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런던의 대사관에 가서 대선 투표를 했다. 

국회의원들이 게엄 해제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을 벌벌 떨면서 생중계로 지켜보던 기억이 났다. 그러므로 나의 선택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나는 이번 대선에 마음이 설렌다. 이재명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가 탈이념적이고, 포용적으로 국정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그런 포지션은 현재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영국의 총리였던 캐머런은 내가 본 정치인들 중에서 개인 역량면으로 보면 가장 탁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계산 하에,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 근거를 박살내겠다는 일념 하에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와 브렉싯 투표를 밀어붙였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노동당과 영국, 그리고 그 자신의 경력을 모두 박살내버리는 것이었다. 


박근혜 탄핵 이후로 한국은 소통불가능한 두 이념 집단으로 나뉘어져버리고 말았다. 서로에게 서로는 절대악이다. 

그래서 나는 이재명이 우파 종편 방송에 출연하여 정규재와 토론하는 것을 보고 기뻤다. 계속 다가가야 하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난 사진 하나에 무척 놀랐던 적이 있었다. 소련의 서기장 고르바쵸프가 광장에서 시민들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고르바쵸프 앞에는 비쩍 마른 중년의 여성이 식량 공급이 제대로 안되어 가족들이 전부 굶주리고 있다며 하소연하는 장면이었다. 학교에서 소련을 공산 독재 국가로만 배워왔던 나로서는 충격이었다. 국가 최고 지도자가 일반 시민과 저렇게 직접 대화할 수 있는 나라인데?


이상한 것은 소련도 아니고 고르바쵸프도 아니고 한국이었다.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고, 자신을 주장하기에 앞서 상대의 말을 듣는 훈련이 한국에는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술 퍼먹으며 혼자 발언권을 독점하는 윤석열만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오바마가 질문권을 한국 기자들에게 주었는데도 질문하는 기자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에는 거의 슬픔마저 느낀다. 젊은 정치인으로 일부에서는 기대를 받고있는 이준석이 기성의 구태와 전혀 차별점이 없다는 점에서도 한숨이 나온다. 


이런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좋은 정치인을 지도자로 뽑는 것이다. 좋은 정치인은 언제나 좋은 교육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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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05-2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경제 선거 여론조사 이재명 47: 김문수46 으로 1% 앞선걸로 보도됐네요.
이걸 어떻게 봐야할지...여론 조작이 너무 심한 듯합니다..

영국에서 불안해하면서 계엄사태롤 본 분들이 많을 듯합니다. 꼭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되길 기대해 봅니다!

weekly 2025-05-29 18:10   좋아요 0 | URL
예 그 표 차이만큼이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의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이기는 거를 의심하지는 않지만 압도적으로 이기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