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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평점 :
장강명 작가의 책 중 '한국이 싫어서'가 좋았다. 친구집 놀러갔다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호모 도미난스'인가도 읽었는데 그건 그냥 그랬다. 그 뒤로 장강명 작가의 책은 읽지 않았다. 뭔가 SF스럽던 '호모 도미난스'의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디엔가 메모를 해놨을 수도 있을 텐데,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그때보다 훨씬 글빨이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필립 K. 딕도 떠올랐다. 그러나 결국 내가 왜 이걸 읽고 있는 거지 싶어졌다. 자기도취적인 글쓰기에 가깝다는 느낌이었다. 자기과시적인 느낌도 났다. 인공감미료를 섞은 필립 K. 딕이라는 이 느낌은 뭘까. 뭔가가 없다. 뭐냐면, 애정이다. 자기가 만들어놓은 인물에 대한 애정, 그것이 없어서인가 보다.
온갖 기술을 상상해내 이야기와 결합한다. 그게 좀 과해지니 왜 이걸 읽어야하는 거지 싶었다. 작가의 말에서 무언가 해명하려 한 것 같긴 했는데 기술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도의 해명인 것 같은데, 앞쪽 소설은 그나마 조금 수긍이 가지만, 뒤쪽 소설은, 과하고 그래서 신선하지 않았다.
장정일 작가의 말, 소설가는 관념을 창조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종종 떠오르는데, 이 소설집은 그 관념의 자기복제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결이 나랑 좀 안 맞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