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3, Bennet, 3.01
M3, The World, 0.34
En1, 1.17
Theaetetus (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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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

류비셰프 방법으로 돌아간다. 이번 학기에 듣는 4개의 강의에 균등하게 관심을 두기위해서, 그리고 당장의 일 뿐 아니라 반년 후, 1년 후...의 일에도. 

첫 강의를 들었다. 특별한 감상은 없다. 스케치 한 두 장.

1. 자신을 화가, 조각가로 소개하는 한 친구. 스피노자를 좋아하고 지성개선론에 감명을 받았다고. 내가 책갈피로 쓰는 렘브란트 팜플렛에 기분 좋아함. 종종 만나서 네셔널 갤러리 등에 가자고 함. 굿 아이디어라고 맞장구를 쳤지만 속으로는 이 친구 게이인가, 하는 생각을 함.
2. 이번 학기 끝나면 논문 학기만 남는다는 친구. 논문 주제는 정했냐고 물었더니 코피 프린써플에 대해 쓸까 한다고 대답한다. 코피 프린써플? 너 흄 안읽어 봤니? 아~ 흄의 코피 프린써플! 나는 코피 프린써플의 정의를 얘기함으로써 내가 그걸 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지만 정확하게 아는 내용이 없었다. 속으로 끄응했다. 공부 열심히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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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3, 3
Ep1, 3
S1, 2
Ep2, 3

어떤 철학도의 블로그를 읽었다. 돈에 쪼들리고 있었고, 자기 공부할 시간 없이 밀려드는 일감에 당혹해 하고 있었다. 만일 그 철학도가 착하다면 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그 철학도가 찌질해 보인다면, 어느 정도는 그가 처한 상황으로 미루어 이해될 수 있는 일이겠다 싶다. 다윈은 우리의 성격을 정당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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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3, Gettier, 3 
Do7, Platon, 3
Ep1, Epistemology, 3
Ep2, Theory of knowledge, 3

청소했다.

게티어 문제에 접근할 길을 찾은 것 같다. 게티어 문제는 인식 주관과 명제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작년 연말에 대학원 진학을 위해 쓴 샘플 에세이의 한 주제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주제를 다룰 기술적 방법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책상 위로 온라인 주문한 책들이 속속 쌓이고 있다. 강철같은 냉정함으로 하나 하나 소화해 나가야 한다. 이런 냉철함은 나의 타고난 기질이 아니다. 즉, 그것을 익혀야만 한다. 1%의 영감을 죽이지 않고 잘 살려내 완성에 이르게 하는 99%의 재능을 일컬어 노력이라고 한다더라. 물론, 에디슨의 말이다. 소처럼 우직하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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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3,Gettier, 3

하치랜드 파크에 다녀왔다. 건축과 예술에 관심이 많은 부유한 귀족 부부가 지은 주택과 정원. 유명한 음악가들의 손때를 탄 피아노들이 많이 수집되어 있었다(피아노포르테, 하프시코드, 챔버 올갠 등등). 말러가 12 살 때 쳤던 피아노도 있었다. 훗날 말러가 "그 웅장한 주택에 피아노가 그게 뭐야!"하고 불평을 했다고 한다(말러는 풀 사이즈 피아노를 원했을 듯 하다. 그렇다면 그 불평이 이해가 아니 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음악회도 열린다고 한다. 청중 규모 20, 30 명 정도의 작은 음악회. 기억해 두자. 

돌아오는 길에 오캄이라는 마을을 차로 통과했다. 윌리엄 오캄의 그 오캄인가 싶었는데 맞단다. 나중에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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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9, Spinoza, 3
T3, Witt, 3
S1, Matthews, 2
E1, Hobbes, 3
Do3, Gettier, 3

오늘이 이번 달의 마지막 날이다. 다음 주엔 학기가 시작된다. 이번 달까지 내가 하고자 했던 것 중 가장 의미있는 것은 생면부지의 내게 추천서를 써주신 어떤 교수님께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교수님의 책에 대한 적절한 코멘트를 편지에 담으면 기뻐하시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리 하지 못했다. 럿셀은 호락호락한 철학자가 아니다. 일단 양적인 면에서도. 교수님의 책에 적절한 코멘트를 하기엔 한 두 학기도 짧으리라. 근황과 감사의 말씀을 담은 일상적이고 지루한 편지로 만족하여야 겠다. -이런 편지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으리라. 

엊그제 수강신청을 할 때 내 앞 자리에 앉은 학생들의 대화가 이랬다. 넌 왜 철학을 하려 하니? 응, 난 원래 이러 저러한 걸 전공하고 이리 저리 살았는데 계속 철학에 끌려서... 누구나 똑같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이리라.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왜 철학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철학이란 학문 일반에 대한 논구로 답을 시작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이었던가... 철학은 내게 진정한 만족감을 주는 유일한 것이라고... 이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철학도일 것이다. 물론, 철학도에게는 원죄와도 같은 고민들이 따라 붙는다. 예를 들면, 철학의 무용성에 대한 고민(그러므로 플라톤의 테아이테투스는 철학도의 성경이다). 어쨌거나 이런 추상적인 고민이란 공회전과 같다. 생각하는 사람의 찌푸린 얼굴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저 사람은 추상적인, 생각을 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거나, 그러므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거나, 아니면 위가 아픈 것을 참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생각이라면, 그것은 생산적이고,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나의 실존을 완전에 더 가깝게 하는 어떤 것이어야 할 것이다(다 똑같은 말이며, 스피노자의 말의 되풀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생각하는 사람의 형상은, 그 꿈에 빠진 듯 살포시 미소 짓는 관음보살상과 같은 것일 테다. 

이렇게 학기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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