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 - You Are My Sunshin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 운명이라거나 단 한 번의 사랑이라거나

나는 그런 거 별로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단순성 속으로 본인을 자꾸만 몰아가는 것

자기가 자기를 속이고 있다는 걸 알지만 속는 것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랑한다는 거는, 음, 그래 좋은 일이지만, 가끔은 가득찬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사랑한다는 거는 결국, 자기가 인간임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려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상처받고 상처주고 괴롭고 괜찮고

그렇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영화가 보는 내내 약간은 짜증스럽고 보기 민망하기까지 하게

느껴졌다.

나는 아무래도 그에게 잘 감정 이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가 그토록 그녀를 갈구하는 것을 보여줄 뿐, 그 이외에 무엇도 없기 때문에.

사랑은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무책임하지 않은가.

이제 나는 대충이지만 어떤 것이 그냥 그런 거야, 그걸로 족해

라고만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다룬 것이고, 실제로 일어난 일이지만

감독은 왜 저것만 보여줬을까, 왜 저기에 온갖 포커스를 맞추고 약간은

보기 민망한 장면들까지 삽입해 넣으며, 치장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어서 시간이 가라고 혼자 중얼대며

영화를 보았다.

내겐 이 영화가 그다지 인간적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코엑스 11시 프로를 봤는데, 사실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아니었다.

유럽영화제를 보려고 아침 8시 15분부터 일어나 약간 노닥거리다 집에서 출발해

표를 끊을 때가 딱 11시 였는데,

세상에, 매표소 직원이 전산이 끝나서 표가 발권이 안 된다는 거였다.

앞에 서 있던 남자와 나는 허탈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다. 왜 영화 같은 행운은 잘 벌어지지 않는데, 영화 같은 불행은 잘 벌어지는 걸까.

매표소 직원은 그 남자와 나를 동반자로 오해했는데,

그 남자와 나는 서로 같이 온 거 아니에요, 하고는,

그냥, 모르는 채 돌아섰다.

보통 영화 같은 데서 보면 이럴 때 썸씽 스페샬~~~ 인데 말이다

물론 그 남자 얼굴은 보지 못 했다.

순간 너무 화악 열이 받아서, 미처 거기에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만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대타로 본 너는 내 운명은 약간, 에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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