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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 김누리 교수의 한국 사회 탐험기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1년 10월
평점 :
마케팅 용어로 메워진 세상이다.
말이 어느 정도 세계를 직조한다면,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선동하는 마케팅 용어가 세계를 직조하고 있다.
어떤 단어들, 의미는 유사하나 조금씩 바뀌는 단어들, 유행처럼, 어떤 정조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온도라든가 무해하다라는 단어, 그러니까 예전에는 잘 사용하지 않던 단어가 분명 존재했으나 이런 의미로 사용하지 않던 단어가 어떤 느낌을 설명하기 위해 가능한 것처럼, 마케팅 용어가 사람들 머리를 잠식하며, 선악을 넘어서 사람들 머리를 잠식하며 그것이 마치 옳은 것이 되고 있구나, 깨달았다. 거기 길들여져 있었구나.
우리나라 교육이 정말 문제라고 늘 생각했지만, 과연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꿀 수 있단 말인가 했는데 이 책을 보니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김누리 교수, 차이라는 클라스에서 강연을 듣고 재미있어 본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지금 세계가 조금 더 잘 보인다. 그동안 희끄무레하게 느낌만 있었는데 그 느낌이 왜 생겨났는지 알게 된다. 책을 계속 읽는 이유다. .
뛰어난 책들
내가 뭐가 좋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온전히 좋아할 수 없는 이유, 실은 마케팅의 논리에 따라 굴러가고 있기 때문. 매거진 B나 콘셉진 같은 잡지들, 그것을 알게 해준다. 매거진 B를 전시하고 있는 공간에서 느낀 어떤 무언가 충족되지 않던 이유 같은 것을 알게 되었다.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다. 별로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가 제시하는 독일이라는 나라는 분단이라는 현실을 안고 있는 우리가 모델로 삼을 수밖에 없는 많은 면을 가진 나라다.
후배 중 한 명이 독문과 대학원을 다닌 뒤 독일로 유학을 갔다. 왜 독일로 간 걸까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알게 됐다. 이런 사람 제자로 공부하며 독일에 대해 듣다 보면 나라도 가겠다 싶었다.
탁견이라는 표현은 이 책에서 읽게 된 교육체계를 비롯한 한국의 문제들과 해법에 대한 그의 의견을 위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앞으로 차이나는 클라스를 다시 열심히 봐야겠다.
며칠 전 최재천 교수님 강의를 유튜브로 보며 와 저런 사람이 한국 사람이라니 좋다, 싶었는데 이분도 우리나라의 석학으로 있으셔서 좋다.
2022년 3월 13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