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문학과지성 시인선 112
장석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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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지난 일이지만

이 시집을 읽는 동안은 천천히 다녔던 것 같다.

꽤 천천히 걸었고 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원래 그리 빠른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서 어떤 이는 나보고 넌 더 천천히 살 필요는 없어

라고도 하지만

나는 천천히 걷고 천천히 보는 일이 좋다.

천천히 걷다 보면 가랑잎이 거리를 쓰는 소리도 들리고 매일 듣던 차소리도 예사롭지 않고

육교에선 구름에 달이 가려지는 광경을 보게 된다.

급하게 다니면 그런 광경은 그냥 나랑은 아무 상관 없이 자기 갈 길을 가지만

천천히 다니면 여러 가지를 만나게 되고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사물들이나 자연들이나 사람들이나 여러 가지 것들이 지구에 있다고 느께게 된다

 

이전에 읽었던 책인데, 그래서 막 책에 표시가 되어 있기도 했는데,

다시 또 읽으니 또 새롭다.

물론 수업을 듣느라 공부를 하려고 읽은 거지만,

말이다.

시집을 읽고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하다.

사람들은 시가 다 무슨 소용이냐고, 그래 어느 시에는 모든 게 다 상품인데

찬 방바닥에 엎드려 시를 쓰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가끔 그런 말들이 찌릿찌릿해도

시집을 읽으면 좀 다른 세상에 살게 된다.

이 시집은 천천히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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