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아,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동네 도서관이다.

가방을 메고 나와 어디 갈까 생각하다 편안한 장소로 선택한 곳아 고작 이곳이다.

문학자료실, 정기간행물실, 인문과학자료실을 왔다 갔다 하며 이것저것 읽어 봤다.

난 좀 혼자 있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왜냐면 갑자기 혼자 있을 때 자주 두려움 같은 게 밀려 와서 학교 가면 세미나실 있을 거구 또 그러면 몇 마디 수다를 떨 것이고, 또 그러면 허탈해질 것이다.

지금 건강도 엉망이다. 한 달이 넘은 것 같기도 하고, 자꾸 무기력해지고.

아자 -. 힘내야지.

당분간 이곳에서 책을 읽을 작정이다.

좋아질 것 같다. 뭐 크게 나빠진 것도 없지만.

문학자료실에서 ㅊㅎ선배 봤다. 하루 이틀 더 나오실 거라고 해서 <에덴의 불칼>5권을 부탁했다. 쾌히 승낙.


약간 후덥지근하다.

매일 달성공원에 가 볼까도 생각 중이다. (여기서 가깝다. 차타야 하지만) 동물을 보고 있으면 정말 무아지경이 된다. 신기하게도.

점심을 먹었는데 또 배고프네.

음악감상실에 가서 좀 자고 와야지.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는 건 분명 잘못일 텐데...

오늘 좀 편하고 좋다.

너두 하는 공부 잘 해라.

나 자러 간다.

1994. 7. 1. 오후

tjsgml  ,,,,꽃잎 다섯,,,,


*무슨 책 보냐구?

잡지. 그리고 <불타 석가모니>, <바가바드 기타> 등등. 참 영시(英詩)도 본다. 재미(?)있다.

*U.R. 자료 부탁해 놓고 난 놀아서 - 이해를 구한다.








- 영어 공부할 겸 읽어 봐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 a shake

To ask if there is some mistake.

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

Of easy wind and downy flake.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 Robert Frost.


눈 오는 밤 숲가에 서서


이 숲이 누구의 숲인지 난 알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집은 마을에 있어

자기 숲에 쌓이는 눈을 보려고

나 여기 서 있는 것을 그는 모르리.


내 작은 말이 이상하게 여기겠지.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날 저녁

근처에 농가도 없는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멈추는 것을.


말은 방울을 짤랑짤랑 흔들어

무슨 일인가 묻는다.

그 밖에 들리는 것은 순한 바람과

솜털 같은 눈송이가 스치는 소리 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구나.

그러나 나에겐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잠들기 전에 수 마일을 가야만 한다.

잠들기 전에 수 마일을 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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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로 2005-11-0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ㅊㅎ선배가 누군지 알지? 이 부분이 내 눈에 제일 크게 보인다.ㅎㅎㅎ ㅋㅋㅋ 근데 U.R자료는 뭐냐?

이누아 2005-11-0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ㅊㅎ 선배...한참 생각하다 생각났다. 에덴의 불칼 보고 겨우 생각했다. 너는 아냐? 에덴의 불칼에 얽힌 사연을?^^ 선배의 소식은 풍문으로도 들리지 않네. 허기야 내가 만나는 사람이 별로 없어 그렇겠지? 내 결혼식 때 정면에 서서 딸을 보내는 아버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본 게 마지막이네. 그래도 나랑 의남매였는데...서로 참 무심하다. 한번 만나고 싶지, 그치?

UR자료가 뭘까? 우루과이라운드 같은 거 아닐까? 그 해 시골 간 것도 기억에 없는데 이런 잘잘한 일상이 기억에 있을 리 없다. 근데 영문까지 쓰느라 너무 고생한 거 아니냐? 나는 마치 다른 사람이 쓴 걸 보는 기분으로 읽는다. 게으름이 묻어나는 편지다. 저 때도 저런 책 읽고 있었구나...

이 글을 보니 달성공원에 가고 싶다. 그땐 같은 크기의 사자들이 있어도 누가 어미인지 새끼인지 다 알았는데, 오타리아(바다사자 중 한 종류)가 새끼를 몇 마리 낳았는지, 몇 마리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졌는지 환했는데...보고 싶다, 오타리아. 새끼 오타리아는 고양이 소리에, 헤엄은 나비모양으로 친다. 아빠는 안 그렇지만. 아직 그 애가 있을까? 내가 그 애를 알아볼 수 있을까? 옆방 살던 점박이 물개는 아직도 있을까?


왈로 2005-11-0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덴의 불칼에 얽힌 사연이 뭘까....
애 똥 치우고 금하게 들어온 거는 현각스님 금강경 법문 듣고 나도 '탕~'해서 이 순간 놓치고 싶지 않아 몇 자 적어 둘려고 왔다. 현각스님 법문이 진짜로 더 이해하기 쉽구나. 니가 예전에 영어로 된 불교서적 한참 읽었는데 그 때 생각이 난다.
애가 배 고픈가 보다. 간다.
I'll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