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플 때 세상은 늘 시리도록 아름답게 보였다. 일상에 참여하지 못하고 혼자 외로울 때에만 살아 있다는 것이얼마나 사랑스러운 것인지 알아차리기 일쑤였다. - P298

아픈 게 사람 됨됨이의 실패라도 되나, 싸우라니. 아무리 열심히 싸운들 질병은 이길 수 있는 놈이 아니었고, 고통이란 놈은 일단 먹이를 손아귀에 넣고 나면 무한 변신이 가능했다. - P299

"마구 파먹고, 또 파먹히고 있지." 마크스가 말했다.
"도브 이후로 난 그쪽으론 완전히 손뗐어." 세이디가 말했다.
"네가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아직 파고들기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 마크스가 으르렁거리며 앙무는 시늉을 하더니 세이디의 볼에 가볍게 키스했다. - P309

실패를 온몸에 뒤집어쓴 느낌이었고, 그게 딴사람들 눈에 보이고 냄새가 날 거라고 확신했다. 실패는 재를 뒤집어쓴 것과 같았다. 다만 실패는 피부만 덮지 않는다. 그것은 콧속에 입안에, 폐 속에, 세포 속에 들어가 세이디의 일부가 되었다. 앞으로 영원히 제거할 수 없을 것이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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