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80이 되면 인생에 대해
할 말이 많구나 라는 것을 실감
영화를 보는 내내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생각되지 않지만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크리스틴 콜린스가 월터라고 주장하는 다른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그 아이를 경찰측에서 크리스틴의 아들이라고 주장할 때는 어처구니가 없었고 그녀가 정신병원에 감금되었을 때는 분노가 치솟았다. 그러다가 살인범과 그의 사촌 동생 얘기가 진행될 때는 경악과 처연함, 사촌 동생에 대한 동정이 오갔는가 하면 그녀가 끝까지 아들에 대해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 하는 대목에서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인간성의 질기딘 질긴 끊어지지 않는 면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근데, 음악까지 클린트 이스트우드일 줄이야
"이 할배 정말 장난이 아니군!"
이런 말밖에...
그녀는 끝내 아들을 찾으려 했다는 것 뿐이다. 그런데 공권력이라든가, 살인범이라든가 하는 어떤 이상한 집착에 휩쌓인 이들에게는 그 순수한 욕구가 보이지 않는다.
까뮈의 페스트를 읽은 얼마 뒤라서 그런지, 나는 저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생명도 생명이니까 살인은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게다가 그렇게까지 죽기 싫어하니 더더욱 미운데. 아, 정말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