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은 냉정하게 실행은 담대하게
어떤 일을 판단하고 논의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감정에 휩쓸리지않고 냉철하게 그 일의 손익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면, 실제로 일을 맡아 실천하는 사람은 이해득실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맡은 바를 묵묵히 이행하며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실리를 따지는 것이 아닌, 성실과 용기입니다.
일의 성공은 이 두 종류의 태도가 조화롭게 작용할 때 이루어집니다. 판단하는 이의 분별력과 실행하는 이의 몰입이 함께할 때, 비로소 일이 제대로 풀리는 법입니다.
전집 174 일을 논의하는 사람은 그 일 바깥에 있으니 이해관계의 실상을 분명히 살펴야 하고, 직접 그 일을 맡은 사람은 그 일속에 있으니 이해득실에 대한 걱정을 끊어야 합니다. - P203
권세 앞에서도 중심은 잃지 마라
세상의 중심에 선 사람일수록 더욱 바른길을 걸어야 합니다. 권세와 이익이 얽힌 자리에 있는 이는 언제나 유혹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외면의 화려함보다 내면의 바름이 중요합니다. 아첨하는 이들을 가까이하고 그들의 타협에 휩쓸리는 순간, 자기 뜻을 잃게 되고, 반대로 지나친 정의감으로 경직되면 뜻하지 않은 화를 부를 수도있습니다.
중심을 지키되 부드럽고, 뜻을 지키되 무르지 않게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권력의 문 앞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길입니다.
전집 175 선비가 권세있는 자들과 교류하거나 요직에 있을 때는 자신의 행동은 엄격하고 분명해야 하며, 마음은 온화하고 부드러워야 합니다. 권세에 아첨하여 부패하는 무리에 빠져서는 안 되고, 의롭다는 명분 아래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하여 위험을 자초해서도 안 됩니다. - P204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삶
선과 의로움을 내세우는 이가 오히려 비방의 표적이 되는 아이러니는 인간사회의 오래된 그림자입니다. 선을 말하고 도를 외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그 사람을 시험하려 들고, 때로는 시샘하거나 험담하게 됩니다.
진정한 덕은 드러내려 할 때보다 조용히 실천될 때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현인은 겉으로 드러나는 칭송보다는 마음의 평온과 조화를 중시합니다.
억지로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현인의 지향점입니다.
전집 176 절개와 의로움을 내세우는 사람은 오히려 그것으로 비방을 받기 쉽고, 도학을 드러내는 자는 종종 그 이름으로 책망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현인은 악한 일에 가까이 하지 않되, 굳이 선한 이름도 세우려 하지 않습니다. - P205
한순간의 자비가 세상을 밝힌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거대한 업적보다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따뜻함일지도 모릅니다. 순간의 자비는 단지 눈앞의 누군가를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따스한 기운을 전파합니다.
이는 두 공간, 곧 하늘과 땅 사이의 기운을 부드럽게 감싸며 세상을 고요히 만듭니다. 또한, 마음 한편의 맑고 진실한 결백은 그 자체로 향기처럼 남아,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길이 이어집니다.
조용한 선이야말로 인생을 빛나게 하고 세상을 정화하는 진정한 힘이 됩니다.
전집 178 한순간의 자비로운 마음은 온 세상의 조화를 빚어내고, 한치의 맑고 깨끗한 마음은 백대를 이어 퍼지는 향기로운 이름을 남깁니다. - P207
반대로 평범해 보이는 덕성과 무던한 행실은 외면받기 쉬우나, 바로 그 일상적인 도량이 사람과 세상을 편안하게 만들고 화를 막아줍니다.
때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무던함‘이야말로 삶을 지키는 가장 깊은 지혜일 수 있습니다. - P208
참음은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기둥이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비탈길이나 위태로운 다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참는 힘‘입니다. 참음은 소극적인 안내를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잡고 상황을 통과하는 능동적인 지혜를 말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얽히는 복잡한 감정이나 세상의 부조리한 흐름 앞에서도, 바로 이 한 글자 ‘참을 인(忍)‘이 우리를 지탱해줍니다.
한 걸음 물러서며 참아낸 시간이 결국 우리를 깊은 수렁이 아니라 단단한 길로 이끌어줍니다.
전집 180 속담에 이르기를 "산을 오를 때는 비탈길을 견뎌야 하고, 눈길을 걸을 때는 위태로운 다리를 견뎌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참는다‘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 사이의 혐한 감정과 세상의 굴곡진 이차를 생각해 보면, 참는다는 인내심이 없으면 금세 인생의 덤불이나 구덩이 같은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 P210
오히려 소리 없이 정직하게살아가는 사람에게서 더 깊은 품격이 느껴집니다. - P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