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회사에 다닐 때 동료가 책을 빌려와 내밀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전에 이 작가의 책에 대해 무언가 이야기를 했던가, 신간이라 살까 말까 망설이던 책을 그 동료는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와 내게 읽으라 했다. 비슷한 입장이던 우리는 자주 같이 시간을 보냈고, 나는 동료가 빌려온 그 책을 읽으며 위로를 얻었다. 우리는 내가 책을 다 읽기 전 멀어졌으나(실제 책은 겨우 하루 한 챕터 정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그 후 이 책을 주문해 회사를 그만둔 후까지 읽어, 다른 도시로 이사 와 2달이 다 되어 갈 무렵 다 읽게 되었다.
혼자에 대한 책이라고 해야할까, 사소한 개인사에 대한 책이라고 해야할까, 누구나 조금은 사소한 개인사를 갖게 되고 그게 개인차가 되기도 하는데, 그 개인사란 또 얼마나 눈물겹고 치열한가를 보여주는 책. 혼자 여행을 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그리워하고 헤어지고 돌아오고 다시 혼자를 준비하는 많은 시간들 속 켜켜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누군가는 같이 있으나 혼자있고 싶고, 혼자이나 혼자임이 소중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 책 속 그는 그 혼자임을 소중하게 껴안고 자기만의 항해를 해나간다. 주변의 혼자인 사람들(사람들 곁에서도 혼자일 수밖에 없는 속살들)을 바라보고 그 사정을 헤아리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항해를 해나가는 것이다. 한 척의 보트에 올라앉아, 항해사도 자기이고 승객도 자기인 이 여행을 최대한 즐기며 열심히. 때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돌아보기도 하며. 둘인 사람들, 셋인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오해 속에 휩싸이기도 하고 환대 속에서 감격하기도 하며 그러나 끝끝내 우리가 혼자라는 것, 그 혼자 속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개인의 속사정이란 얼마나 다양한가를 절대 잊지 말자며…
이렇게 혼자가 되어 이 책을 다 읽었다.
202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