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일에는 중요도가 있다. 누구든 소중하지만 이떤 죽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죽음은 살인자의 한 끼보다도 보잘것없다. 그렇게 어떤 일은 죽음은, 억울함은, 호소는 한없이 뒤로 밀리고 밀려 세상 밖으로떨어지게 된다는 걸, 그렇게 사라지지도 분해되지도 해결지도 않은 상태로 우주를 떠돌게 된다는 걸 미래는 아직 모른다.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지만 조금씩 알게 되겠지. 그걸 알아가는 게 살아가는 것이고, 나이를 먹는 거겠지. 그렇다면 이것도 알게 됐으면 한다. 세상 밖으로 밀려나는 건 온몸으로 막을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 명이 막는 것보단 여러 명이 막는 게더 좋다는 것, 무른 흙도 밀리고 밀리다 보면 어느 순간 아주단단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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