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전인철 연출
윤영선 극
-어느날 들이닥친 이웃들
이웃과의 상생을 도모하자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한 독문학 전공 교수 김가형과 그의 가족들이 연말 무렵 시골로 이사온다. 집은 왠일인지 너무 쌌고 그것을 행운으로 여기던 그들 가족에게 들이닥친 화해의 길닦기 클럽 마을 주민들. 동장과 노망 든 할아버지, 오로지 청소밖에 모르는 여자, 시끄러운 여자, 삼수생이자 시인지망생 홍모씨까지. 그들은 점점 멋대로 집을 점령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이론에 입각해 늦은 밥 그들을 내쫓지 못하고 맞이할수밖에 없던 교수는 그들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점점 그들의 무례는 도를 넘어선다. 마침내 김희아란 남자가 들어서며 그들의 정체는 가족들로 드러나고 폭력적이고 위압적인 방식으로 집 1층을 지배하지만 인텔리인 김가형의 가족들은 그들에게 맞서지 못한다.
지식인 계층의 허위 의식과 배우지 못한 이들의 무례를 동시에 폭로하는 이 작품은 두 계층 사이의 화합의 불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말로만 상생과 조화를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가를 보여주는가 하면 각각의 캐릭터로 극 전체를 압도한다. 못배웠기에 그게 한이고 그런 만큼 더더욱 예의바른 듯한 방식으로 자신을 낮추며 상대방을 몰아가는 동장, 초등학생 때 청소를 잘한다는 말을 듣고 그 말에 몰입하는 청소하는 여자 등등은 극을 풍성하게 한다. 희안한 방식의 폭력, 말로만 화합을 떠들기에 인각 각자의 삶과 그에 따르는 성격, 숨겨진 본성은 얼마나 기괴한가에 대해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