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여름 나는 생애에서 가장 훌륭한 생각이 떠오른다 

 

나무를 가꾸는 방식으로 구름을 가질 수 있다면...... 

 

그해 여름 나는 생애에서 가장 훌륭한 생각이 다시 떠오른다 

 

구름의 형상과 구름의 습기는 무관한 것인가 

구름이 물고 가는 것은 나의 상상력 

 

존재의 근원을 체험하고 스스로를 다시 선택할 때 

구름은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 

 

나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아름다운 방향과 

치어 죽은 고양이와 새들의 영혼이 추스르는 

조각난 뼈와 살점들 

 

골목에서 담장 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웃고 있는 구름  

 

1999년 그 여름의 습도는 전부 형상을 가졌지만 

사라진 동물들의 꼬리에서 다음 해가 이어졌다 

 

나는 한결같이 생애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생각에 매달린다 

 

전쟁은 분명하지 않으며 

매번 다시 죽기 위해 

 

구름은 구름의 뒤를 물고 

치어 죽은 동물들은 더욱 납작하게 엎드리는 것이다 

 

-이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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