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 개정보급판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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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에 대해 다룬 책이 있다고 알고 있다. 그곳의 잔혹함에 대해 혹은 인간의 잔인성에 대해

가학과 피학의 극한에 대해

가장 두려운 것은 모든 상상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점이다.

바로 당신이 인간종이야

라는 고발은 처음부터 끝까지...가열차게 두들긴다.

과연 인간이란… 혹은 과연 나란 종은…

 

그러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가학과 피학의 고발서가 아니다.

굳이 제목을 다시 붙이자면, 죽음의 수용소를 넘어서, 라고 수도 있겠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정신분석학자의 기록은

과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인간종임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가 있다는

희망이라고 말해도 좋다면, 희망의 메시지다.

 

종교에서 말하는 구원이, 물론 깊이 들어가면 절대 그렇지 않을 테지만 통념상으로는, 구원이나 선은 내세를 위한, 천국을 위한 어떤 행위로 규정하지만, 책에 따르면 선한 행위는 실은 자기 자신을 위한 혹은 인간을 위한 것이다.

 

 

 

인간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 그리고 다음 순간에 어떤 일을 것인지에 대해 항상 판단을 내리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따라서 우리가 예측할 있는 것은 오로지 거대한 인간 집단의 행동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통해서 얻은 사실뿐이고, 개인의 특성은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채로 남아 있다.

 p.211

 

 

인간은 정신을 넘어선 존재이다.

p.213

 

사물들은 각자가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에 있지만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규정한다.

p.215

 

 

무엇이 인간인가에 대해

가학과 피학의 절정을 이루는 것도 인간이지만

순간에도 무언가 선택할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언제나

 

라고 빅터 프랭클은 말한다.

그가 언제 어떤 이유로, 받아들일 없어도 받아들여야만 하는 불합리의 절정인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으며 깨우친 것이라고.

 

책은 크게 장으로 나뉜다.

1장은 아우슈비츠에서의 경험을

2장은 로고테라피(그가 창시한 정신분석학이다)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살지 말자는 것이다.

번의 생에서 당신이 당신이라는 이름으로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생이 마치 번째 생인 것처럼.

이전에 했던 모든 후회를 만회할 있는.

 

 

 

Ps.1

아우슈비츠 경험 <먹는 것에 대한 원초적 욕구>라는 장이 있다. 그곳에서 그들은 먹는 얘기를 하며 잠시나마 견딤을 유지했다고 한다.

요새 먹방이 유행하고 맛집이 유행하는 사회는 다른 의미에서 견딤을 강요하는, 왜인지 모르지만, 자본주의의 극심함이든 경쟁의 극심함이든, 인간성을 말소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아닐까

방식은 훨씬 세련되어졌지만….

다시 생각해봤다.

 

Ps.2

아우슈비츠에 대해 다룬 로맹 가리의 <하늘의 뿌리> 생각났다. 바퀴벌레 마리(기억에 의지해 정확하지 않으나 벌레는 확실하다) 견뎌낸 그들의 이야기, 그러나 결국 이야기의 창시자는 코끼리 상아를 파는 상인이 되어 있고 오히려 이야기에 의지해 살아남은 주인공은 코끼리를 보호하자는 운동을 하다 예수처럼 죽는다.

환경 보호 운동을 최초로 역설했다고 하는 책이 다시 생각났다. 꽤나 종교의 서사 방식과 닮아있었고, 내가 아는 최고의 소설이다.

어떻게 죽을지 주인공은 끊임없이 생각한 셈…

죽음이 삶이므로.

 

 

2014년 10월 13일 월요일

인간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 그리고 다음 순간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항상 판단을 내리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따라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거대한 인간 집단의 행동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통해서 얻은 사실뿐이고, 각 개인의 특성은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채로 남아 있다. - P211

인간은 정신을 넘어선 존재이다. - P213

사물들은 각자가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에 있지만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규정한다. - P215

희망에 적용되는 것은 나머지 두 가지 것에도 적용되는데, 말하자면 믿음과 사랑도 명령하거나 지시할 수 없다는 말이다. - P220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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