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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쯤에 몇번 뵈었는데 여지없는 학자의 냄새가 풍기는 분이셨다. 느린 말투지만 신념으로 가득찬 음성이 잔잔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요즘 언론에서 만들어낸 이미지와 겹쳐지는 부분이 전혀 없다.

아침에 동구을 재선거 방송을 라디오에서 들었다. 강교수 같은 사람이 젊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호들갑을 떠는 기호2번! 아직도 이런게 먹혀 들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강교수 때문에 표가 한나라당 쪽으로 확 몰렸단다. 어구~ 구제불능의 대구여~

알만한 사람 다 아는 내용을 얘기했다고 왜 사람을 가두나? 학문의 자유고 뭐고를 떠나서 이게 뭔 우스운 꼴인가 말이다. 김일성이 독립운동했고, 북쪽에서 보면 불쌍한 남쪽 인민들 미군정에서 해방시키자고 했던거 우리 다 알고 있잖아. 그거 브루스커밍스인가 그 미국 사람이 '한국전쟁의 기원'이란 책에서 얘기했던건데. 그 사람뿐이었겠나.

근데 왜 다들 강교수 그 말한거 갖고 호들갑이냐고. 더 한건 이 호들갑에 왜 또 그 '아는 사람들'은 가만 있는 거냐고. 다칠까봐? 귀찮아서? 아님 생각이 바뀌어서? 뭣 때문이든 그런 침묵의 동조로 우리는 죄값을 치르게 될 것 같다. 마녀사냥하는 들개들이 우글거리는 대한민국! 으흐~ 무섭다. 부서버~ 내가 언제 마녀가 될지, 아님 들개가 될지.

그자, 선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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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5-10-19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퍼간다. 왈로야.
 
쉽게 만들어보는 현대 예술제본 - 예술제본총서 2
백순덕 지음 / 안그라픽스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책 껍데기를 만드는 책!

책 보다 껍데기에 더 신경쓰라는 얘기는 아니다.

근데 왜 난 이런 껍데기들에 더 손이 갈까....

6년 유학, 8년 공방 운영했다는 저자가 서운해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샀고, 잘 봤고, 언젠간 도전해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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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5-09-2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도전! 기대된다. 꼭 해라. 응원해 줄께. 와와(호응의 소리)

왈로 2005-09-2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 기대! 넘 무겁다^^

이누아 2005-09-30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거운 거 싫어! 가벼운 박수로 바꿀께. "와와"는 거두고. 자, 다시 할께.

오, 도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짝짝..

왈로 2005-10-18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수 받고 한참만에 고개 내민다. 니 서재 글들 다 이뻐. 만약 내 손으로 직접 책제본하게 되면 니 서재글들부터 묶어 볼께. 근데 언제가 될지 몰라....

이누아 2005-10-19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가 내 얘기 얼마나 싫어했는데...난 기억하는데...와 와 왈로한테서 이런 이야기를 듣다니...이누아 인생 성공했다. 만세!!^^

왈로 2005-10-19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건 내가 그때 니 말을 못 알아들어서 그렇게 싫어했을수도 있고 아님, 니가 못 알아 듣게 얘기해서 그럴 수도 있었지 않겠나. 근데 니도 참 내가 그래 과민반응 보일 때마다 상처도 많이 받았을텐데...에지간 허이.

이누아 2005-10-1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한 사람을 친구로 삼으려면 그 정도 상처쯤이야...^^v
 

약은 잘 받았어. 고맙다. 택배비 4천원이나 하던데.

약 거르지 않고 정성껏 먹이고, 먹어 볼께.

내 곁에 니가 있어 참 든든하구나.

아프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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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5-09-29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다. 그렇게 생각해 줘서. 너도 약 먹고, 운동도 하고 해서 건강해라. 아이들도 잘 키우고.

왈로 2005-09-2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씨가 가르쳐 주신 운동 창현이가 더 잘하고 있다^^
 

노무현 우려먹고 벗겨먹자, 끝까지

한겨레 (<책과지성>2005.9.2 김어준)

 

세설

1.

먼저 밝혀두건 데 나 노무현 좋다. 잘한다 못한다가 아니라, 좋다.

2.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 가만 생각해 보면 웃긴 말이다. 우린 이미 세계 속에 있는 데 말이다. 이미 그 속에 있으면서 거기로 가잔다. 세계가 우리만 달랑 제외하고 자기들끼리 모여 만든 무슨 특설링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 머리 속에선 그게 그렇지가 않다. 세계는 우리와 분리되어 우리 바깥에 존재한다.


유럽애들이 부러운 건 그 점이다. 몇 시간 북쪽으로 움직이면 스웨덴, 핀란드가 있고 남쪽엔 벨기에, 프랑스 동쪽엔 룩셈부르크, 독일이 있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이미 중, 고생 시절부터 배낭지고 자신을 둘러싼 주변국들을 여행하며 스스로의 상대적 위치를 입체적으로 인지하는 그들에겐, 나와 세계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내가 이미 세계 속에 있다. 나로부터 가족, 지역, 국가 그리고 세계로의 인식 확장에 단절이 없다. 그리고 그래서 그들은 차타고 북경(베이징) 가는 생각 한다. 땅이 연결되어 있으니까. 그 땅의 끝이 북경이니까. 우린 차타고 파리 갈 생각, 못한다. 나의 확장은 휴전선에서 끝난다. 파리와 서울, 같은 땅 위에 있는데, 물리적으로 이어져 있는데 머리 속에선 끊어져 있다. 아프리카 기아에 대한 세계인으로서 책임을 묻거나 지구적 환경문제 거론하는 것이 우리에게 생뚱맞은 건 그래서다. 나와 세계는 별개다. 세계가, 바깥에 있다.

물리적 연결이 필요하다. 서울역에서 기차 타고 평양 거쳐 모스크바 지나 파리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 새파란 고삐리들이 여름방학이면 대륙횡단을 꿈 꿀 수 있어야 한다.

3.

전쟁 끝난 지 50년 넘었다. 싸우다 말고 50년씩 쉬는 전쟁, 인류 역사에 없다. 휴전 아니다. 종전이다. 평화조약이 필요하다. 미국 이거 50년째 안 하고 있다. 전쟁이 일시 중지상태인 건 전쟁이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인 자들에게나 짭짤하다. 맥아더에게 위임했던 작전권, 되찾아야 한다. 맥아더, 벌써 40년 전에 죽었다.

4.

아파트 선분양. 물건 만들기도 전에 돈부터 몇 억씩 내는 세계유일의 주택판매제도. 건설업자, 그 돈으로 집 짓는다. 업체 사업자금을 왜 소비자가 은행 빚 내 대주나. 과거 건설경기진작 위했다는 건 알겠다. 이젠 아니다. 후분양 강제하자. 민간자율이니 인센티브니 주저하지 말고 강제하자. 원가도 공개하자. 원가 공개하는 장사가 어디 있느냐. 시장이 그 이윤을 적절히 통제할 때 맞는 소리다. 원가 까자.

5.

노무현 아까워 죽겠다. 난 노무현에게서 노무현만 할 수 있는 걸 원한다. 노무현이 안하면 이런 거 누가 하나. 고정관념 없고, 사사롭지 않고, 잔대가리 없고, 정면승부 하는 자만 할 수 있는 일들 있다. 난 노무현에게서 이렇게 딱 세 가지만 원한다. 다른 건 또 다른 사람들이 나중에 한다.

답방 기다리지 말고 방북해 김정일 만나자. 가서 이런저런 전기 마련하고 덤으로 내 부탁도 좀 들어 달라. 기차 길 뚫어 달라. 그리고 미군, 얘네들 좀 내보내자. 정 안 보낼 거면 값이라도 제대로 쳐서 받자. 내 돈 내서 미국 좋은 짓 좀 그만하자, 제발. 총 맞을까봐 영내 하루 종일 짱 박혀 있는 이라크서 재건은 무슨 수로 하고 국익은 또 무슨 국익인가. 사기 치지 말자. 그리고 부동산. 눈치 그만 보고 당장 해결해 달라. 건설경기고 나발이고 밀어 부쳐라. 보통 사람들 정상적으로 벌어 집 못 산다. 평생. 이거 말이 안 된다.

노무현은 연정이 정치인생을 최종 마감하는 마지막 봉사란다. 누구 맘대로. 대통령이 자기 껀가. 사심 없다는 거 아는 사람 다 안다. 오해 받는 거 그만 억울해 하고, 이해 안 해주는 거 그만 야속해 하고, 못 알아듣는 거 그만 답답해하시라. 국민들, 바쁘다. 노무현이 대통령 된 사연 딴 거 아니다. 시스템의 관성과 관습 내에서만, 미국의 허락 범주 내에서만 사고하는 사람들은 못하는 거, 그거 해 달란 거였다. 임기가 어쩌고 2선이 저쩌고, 턱도 없다. 노무현 아직 할 일 다 안 했다. 나, 노무현 같은 스타일의 대통령 다시 만나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불가능하다는 거 안다. 그래서 난, 씨바 내 표 값 다 받아내야겠다. 노무현 끝까지 우려먹고 벗겨 먹어야겠다.

노무현은 딴생각 그만하고 내 표 값부터 지불하라, 지불하라! 주먹불끈, 머리띠 질끈.

ps- 연정, 난 한국정치 위해 지역구도 십자가에 스스로 못 박히겠으니, 한나라 넌 그 보혈로 구원 받는 바리새인 되란 소리다. 한나라 벙찌는 거, 간만에 이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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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5-09-02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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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선물해준 책이다. 아들은 첨엔 시큰둥했다. 다 읽고 나선 두꺼운 책은 못 먹겠지만 얇은 건 먹을 수 있겠단다.

친구는 우리 애 어렸을 때 보고는 '맑음'이라고 불렀다. 잊어버리지 않고 내 맘 속에 담아두었다가 혼잣말로 불러 보곤 한다.

친구의 생일이 지나갔다. 무심했던 나를 탓해 본다. 소용없다. 받아먹은 생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생일만 받아 먹었나? 내가 지금껏 그 친구에게 받아 먹은 건 용기, 위로, 희망, 기쁨... 아주 많다. 물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가 받기만 했던 이유도 똑같으리라.

고맙다. 선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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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7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왈로 2005-08-07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 되게 기분 좋다.
아직 생일 안 지나간 것도, 날 사랑스럽게 봐주는 것도!
이렇게 얘기 하니까 전화로 하는 것보다 더 낫네. ^^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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