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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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좋아합니다. 범인을 드러내 놓고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알아가는 과정을 좋아하고, 주인공과 함께 범인을 찾아가며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상황을 이해하기도 하고 함께 분노하는 등장인물을 만난다면 더할나위 없지요. 하지만 이번에 읽은 이야기는 너무 전지전능하신분이 등장하여 주구장창 설명만 해대니 이건 정말 ‘설명충’이 따로 없습니다.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 가까운 글이었습니다. 이 잘난 형사님과 맞장구 쳐가며 읽지 못해 아쉬움이 남고, 재빠르게 눈치채지 못해 송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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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무튼, 목욕탕 - 마음의 부드러운 결을 되찾을 때까지 나를 씻긴다 아무튼 시리즈 36
정혜덕 지음 / 위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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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을 무척 좋아합니다. 저도 작가님처럼 열탕에 몸을 담근다던지 사우나를 즐기지는 않지만 결혼전에는 맛사지권대신 목욕탕 한달권을 끊을 정도로 목욕탕을 좋아했지요.
결혼후 지금의 동네로 이사를 와서 찾아간 목욕탕은 찜질방은 커녕 사우나도 건식/급식 두칸만 있고 8시면 문을 닫는 옛날식 목욕탕이었습니다. 커피를 타주시는 할머니도 엄마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시지만 무척이나 쿨하셔서 잔돈 거슬러 주시기 귀찮아 물건값을 깎아 주실 지경입니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한달에 한두번 목욕탕에 가서 관리사님에게 몸을 맡기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저희 동네 관리사님의 치트키는 마지막에 차마 손댈 수 없는 뜨거운 물에 담겨 있던 비치타월을 맨손으로 꾹 짜서 다리밑에서 머리 방향으로 휘리릭 펼치며 날려 주는 것입니다. 마치 와호장룡에서 본 양자경의 우아한 몸짓처럼, 날아 오는 동안 살짝 식은 수건은 제 몸에 착 펼쳐지며 몸에 정확히 안착합니다. 수건이 날아오며 일으키는 바람과 그 따끈한 수건의 조화는 정말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안락함과 다시 찾을 수 밖에 없는 그리움이 되어 버리지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목욕탕 뒷집인 신전떡볶이의 순한맛 떡볶이를 사와 (맵찔이기에) 살짝 땀을 흘리며 먹은 후 낮잠을 한숨 자면 정말 그 신전의 여왕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떡볶이집은 이미 없어졌고 목욕탕도 1년여동안 못갔지만 책을 읽으며 그때의 열기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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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최선은 멈춰 있는 것이었다.

누가 누구를 버리지 않았대도 서로 멀어질 수있었다.

잘렸다고 착각하지 말고, 잘린 척하지 말고,
심각해지지 말고, 심각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고, 눈에 힘주지 말고, 목뒤에 힘주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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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샅샅이 해부한다해도 나의 감정과 기분을 찾아내기는 어렵겠지요. 나조차 나를 들여다 보아야 하고 내가 내 맘에 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공감하며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공감의 능력도 타고나는 거나 물려 받는 것이 아니라 배우면 된다는 사실에 안도합니다. 대신 그것은 강요되는 희생이 아니고 나조차 상대방에 몰입되어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다는 것은 한두번의 학습으로 이루어 지지는 않겠지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그들을 이해하려면 어렵겠지만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감싸준다면 내 안에서 길을 찾는 일도 수월해 질듯 합니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필요한 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수용이다. ‘너는 옳다‘는 존재에 대한 수용을건너뛴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는일처럼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 ‘저 사람은 지금 내가 산소가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시키는 인증 작업일 뿐이다. 호흡이 가빠 산소 호흡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양념치킨을 시켜준다면 고마운 일도 아니고 도움이 될 리도 없다.

어떤 것을 묻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죽고 싶다는 마음을 비쳤는데도 그 고통이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외면되지 않는 것자체가 중요하다.

언제나 나를 놓쳐선 안 된다. 언제나 내가 먼저다. 그게 공감의 중요한 성공 비결이다. 공감하는 일은 응급실 당직 의사처럼 상대에게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의무가 되면 결국 내가 먼저 나가떨어진다.

악의가 없어도 얼마든지 타인에게 상처를 줄수 있다. 그래서 공감은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면서 자신도 모르게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사람이 많은것도 그래서다. 배워야 아는 고통, 배워야 공감할 수 있는 고통이 세상에는 더 많다. 그래야 최소한 그런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의도치않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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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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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파트 주차장을 지나는데 한 어린이가 저에게 “안녕하세요!” 하길래 저도 “안녕!”하고 대답하고 서로 등을 돌려 지났습니다. 어린이의 엄마가 “누구야?” 하고 어린이에게 물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몰라!” 하는데 웃음이 났지요. 그러고 보니 어린이들은 항상 친절하고 다정했어요. 대부분 어른들이 어린이를 무시하거나 놀리며 상처 주지요.
어린이들의 천진한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어른으로서의 예의를 배우게 된 책입니다. 저도 아이가 없어 어린이의 세계를 가까이 접하지는 못하였지만 조카나 다른 어린이들에게 조금 더 예의바르고 공손한 어른으로 행동해야겠습니다.

엄마가 된 친구와 나는 각자의 속도와 방향으로 살아간다. 부모가 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나는 끝까지 제대로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친구 역시 아이 없이 나이 들어가는나의 삶을 그저 짐작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는우리 자리가 떨어져 있다는 것이 예전처럼 서운하지 않다.
언제든지 손 내밀 수 있는 자리에, 잘 보이는 곳에 내가 가있겠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내가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 해도 상관없다. 어른은 그런 데 신경 쓰지 않는 법이다.

지금 어린이를 기다려 주면, 어린이들은 나중에 다른 어른이 될 것이다. 세상의 어떤 부분은 시간의 흐름만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나는 어린이에게 느긋한 어른이 되는 것이넓게 보아 세상을 좋게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를 기다려 주는 순간에는 작은 보람이나 기쁨도 있다.
그것도 성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와 어른은 함께 자랄 수 있다.

나는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 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싶다. 어린이 앞에서만 그러면 연기가 들통나기 쉬우니까평소에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감사를 자주 표현하고, 사려 깊은 말을 하고, 사회 예절을 지키는 사람. 세상이 혼란하고 떠들썩할 때일수록 더 많이,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음만으로 되지 않으니 나도 보고 배우고 싶다. 좋은 친구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하나 기웃거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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