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 - 근현대 산문 대가들의 깊고 깊은 산문 모음 봄날의책 한국산문선
강운구 외 지음, 박미경 엮음 / 봄날의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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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읽는 동안 마음이 따끈해졌다. 


은경이에게 선물로 줬던 산문집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에 대한 답장으로 받은 책이다. 은경이가 그 책이 좋았다며 다음으로 읽을 산문집을 고르며 내 것도 하나 골랐다며 보냈다. 

이동 중에 주로 봤다. 광주로 가는 버스에서, 강릉으로 오는 기차에서 한 편씩 읽었다. 초반부는 따끈하고 좋았는데 후반부의 백석이나 이상의 산문은 너무 오래 전 사람들이라 그런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산문도 시대가 있나? 낯선 단어들도 걸렸고, 느낌도 그때와는 달라서일까. 

엮은이는 이 글들이 탱자 같다고 했다. 그래서 제목을 탱자라고 했다고.

그러고 보면 탱자나무를 직접 본 것도 여기에 와서 였으니 내 삶은 많이 달라졌다. 원하던 방향이다. 경제적인 가치, 사회적인 가치 면에서는 조금 어려워졌지만... 탱자나무가 어떻게 생겼나 찾아봤을지도 모르니, 사람이 가는 길은 자기만 아는 법인가. 

글에서 사람은 솔직할 수 있다. 가난에 대해서도, 나의 한 시절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부끄럼 없이, 그런 게 좋다. 동정이나 연민도 없이, 그저 지나온 걸음들, 가고 있는 걸음들을 적고 그게 어떤 공명음을 불러일으키고. 


2025 12 29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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