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눈덩이를 굴리는 일과 비슷했다. 사랑할수록 더 사랑하게 된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미워할수록 더 미워하게 된다. 매 순간 관계가 호의와 악의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 P166

죽은 뒤에야 우리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알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잘 살고 싶다면 이미 살아본 인생인 양 살아가면 된다. - P214

"그리움은 지금 우리가 강의 바깥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니까요."
- P219

반면, 걷기는 전혀 애쓰지 않아도 된다. 걷지 못할 만큼 몸과마음이 힘들 때도 있지만, 대개는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별노력 없이, 수월하게. 그럴 때 걷기는 사랑과 닮아 있다.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술술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사랑은 지금의 내 마음과 몸으로 하는 일이지, 과거나 미래의 몸과 마음으로 하는 일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지금의 몸과 마음을 긍정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게으를 수도 있는, 지금의 몸과 마음으로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어찌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 P254

살아간다는 건 우연을 내 인생의 이야기 속으로 녹여내는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면 우연이란 ‘나‘가 있기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행운과 불운이 그 모습을 달리하는게 인간의 우연한 삶이다. 결국 우리에게는 삶에서 일어나는온갖 우연한 일들을 내 인생으로 끌어들여 녹여낼 수 있느냐,
그러지 못하고 안이하게 외부의 스토리에 내 인생을 내어주고마느냐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 P262

죽어가는 사람은 늘 있을 테니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여름은 모두 누군가 죽고 난 뒤의 여름이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분명 좋은 여름, 최고 - P263

다음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우리에게 남긴 지침이다.

사랑하라. 그리고 그대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

그는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제일 먼저 이기적인 마음을 버린다. 자기 이익부터 챙기려는 탐욕의 마음에서도, 나만 손해본다는 두려움의 마음에서도 벗어난다. 그다음으로 겸손해야 한다. 남을 깎아내리면서 자신을치켜세우려는 욕망에도 답하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에 답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 아이를 돌보는 엄마처럼 삶의 주인이 되어 지켜보는 마음을 얻는다. 그러면 저절로 내면에 고요함이 찾아온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갈망도 싫어하는 것에 대한 혐오도 없는 이 고요한 마음으로 매 순간 풍요롭게 펼쳐지는 너무나 많은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 P265

‘사랑한다‘라는 동사는 매 순간 새롭게 펼쳐지는 세계와 대면한 사람의 역동적 순응을 뜻한다. - P265

자기 앞의, 어쩌면 우연으로 가득한 삶을 기꺼이 받아들임, 그러므로 이 세계 안에서 타자와 함께 매 순간 새롭게 시작하기.
사랑이란 지금 여기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결심이다. 그게 우리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다. 사랑하기로 결심하면 그 다음의 일들은 저절로 일어난다. 사랑을 통해 나의 세계는 저절로 확장되고 펼쳐진다.
그러니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길 기뻐하는 것을 더 기뻐하고, 사랑하는 것을 더 사랑하길. 그러기로 결심하고 또 결심하길.
그리하여 더욱더 먼 미래까지 나아가길.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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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리의 위치가 모든 걸 결정해. 우리가 감각하는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크거나 절대적으로 작은 것이 없어. 멀고 가까운 것만 있는 거야. 그러니 어떤 대상의 크기는 우리가 어디에 있느냐에 달려 있어. 그 위치가 우리의 의지를 뜻해. 아무리크다고 해도 우리 위치에 따라 얼마든지 작게 만들어버릴 수있어. 그러다가 아주 멀어지면 어떻게 되지?"
"소실점으로 사라집니다."
지훈이 대답했다.
"우리가 바라보는 물리적 세계에는 그런 소실점들이 한두 개가 아니지. 지금도 수많은 것들이 그 소실점으로 사라지고 있어 이게 우리가 사는 물리적 세계의 참모습이야. 그럼 그 사라지는 것들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뭘까?" - P137

누구도 스스로 존재할 수는 없다. 누군가를 존재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가야 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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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런 거야.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더라도 그 좋은 기분만은 잃지 말자고 우리 오늘 약속하자.‘ - P58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그토록 다정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없이 다정한 목소리와 행동이었습니다. - P102

저는 그를 안았습니다. 그의 육체뿐 아니라 감정과 이성까지도 모두 안을 수 있었습니다. 머릿속은놀랄 정도로 고요했습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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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적 낙관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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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식물에 관련된 가장 깊이 공감한 책이 아닐까 싶다. 다른 책들이 무용했다는 말은 아니다. '작가'라는 말이 존재할 있는 이유를 같았다. 명함으로서 작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회의가 때가 많았다. '차가운 실망' 빠져서

 

가끔씩 식물학자나 만화가 다양한 사람들의 식물 관련 책을 읽곤 했다. 관심사여서라고 있을 텐데, 책들 단연 식물에 대한 애정이 발동하는가에 대해 가장 깊이 있게 말하고 있는 책이 아닐까 싶었다. 식물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식물을 바라보는 우리 마음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가드닝이 유행하는지, 사람들은 화분을 사다놓는지에 대해 사회학적, 인과적 설명을 넘어서

 

가령 이런 표현들이다.

 

식물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좋은 마음도 그런 안도였다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식물들이 피고 지는 숱한 반복을 하며 가르쳐주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경탄이나 미적 수사들이 아니라 공기와 빛으로 만들어낸 부드럽고 단순한 형태의 삶의 지속이었다-p.173

 

 

가장 간절하고 애끓는 마음이   우리는 이런 것에 기대게 된다고 생각했다나무물결하늘구름처럼 모두에게 주어져 ‘갖는다 개념이 아예 불가능하고 그래서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는 것들에. - P87

 

김금희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닫힌 마음이 펴지는 느낌이 든다. 글의 이런 힘을 믿어야겠다.

 

집에서 키우고 있던 식물들도 다시 돌아보았다. 오래 키우고 있는 몬스테라나 싱고니움, 테이블야자, 아몬드페퍼, 당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많은 집에서 키우는 잎이 넓은 아이, 장미허브, 바질 , 그동안 외면하고 있던 이들의 얼굴을 살아있음으로 바라보는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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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깨어있기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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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개고 유심조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체의 괴로움은 마음이 지어낸다는 .

오랜만에 말을 떠올려봤다. 지금 생각해보니 바깥이 시끄럽다고 투덜대던 나의 모든 말은 마음이 시끄럽다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시가 되려다 꽃을 피우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을까. 푸념으로 멈춰버려서.

거기 자리에서 피어나고 있던 마음들이 혼탁해서.

 

일을 그만두기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팟캐스트를 많이 들었다. 그때도 이런 생각을 많이 했을 텐데, 결국 내가 지은 업인지 결론은 여기다. 지금 물어야 한다. 여기 뭐하러 왔어, 그거 하고 있니, 라고.

 

가족들에게 가졌던 불만도 상황에 대한 불만도 많이 나아졌다. 마음이 일으킨 것들이다, 그는  열심히 살고 있고 상황들이 그렇게 해서 빚어졌음에도 내가 거기서 일으킨 고집이 가장 크게 작용했음을.

아니라는 생각이 내려놓고 '' 해봐야 겠다. 내가 일으킨 환상이 만들어낸 부정인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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