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슈바빙적인 것은 어떤 얘기 속에도 얘기 그 자체가 아니라 행간에 놓여 있다. 말해지지 않은 속에 억제된 감동, 욕망, 기대가 스며 있다. 돈, 시간표, 소시민 근성, 인습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과 그들로부터 자유로움의 의식이 어떤 화제 사이에도 그들을 침묵 속에 굳게 맺어서 일종의 분위기를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테마는 예술이다. 어디선지 모르게 그림이 그려지고 있고, 조각을 쪼고 있고, 시가 쓰여지고 있는 곳, 감수성있는 사람들이 젊었을 때 누구나 가질 청춘과 보헴과 천재의꿈을 일상사로써 생활하고 있는 곳, 위보다는 두뇌가, 환상이우선하는 곳, 이런 곳이 슈바빙인 것 같다.  - P50

언제나 아무도 안 사는 그림을 그리고 아무도 안 읽을 시를 쓰면서 굶다시피 살면서도 오만과 긍지를 안 버리는 이 구역에 사는 모두가 가난했고 대개가 외국이나 타지방에서 모여든 화가나 학생이었던 그들한테서 나는 자유로운 생활이 무엇인지를 배운 것 같다.
목적을 가진 생활, 그 일 때문이라면 내일 죽어도 좋다는각오가 되어 있는 생활, 따라서 온갖 물질적인 것에서 해방되어 타인의 이목에 구애되지 않는 생활이 그것인 것이다.
또 나는 편견 없이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본 것 같다. 정신만이 결국 문제되는 유일의 것이라는 것도, 국적도 피부색도 아무것도 거기에는 문제가 되고 있지 않았다. 영혼의 교통이 가능하여 정신이 일치될 수 있으면 그만이었다. 벗이냐 그렇지 않느냐만이 문제였지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문제되지않았다.
슈바빙 구역은 가장 정신이 자유로운 곳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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