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라사를 우쓰와 봤다.
분명 윤영선 선생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뭔가를 써야 하는데
지금은 남의 무엇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짧게 나마 하자. 인생은 훈련이 필요하고 습관이 필요하다. 확실히 그렇다.
시동라사에 대해 처음으로 말했던 것이 윤영선 선생님이구나.
잘 썼다고
그랬었다.
그때부터 연극으로 보고 싶었는데 보는데 4년이 걸린다. -_-;
그 사이 윤영선 선생님은 돌아가셨다.
세상일은 알 수가 없다.
재미가 있었다. 어떤 면에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통해 대한민국 소시민들의 삶을 추적한다.
무뚝뚝하고 땅딸막한 대한민국 아버지라 할 법한 시동 라사 주인과
예쁘고 세련된 삶을 원했거나 어울릴지도 모를(피아노로 대변되는) 그의 아내
그리고 그 사이에 등장한 남자, 아내의 옛 남자친구이자 지금은 성공한 공무원으로
시동라사에서 300만 원 짜리 하얀 양복을 맞추는
그래서 시동라사 주인이 근 5년만에 양복을 만들게 한 그 남자
그 남자에게 굽신거리는 남편을 보는데 아찔하고 서글프고 그러면서도
주변 인물들(시동라사 주인의 친구인 군인과 전파상 주인)이 웃음을 준다.
세상은 변하는데 거기 적응하지 못하는 자그마한 남자의 절규
그 절규에 힘겨워하기도 하며 때로는 응원도 하는 아내
그것을 양복점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그린다.
현실과 관계를 잘 그려나간다.
웃기면서 슬프다.
배우들 연기도 좋았다.
여자의 점점 펴가는 얼굴이 피아노 때문인지 바람 때문인지 모른 채
연극은 끝난다.
남편이 손을 완전히 다쳐가며 만든 그 양복을 입은 남자가 아내를 채갔는지
아니면 그것으로 그 둘 사이에 현실의 출구가 생겨 헤쳐나갈 수 있는지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