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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서 하룻 밤을 자는데 이젠 거기가 내 잠자리 아닌게 확 느껴지네.

밤새 옆구리가 결려서 다음날 집에 와 낮잠을 3시간이나 잤다.

그리고 오늘까지 어버이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설겆이도 미뤄둔채 이 한가로움을 만끽하고 있지.

이제서야 니 생각에 끄적이게 되고.

이런거 보면 친구보다 신랑이 낫다, 그자?ㅋㅋ

밤새 잘 자고~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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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6-05-0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새 잘자고, 여 와서 봤다. 오늘이라도 잘 쉬어라. 상규야, 엄마 좀 도와드려라~
고맙다, 왈로야.

2006-05-11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누아.

파키스탄에 성금 보낸다는 글 읽었어도 꿈쩍않고 있었는데 지금 <한겨레21> 읽고 움직여 볼려고 한다.

한비야씨가 쓴 '파키스탄보고서' 너도 읽었나?

<한겨레21> 1년치 구독료가 15만원인데 이 한권만으로 끝이라 해도 하나도 안 아깝단 생각든다.

내일 동네 아줌마 하나 슬쩍 꼬셔서 성금 보내야지.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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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5-11-0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랬구나. 못 읽었다. 못 읽어도 텔레비전에서 다큐멘타리 처럼 하는 거 봤다. 끔찍했다. 그래, 꼬셔서 같이 해라. 그런 일 꼬시는 건 찬성이다. 이러는 나는 널 못 꼬셨구나.--;;

왈로 2005-11-08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말야. 쉬운건 아니더라구. '이렇게 어려운 이웃이 있는데 당신은 뭐 하고 있소?'힐책하는 말로 들릴까도 겁나고 1년에 몇번 하지도 않으면서 겨우 한번 할때 생색내는거 같아 자신에게 부끄럽고. 그래서 한겨레 건네주면서 집에 가 읽어 보라고 했지. 사실 그 전에 '장롱 속 아이' 사건 있었을 때도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주변에 크게 알리지도 못했다. 평범하기만 한 이웃들을 나쁜 이웃으로 만들어 놓은 신문기자만 힐책했지 뭐. 한겨레, 씨네 영업 할 때 어떻게 그리 용감하였는지, 나 맞나 싶다. 지금 생각에. 동기들한테도 몇 권 부탁했었는데 그 때 ㅊㅈㅎ가 그러더라. '부담가지지 마라. 잘 보고 있다. 이렇게 좋은 잡지 니 덕분에 보게되서 오히려 고맙다'고. 역시 된 놈이더라구 ^.^ (ㅊㅈㅎ-우리과 학생대표했었지, 아마. 생각나?)

이누아 2005-11-08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모군은 학생 부대였다. 대표는 김현*였고. 안 그래도 차선* 언니랑 늘 연락이 되었는데 요즘 소식이 끊겼다고 언니가 궁금해 하던데...
 

 

미연아,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동네 도서관이다.

가방을 메고 나와 어디 갈까 생각하다 편안한 장소로 선택한 곳아 고작 이곳이다.

문학자료실, 정기간행물실, 인문과학자료실을 왔다 갔다 하며 이것저것 읽어 봤다.

난 좀 혼자 있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왜냐면 갑자기 혼자 있을 때 자주 두려움 같은 게 밀려 와서 학교 가면 세미나실 있을 거구 또 그러면 몇 마디 수다를 떨 것이고, 또 그러면 허탈해질 것이다.

지금 건강도 엉망이다. 한 달이 넘은 것 같기도 하고, 자꾸 무기력해지고.

아자 -. 힘내야지.

당분간 이곳에서 책을 읽을 작정이다.

좋아질 것 같다. 뭐 크게 나빠진 것도 없지만.

문학자료실에서 ㅊㅎ선배 봤다. 하루 이틀 더 나오실 거라고 해서 <에덴의 불칼>5권을 부탁했다. 쾌히 승낙.


약간 후덥지근하다.

매일 달성공원에 가 볼까도 생각 중이다. (여기서 가깝다. 차타야 하지만) 동물을 보고 있으면 정말 무아지경이 된다. 신기하게도.

점심을 먹었는데 또 배고프네.

음악감상실에 가서 좀 자고 와야지.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는 건 분명 잘못일 텐데...

오늘 좀 편하고 좋다.

너두 하는 공부 잘 해라.

나 자러 간다.

1994. 7. 1. 오후

tjsgml  ,,,,꽃잎 다섯,,,,


*무슨 책 보냐구?

잡지. 그리고 <불타 석가모니>, <바가바드 기타> 등등. 참 영시(英詩)도 본다. 재미(?)있다.

*U.R. 자료 부탁해 놓고 난 놀아서 - 이해를 구한다.








- 영어 공부할 겸 읽어 봐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 a shake

To ask if there is some mistake.

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

Of easy wind and downy flake.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 Robert Frost.


눈 오는 밤 숲가에 서서


이 숲이 누구의 숲인지 난 알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집은 마을에 있어

자기 숲에 쌓이는 눈을 보려고

나 여기 서 있는 것을 그는 모르리.


내 작은 말이 이상하게 여기겠지.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날 저녁

근처에 농가도 없는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멈추는 것을.


말은 방울을 짤랑짤랑 흔들어

무슨 일인가 묻는다.

그 밖에 들리는 것은 순한 바람과

솜털 같은 눈송이가 스치는 소리 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구나.

그러나 나에겐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잠들기 전에 수 마일을 가야만 한다.

잠들기 전에 수 마일을 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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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로 2005-11-0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ㅊㅎ선배가 누군지 알지? 이 부분이 내 눈에 제일 크게 보인다.ㅎㅎㅎ ㅋㅋㅋ 근데 U.R자료는 뭐냐?

이누아 2005-11-0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ㅊㅎ 선배...한참 생각하다 생각났다. 에덴의 불칼 보고 겨우 생각했다. 너는 아냐? 에덴의 불칼에 얽힌 사연을?^^ 선배의 소식은 풍문으로도 들리지 않네. 허기야 내가 만나는 사람이 별로 없어 그렇겠지? 내 결혼식 때 정면에 서서 딸을 보내는 아버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본 게 마지막이네. 그래도 나랑 의남매였는데...서로 참 무심하다. 한번 만나고 싶지, 그치?

UR자료가 뭘까? 우루과이라운드 같은 거 아닐까? 그 해 시골 간 것도 기억에 없는데 이런 잘잘한 일상이 기억에 있을 리 없다. 근데 영문까지 쓰느라 너무 고생한 거 아니냐? 나는 마치 다른 사람이 쓴 걸 보는 기분으로 읽는다. 게으름이 묻어나는 편지다. 저 때도 저런 책 읽고 있었구나...

이 글을 보니 달성공원에 가고 싶다. 그땐 같은 크기의 사자들이 있어도 누가 어미인지 새끼인지 다 알았는데, 오타리아(바다사자 중 한 종류)가 새끼를 몇 마리 낳았는지, 몇 마리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졌는지 환했는데...보고 싶다, 오타리아. 새끼 오타리아는 고양이 소리에, 헤엄은 나비모양으로 친다. 아빠는 안 그렇지만. 아직 그 애가 있을까? 내가 그 애를 알아볼 수 있을까? 옆방 살던 점박이 물개는 아직도 있을까?


왈로 2005-11-0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덴의 불칼에 얽힌 사연이 뭘까....
애 똥 치우고 금하게 들어온 거는 현각스님 금강경 법문 듣고 나도 '탕~'해서 이 순간 놓치고 싶지 않아 몇 자 적어 둘려고 왔다. 현각스님 법문이 진짜로 더 이해하기 쉽구나. 니가 예전에 영어로 된 불교서적 한참 읽었는데 그 때 생각이 난다.
애가 배 고픈가 보다. 간다.
I'll be back!
 

미연아

방금 너와 통화했다. 엽서 버린 거 얘기하고 나니까 쓰고 싶다.

덕분에 시골밤이란 낙서가 새끼를 쳤는데 여기 적을 수 있겠다.


= 시골밤 1 (시골 온 첫째 날 밤) =

폭풍을 기다리는 하늘이 별을 감추고

눈을 뜬 것인지 모를

어둠 속에 앉은

풀벌레 소리


= 시골밤 2 (두번째 날 밤) =

어둠을 한 국자씩 떠낸 자리에

가만히 앉은 빛

땅의 별, 하늘의 별

어둠을 제외하곤 온통 별


나무마냥

팔을 환히 벌렸더니

확 안겨드는

바람


짙은 고요가 풀벌레를 깨운다.


=시골밤 3 (역시 두 번째 날) =

이 낡은 다리에서 그와 손잡고

듣고픈

황토빛 강물소리



= 아기와의 대화 - 바람 =

바람이 세게도 분다. 그치?

말똥말똥, 두리번 두리번

아니, 바람은 안보여

저 감나무 봐

막 흔들리고 감이 떨어지구 그러지.

바람이 그러는거야

말똥말똥, 두리번 두리번

아이, 참.

바람은 안보인데니까.


미연아, 편지란 때론 참 편한 것 같다.

만약에 이런 낙서들을 너한테 들려주겠다고 하면 아마도 네가 싫다고 했겠지?

시골에선 시간이 없는 것 같다.

해가 뜨면 사람도 눈을 뜬다. 난 6시면 일어나는데 그땐 이미 외삼촌은 밭에 가고 안 계신다.

저녁 7시 까지 냇가에서 놀다가 8시가 되어서야 저녁을 먹지. 그때가 어두워지는 때니까.

동례리 외갓집엔 늦게까지 구판장을 여는데 (구판장 알지? 마을 공동 가게로 개인 소유가 아니지) 병산에선 가게 있는 사람 식사하러 가면 문을 닫는다. 일정한 시간도 없이 그 사람이 배고프면 구판장 문 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왜 얘기 하냐 하면 방금 모기향 사러 구판장 갔다가 허탕치고 왔거든.

여기저기의 벌레와 모기들에게 내 몸을 공양한 덕택에 가렵다.

그 공양한 부분을 바꿀 생각은 없는데 내 배는 거의 지속적으로 포화상태다. 아마 올 여름들어 제일 많이 먹어 대고 있는 때일 거다. 밥, 수박, 옥수수, 밥, 토마토, 옥수수...

으아, 배 부르다. 지금도 그득한 배를 하늘로 향하게 비스듬이 누워 끄적거리고 있다.

너무 열심히 논 조카 둘이 내 옆에서 자고 있고 마루에선 아버지와 형부, 언니, 사촌이 수박을 먹으며 (또 먹는다. 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넌 지금 뭐하고 있는지 통화할 때 물어 볼 걸 그랬다. 궁금하군 피곤해서 졸고 있었을까?

내일 ‘사람들’에 갈게. 동례리 친구집에서 따온 꽃사과 갖다 줄게. 참 귀여운 과일인데 난 시큼해서 못 먹겠더라. 예뻐서 갖구 왔는데 비닐에 넣어 둬서 좀 시들었을거다.

내일 보자. 차 한 잔 사줘.

카마 내일 보재이.


1994.8.2.화. 거창 가조 병산서

tjsgml (,,,꽃잎 다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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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로 2005-10-3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 뽈록하게 나와 있을 니 모습 상상이 되지? 읽는 나도 즐거워지는 편지였어.

이누아 2005-10-3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내 글에 추천 눌렀다.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아버지와 언니 친구들과 고향에 간 적이 있었다니...94년에! 편지도 낯설다. 지금 보니 글도 이쁘다. 저거 내가 쓴 거 맞나? 큰나무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어둠을 떠낸 자리에 별을 놓아두듯 어둔 내 기억에 별을 수놓는구나. 나도 즐거워지네. 내 서재에 가져가서 두고두고 볼란다. 니 이름 있어도 괜찮지?

이누아 2005-10-3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낙서들을 너한테 들려주겠다고 하면 아마도 네가 싫다고 했겠지? "
하하하, 저 말은 맞다. 저런 내용으로 너와 대화 했더라면 저 당시의 너는 아마 확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을 게다. 이젠 나이가 좀 들었나 보다.^^

왈로 2005-10-31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네가 기대 이상을 보이니 탄력이 붙는데. 내일이나 모레 쯤 한판 더 올리꾸마. 근데 네 기억력 정말 놀라웠는데 이젠 '빠이빠이'냐? 내 못난 모습들도 빠이빠이 해주라. ^.^
 

니게서 받은 편지들 다시 읽어 본다고 여기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이 편지통에 들어있는 너를 비롯한 사연들 모두가 재미있어. 지나간 내 친구들과 선생님의 자취들...유치했던 나까지...

한때는 '날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많이 불안해 하고 우울했었거든.  얼굴도 촌시럽게 생겨가지고 투덜거리기나 하고 또 어디서 들은 건 있어가지고 남의 말에 귀도 기울일줄 몰라 하던 나를 누가 좋아하겠나 싶어 더욱 고개 푹 숙이고 다니곤 했었는데.

이제 내 편지통에 가득 들어 있는 (원래 쬐그마해서 얼마 넣지 않아도 넘친다) 지나간 내 이웃들은 나를 얼마나 이뻐하고 사랑해 주었는지 말하고 있네. 근데 미안하게도 내게 그런 아름다운 말들을 건네준 친구들의 얼굴이 가끔씩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름은 입에 익은데 도저히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TV에서 친구들 잘 찾지 못하는게 짜고 하는 건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

하여튼간 10년 20년 전의 나를 옆에서 지켜봐 주었던 많은 이들에게 고맙다.

이 편지통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니가 보낸 시(너는 낙서라고 했지만)하고 편지들을 자체 검열(?)해서 여기 올려 볼께.

그리고 천상병 시인의 육필을 '아래아한글'사에서 폰트로 개발했다고 하더라구. 니 필체도 폰트로 개발해 두면 좋겠다 싶다. 글씨체가 어떠냐 하면... 차 한 잔 앞에 두고 가부좌 틀고 조용히 미소지으며 소곤소곤 대는 느낌이다. 꽃잎 다섯개  달린 네 마스코트도 정겹고.

하여튼간 너도 천시인 못지않은 '좋은 사람' 되어서 내게 있는 너의 손길들이 자랑거리가 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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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5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왈로 2005-10-26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그 땐 그랬었지. 얼마전까지도 그런 고비 있었고. 그리고 우리집 화장대 서랍엔 도장 따 찍힌 이혼서류도 그대로 있고. 변하지 않고 평생 괴로울 것만 같았는데 이젠 그런 고비를 어떻게 넘어야 할지도 조금 알겠고. 내년이면 결혼 10년인데 이제서야 묻고 묻히고 서로 부대끼는 방법 알았으니 늦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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