는 행위로 물질계를 이룩해내고 있다. 인간들은 아득함, 우정, 경외심의 다양한 감정 속에서 그들을 만난다. 그들의 비밀에 대한 호기심까지도 감정의 영역이다. 감정의 영역을 각각의 인물이 담당한다. 감시관을 처음 과학자, 세계의 총수, 호기심의 , 신비의 문을 여는 진과 신비의 영역을 이해할 수는 없으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남편 조지까지.

인물들의 이야기는 상대성 이론의 시간과 공간의 얽힘을 투사하며 우주에 대한 묘사에서 말할 없음, 언어(하나의 문화 공유점으로써) 원리까지도 약소하게나마 뚫는다. 우주인과 만나는 잰의 부분에서.

하나의 공통을 향한 인류의 진화가 지점에 있다. 오버로드의 목적지이나 오버로드들은 다다를 없는 세계. (아인슈타인이 싱대성 이론의 반대 지점에 있는 통일장 이론을 만들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인류는 정신의 세계로 이룩해버린 . 그러나 물질로는 다다를 없는.

여기서 다다를 없는 나라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원제는 안남. 전혀 다른 이야기이나 장르도 SF 아니나 비슷한 주제다. 정신에 대한 아득함. 종교도 무엇도 넘보긴 하나 넘보다 마는 정신의 세계. 고독이 끝나는 순간, 다른 고독이 고독을 벗어나려 애쓰며 느끼는 비애. SF 담긴 감정, 신비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순간.

 

 


'외롭다?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까?' 조지는 궁금해했다. '외로움이야말로 아이들이 다시 느끼지 못하는 감정일 텐데.' 오직 개인들만이 외로울 있었다. 오직 인간들만이, 마침내 장벽들이 내려졌을 , 외로움은 인격이 사라지듯 사라져버릴 터였다. 헤아릴 없이 많은 빗방울들이 바다로 합쳐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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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창비시선 334
이장욱 지음 / 창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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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카페 주인은 전화번호를 생일기분으로 저장했다. 생일날 내가 언니네 이발관의 생일기분에 대해 친구에게 설파했기 때문이다. 그날 카페에 손님은 우리 뿐이었고 그래서 전화번호 옆에는 생일기분이라는 글자가 찍혀있다.

생일기분은 이런 노래다. 생일날 친구들과 그럭저럭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 그런데 이런 기분은 뭐지, 이런 기분 정말 싫어. 그런 노래다.

 

이장욱 시집의 해설을 읽다가 문득 나는 전화번호 옆에 찍혀있을 노래 제목을 떠올렸다. 아마 어느 겨울 무렵이었을 것이고, 그때 나는 츄리닝을 입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직 학교에 다닐 무렵이었다면 그랬을 수도 있다. 츄리닝을 입은 생일날 친구에게 이런 기분 정말 싫어를 설파한 이유.

이장욱 시집을 읽다보면 잔혹한 동화가 떠오른다. 동화는 아름답고 완벽한 세계에 끼어든 마녀라든가 죽음이란든가 하는 것들을 파스텔톤으로 터치한다. 그렇다고 죽음이 죽음이 아니지도 않지만, 죽음이라는 실제적 사건의 무게는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가벼워지고 질량도 무게도 없이 죽음이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치환된다. 마치 헤피엔딩을 향한 통과의례마냥. (이제 광고에서도 차용할 만큼 다들 알다싶이) 해피엔딩이란 얼마나 순간적인 것인가. 그러니까 명동에서 사고 당장, 정말 순간적으로 잠깐 기쁜 것처럼.

그리고 옷은 옷장 속에서 다른 옷들과 같은 의미로 전락한다.

우리는 계속 살아야 하므로, 계속 먹고 싸고 입고 어딘가에서 비를 피하기 위해 은행과 거래하고 통신사와 거래하고 전자기기 회사와 거래하고 그들과 전화번호를 나누고 주소를 나누고 고객님이 되고 고객님을 불러야 하므로, 삶이란 동화 헤피엔딩에서 끝이 나지 않는다. 희한한 느낌, 희미하고 희박한 질문들, 희미하고 희박한 존재들에 비해 세상의 질서란 파란 불에서 빨간 불로 바뀌듯 명확하다. 자본주의적 질서라 해도 좋고 세계화의 질서라 해도 좋고. 아무리 비행기를 타고 나라 나라로 가봐도 변하지 않는 여러가지 것들. 횡단보도가 있고 인도가 있고 차도가 있는 때로 교통사고가 나고 사망자 수가 찍히고 뉴스가 나오는 익명의 세계. 세상의 질서는 무시무시한 동화 파스텔톤 터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질 때처럼 질문들이 세어나오는 이상한 세계. 바로 여기. 송곳니를 가진 육식주의자와 채식주의자 사이를 방황하는 이상한 , 인간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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