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소녀 카트린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이세욱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빠트릭 모디아노라는 내게는 생소한 작가보다는 장 자끄 상빼라는 익히 들어본 이름의 삽화가이야기...

이 사람이 그린 그림이 들어간 책은 도시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면서도 (그림 또한 도시의 모습이 그대로 이다, 빌딩, 분주한 거리, 상점들 등) 그 일상이 물감으로 채색된 것처럼 잘 보인다고 할까 선명해진다고 할까 그러면서 가치가 생긴다. 그저 어린 시절의 추억담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그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본 안경을 벗고 보는 세상이 어딘가 조금은 다른 곳으로 변한다는 그 설정조차 이 사람의 그림과 함께하는 순간 그 일상은 전혀 다른 모습의 훈훈함, 정겨움을 안게 되는 것이다. 그리웠던 것들처럼, 아니면 오늘 아침 보니 어제와 다르게 창밖 풍경이 아름답다 식의 분석 이전에 마음이 꿈틀거리며 나 역시 그림을 따라 그린다는 것...

여담으로... 안경을 벗고 보면 나는 가로등이 불빛나무처럼 보인다. 거기서 열매를 하나 툭 따서 먹고 싶어진다.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트리가 갖고 싶으면 높은 데 올라가서 안경을 벗고 도심을 바라본다. 그러면 시력이 나쁜 것도 괜찮은 일이군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온 세상이 트리가 되는 상투적이지만 그 순간만은 점으로 찍어두고 싶어지는 마법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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