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들이 자주 정원에 와서 쉬고 놀고 하는데 작년에 못 보던 새끼, 혹은 청소년 여우 둘이 새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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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이 집으로 이사 와서 처음으로 가든 파티 비슷한 것을 했다. 아는 한국인 가족분들 초대했다. 우리까지 전부 7명 뿐인 단촐한 파티. 그릴도 부랴부랴 새로 샀는데, 해본 적이 없어서 다른 분이 하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배워야 했다. 여튼 재미있게 놀고 떠들고 먹고 하였다. 


손님으로 온 분 중에 영국에서 꽃꽂이로 석사를 따신 분이 있었다. 그 분이 정원 여기 저기를 휘젖더니 금방 꽃다발을 하나 만들어 주셨다. 마술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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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모처럼 런던의 포일스 서점에 갔다. 포일스 서점은 런던에서 제일 커다란 서점일 것이며, 아마도 런던에서 유일한 대형 서점일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교보문고. 


1, 2년 전에 큰 공사를 해서 내부를 단장해 놓은 덕인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책을 한 권이라도 사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 책값에 치여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예전에 화제를 끌었던 하이데거의 검은 노트북이 세 권인가 네 권으로 번역되어 나와있었고 꼭 사고 싶었지만 50파운드나 하기 때문에 살 수가 없었다. - 요즘 하루에 2 페이지 정도 꾸준히 이러 저러한 주제로 노트를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는 걸 규칙으로 하고 있는데, 그 통에 그 유치하고 매가리없는 글뭉치들에 매일 매일 좌절을 하고 있다. 대가들의 수준은 어떠할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다. 조만간 사게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얼마 전에 "존재와 시간'의 일부를 다시 읽었는데, 그 강렬함은 다른 어떤 철학자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결국 책을 한권도 사지 못하고 포일스 서점을 나서게 되었다. 충족되지 못한 쇼핑 욕구에 이끌려 근처 헌책방들 몇 개가 몰려 있는 거리로 갔다. 내가 즐겨가는 헌책방이 있고 거기 가면 괜찮은 책들이 나와 있을 때가 많았다. 이번에는 1911년에 나온 베르그송에 대한 책을 4 파운드에 샀다. 베르그송과 동시대의 사람들은 베르그송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재밌을 것 같았다.


(사진은 템즈 강의 어느 다리를 건너다 대기가 너무도 투명하여 찍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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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이 영국이 EU에서 완전히 나가는 날이다. 그런데 영국은 아직 아무 것도 결정 짓지 못하고 있다. -나간다고 해놓고 나가지는 않고 시한만 질질 끄는 모습을 영국인들 스스로도 창피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늘 메이 수상의 안이 통과되면 5월에 나가게 될 것이다. 통과 안되면 4월달에 노-딜로 나가든지, 아니면 퇴장 시한을 더 연장해 주도록 EU에 요청해야 한다. 통과 안될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시한 연장을 요청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벌어서 새로이 합의안을 만들든지, 총선을 하든지, 국민 투표를 다시 하든지 해야 한다. 통과 되든 안되든 메이 수상은 사퇴할 것이다. 그러나 차기 수상으로 유력한 사람은 브렉싯 강경파 보리스 존슨이다. 또, 총선을 다시 하더라도 정권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국민 투표를 다시 하는 것은, 나는 이 방안을 선호하지만,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즉, 국민 투표는  최후의 수단으로 가능한 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브렉싯 관련하여 영국이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러면 왜 영국 의회에서는 메이가 EU와 합의해 온 안을 계속 부결시키는 것일까? 첫째, 브렉싯 강경파. 이들에게 브렉싯이란 영국이 EU 관료제로부터 주권 독립을 한다는 뜻을 갖는다. 그런데 메이의 안에서는 영국의 국경 문제(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국경)에 대한 결정권을 실질적으로 영국이 갖지 못한다. 즉, EU와 협의해야 하는 문제이고, EU가 합의해 주지 않으면 영국은 국경 문제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다. 이는 한 국가의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고, 그러므로 강경파들은 여전히 강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DUP(북아일랜드 기반 정당). 메이의 안에 따르면 영국의 실질적 국경에서 북아일랜드가 제외될 수 있다.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와의 국경 문제 때문에 EU 관세 동맹 안에 남고, 영국 본토만 관세 동맹을 나가게 되면 북아일랜드의 위치가 애매해지는 것이다. 영국과의 단일성을 부르짖으며 피를 흘려온 영국계 북아일랜드 사람들에게 이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셋째, 노동당. 노동당은 노동 계급을 대변하는 정당이다. 그러므로 브렉싯을 통해 노동 환경 등이 저하되지 않도록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노동당을 적으로만 여기기 때문에 전혀 듣지 않았다. 또, 어떤 브렉싯 안이든 불확정성을 가능한 완전히 없애야 하는데, 메이의 안은 브렉싯 이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거의 없다. 그러므로 노동당은 섣불리 메이의 안을 지지해 줄 수 없는 것이다. (메이는 강경파들을 회유하기 위해 자신의 안이 통과되면 사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메이가 사임하면 강경파 보리스 존슨이 차기 수상으로 유력하기 때문에, 노동당 입장에서는 메이의 안을 통과시켜 줄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겨 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결국 현 수상 메이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열 명의 사람이 모이면 열 개의 브렉싯 안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수상이 할 일은 사람들 의견을 모으고 설득하고 해서 최소한의 가이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리라. 그 최소한이 무엇일까? 이번의 경우 내 생각에 그것은 국경 문제다. 메이의 안에서는 국경 문제 등은 차후에 해결한다 라고 해 놓은 것이다. 메이가 이렇게 한 것은 관세 동맹을 벗어나야 브렉싯이라고 스스로 브렉싯 정의를 내렸기 때문이다. 메이의 정의가 옳다고 해보자. 그러면 국가적 현실과 대의가 충돌할 때 현실 정치가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물론 대의를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안이 의회에서 역사상 최대의 표차로 부결되었을 때 현실 정치가라면 대안을 고려해 볼 것이다. 메이가 하지 않은 것이 바로 이것이다. 애초 메이 수상은 브렉싯 퇴장일 이틀 전에 자신의 안을 표결에 부치려고 했었다. 그야말로 국가를 볼모로 자신의 딜이냐 노딜이냐 하는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하려 한 것이었다. 장관들이 들고 일어나서 노딜 브렉싯을 배제하지 않으면 사임하겠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노딜 벼랑끝 전술을 포기한 것이다. 이쯤 되면 그 현실 정치가가 주창하는 대의와 자기애를 구별하기 힘들게 된다. 그리고 대의와 자기애를 구별하기 힘든 사람을 우리는 위험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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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쪽은 이맥스에서 확장자를 org로 해서(그러면 org 모드로 작성한 셈이 된다) 작성한 글이고, 왼쪽은 그것을 pdf 파일로 출력한 것이다. 확장자만 org일 뿐 일반 텍스트 파일과 똑같다. 키 몇 개만 눌러주면 자동으로 이렇게 예쁘게 출력된다. 이 파일의 상단 부분에 몇 가지 이상한 것이 있는데, 한글을 쓸 것이며, 제목이 무엇이며, 차례는 보여주지 않을 것이며, 저자명도 보여주지 않을 것이며, 등등의 지시를 하는 부분이다. 보통은 '*"로 문단을 구조화하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저런 지시들은 불필요할 것 같다. (스웻에 대한 감상평은 쓰다 말았는데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중간에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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