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신을 찾아서 - 신념 체계와 삶의 방식에 관한 성찰 성찰 시리즈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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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때문에 책을 읽었다. 세상에 신이 있다면 세상이 어찌 이리 엉망일 수 있는가라는 종류도 담긴 불안.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 파스칼, 오뒷세우스, 에이해브

철학자들과 문학 속 인물들의 여정 속에서 신을 쫓는 과정을 추적한다.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 파스칼이 쫓았던 그 신

그 신은 아마 숨어있으리라 영영

우리는 그가 어디 있는지 모르나 계속 나아가며 그를 찾아가리라 

멈춰 서는 곳에 그가 있을지도…


2017년 2월 5일 일요일


불안은 나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의미구조가 붕괴된 것이라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 P104

파스칼의 두려움은 바로
이 생성 때문에 생겨난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우주 속에 있는 "인간은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19) 그는 신에게서, 생성을 겪지 않는 신에게서 벗어나 있다. 신이 있는 곳이 그가 있어야 할, 있고 싶은 곳이다. "그는 그의 진정한 위치로부터 떨어져 나와서"(19) 있으므로 두렵다. "우리는 진리도 선도 소유할 능력이 없다."(62) 우리는, 존재의 진상에서 보면 우연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데, 그 우연함이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 P145

신이 세계를 창조하였다는 것은 신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였다는 것이다. 신이 세계에 부여한 의미는 ‘좋음‘이다.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기, 1:31). 존재의 진상은 있음과 없음을 오가는 것이라 해도 그 과정 자체에 ‘좋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기독교다.
- P148

인간은 신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언정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신을 찾았다고 선언할 수도, 현존을 증명할 수도 없다. 파스칼은 고백한다. "하느님께서는 숨어 계시기를 원하셨다는 것. (…)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숨어 계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숨어계신다고 말하지 않는 모든 종교는 참 종교가 아니다"(팡세, 275). "참으로 당신은 자신을 숨기시는 하느님시이십니다"(이사야, 45:15)
신은 숨어 있다. 우리는 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으니 신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없다. 알지 못하니 갈 수 없다. 어쩌면 우리는 이것에서 위안을 얻을지도 모른다. 멈춰 설 곳을 알지 못한 채 계속 나아가기만 하는 것은 비극적 전망이 아니다. 그저 가는 것이다. 꿈도 없이 희망도 없이. 어디에 있는지 알면서도 가지 못하는 것이 차라리 비극이다. 저기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 닿을 수 없다는-그것이 슬픔 아닌가.
- P150

슬픔을 이기려면,
내가 멈춰 선 곳에 신이 있다고 확신한다. - P151

우리의 모든 탐구는 ‘숨은 신‘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그것이 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그것을 찾아가는 삶의 과정에 있다. 더러는 바다를 건너가기도 하면서 더러는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면서, 때로는 오뒷세우스처럼 때로는 에이해브처럼.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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