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장에서는 책에는 두 종류가 있다. 잘 시간 등의 방해만 없다면 한없이 앉아서 읽을 수 있는 책과 몇 십분 지나지 않아 엉덩이가 들썩들썩해지는 책. 첫 번째 종류의 책은 약간의 가책을 느끼게 하고 두 번째 종류의 책은 어렵게 해독된 단 몇 문장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인간지사가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가치란, 전통에 따르면, 얼마나 얻기 힘드냐에 따라 측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니스 시절의 스필버그는, 사람들이 자기 영화를 보러와서 실컷 즐긴 후 극장을 나가서는 우디 앨런에 대해서만 얘기한다고 불평을 털어놓는다. 우디 앨런의 영화가 더 만들기 어렵고, 어떤 의미에서건 더 가치가 있는 영화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므로 옛날의 스필버그에 동정이 간다. 여튼 이 또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다. (마치 도통한 사람인냥... 정작은 프레드릭 제임슨의 책을 읽으면서 한 숨 돌리고자 딴 짓을 하는 것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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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09-1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없이 앉아서 읽을 수 있는 책...이런 책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점점 줄어드는 거 같아요. 어쩔 때는 읽어두 재미가 없어 죄다 덮고 드라마만 본 적도 있어요. 요상하게 어떤 드라마를 봐도 재미가 없을 때가 있는데, 그때 책을 보면 다 재밌어 지는 게...참 요상하더라구요..ㅎㅎ

그레드릭 제임슨의 책...지루하긴 하죠..ㅎㅎ

weekly 2025-09-11 04:1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요즘은 이경규씨가 자꾸 생각나는 계절이네요. 젊었을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이경규씨는, 독서를 많이 하고 싶다고 했죠. 희극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었어야 한다는 뒤늦은 깨달음에서 나온 얘기일 것입니다. 저랑 처지가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