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갓 구운 빵처럼 따듯한 글들이 가득합니다. 저도 빵만드는 것을 즐겨 합니다. 즐겨하다가 잘해보고도 싶어 제과제빵기능사자격증까지 얻었지요. 그래도 빵으로 평가받는 직업이 아닌지라 썩 훌륭하지는 않습니다만 가끔 누군가에게 정성을 담은 선물을 해주고 싶을 때는 빵을 굽곤 합니다.
빵을 만드는 일은 먹는 것에 비해 무척이나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설을 쓰는 일도 그렇겠지요. 챕터마다 소개된 빵들과 글들을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먹어 보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타인의 인생을 실패나 성공으로 요약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좋은 문학 작품은 언제나, 어떤 인생에 대해서도 실패나 성공으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세상은 불확실한 일들로 가득하지만 단 하나분명한 것은, 당신과 나는 반드시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고 고독과 외로움 앞에 수없이 굴복하는 삶을 살 것이라는사실이다. 하지만 괜찮다, 그렇더라도.
당신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채 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만 한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요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뿐이다.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을 품은 이상 우리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시간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단지 기록하는 일뿐이라는 설터의 말을 이미 진실이라 믿고 있는사람들일 테니까.

우리는 삶과 세계를 하나의 매끄럽고 완결된 서사로 재구성하려 애써 노력하지만, 사실은 끝끝내 하나가 될 수없는 단편적인 서사들을 성글게 엮으며 살아갈 뿐이니까. 그리고 바로 거기,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때로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도 없는, 서사와 서사 사이의 결락지점. 그런 지점이야말로 문학적인 것의자리일 거라고 나는 믿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추리소설을 좋아합니다. 범인을 드러내 놓고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알아가는 과정을 좋아하고, 주인공과 함께 범인을 찾아가며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상황을 이해하기도 하고 함께 분노하는 등장인물을 만난다면 더할나위 없지요. 하지만 이번에 읽은 이야기는 너무 전지전능하신분이 등장하여 주구장창 설명만 해대니 이건 정말 ‘설명충’이 따로 없습니다.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 가까운 글이었습니다. 이 잘난 형사님과 맞장구 쳐가며 읽지 못해 아쉬움이 남고, 재빠르게 눈치채지 못해 송구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아무튼, 목욕탕 - 마음의 부드러운 결을 되찾을 때까지 나를 씻긴다 아무튼 시리즈 36
정혜덕 지음 / 위고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욕탕을 무척 좋아합니다. 저도 작가님처럼 열탕에 몸을 담근다던지 사우나를 즐기지는 않지만 결혼전에는 맛사지권대신 목욕탕 한달권을 끊을 정도로 목욕탕을 좋아했지요.
결혼후 지금의 동네로 이사를 와서 찾아간 목욕탕은 찜질방은 커녕 사우나도 건식/급식 두칸만 있고 8시면 문을 닫는 옛날식 목욕탕이었습니다. 커피를 타주시는 할머니도 엄마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시지만 무척이나 쿨하셔서 잔돈 거슬러 주시기 귀찮아 물건값을 깎아 주실 지경입니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한달에 한두번 목욕탕에 가서 관리사님에게 몸을 맡기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저희 동네 관리사님의 치트키는 마지막에 차마 손댈 수 없는 뜨거운 물에 담겨 있던 비치타월을 맨손으로 꾹 짜서 다리밑에서 머리 방향으로 휘리릭 펼치며 날려 주는 것입니다. 마치 와호장룡에서 본 양자경의 우아한 몸짓처럼, 날아 오는 동안 살짝 식은 수건은 제 몸에 착 펼쳐지며 몸에 정확히 안착합니다. 수건이 날아오며 일으키는 바람과 그 따끈한 수건의 조화는 정말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안락함과 다시 찾을 수 밖에 없는 그리움이 되어 버리지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목욕탕 뒷집인 신전떡볶이의 순한맛 떡볶이를 사와 (맵찔이기에) 살짝 땀을 흘리며 먹은 후 낮잠을 한숨 자면 정말 그 신전의 여왕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떡볶이집은 이미 없어졌고 목욕탕도 1년여동안 못갔지만 책을 읽으며 그때의 열기에 빠져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의 최선은 멈춰 있는 것이었다.

누가 누구를 버리지 않았대도 서로 멀어질 수있었다.

잘렸다고 착각하지 말고, 잘린 척하지 말고,
심각해지지 말고, 심각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고, 눈에 힘주지 말고, 목뒤에 힘주지 말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몸을 샅샅이 해부한다해도 나의 감정과 기분을 찾아내기는 어렵겠지요. 나조차 나를 들여다 보아야 하고 내가 내 맘에 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공감하며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공감의 능력도 타고나는 거나 물려 받는 것이 아니라 배우면 된다는 사실에 안도합니다. 대신 그것은 강요되는 희생이 아니고 나조차 상대방에 몰입되어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다는 것은 한두번의 학습으로 이루어 지지는 않겠지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그들을 이해하려면 어렵겠지만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감싸준다면 내 안에서 길을 찾는 일도 수월해 질듯 합니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필요한 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수용이다. ‘너는 옳다‘는 존재에 대한 수용을건너뛴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는일처럼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 ‘저 사람은 지금 내가 산소가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시키는 인증 작업일 뿐이다. 호흡이 가빠 산소 호흡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양념치킨을 시켜준다면 고마운 일도 아니고 도움이 될 리도 없다.

어떤 것을 묻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죽고 싶다는 마음을 비쳤는데도 그 고통이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외면되지 않는 것자체가 중요하다.

언제나 나를 놓쳐선 안 된다. 언제나 내가 먼저다. 그게 공감의 중요한 성공 비결이다. 공감하는 일은 응급실 당직 의사처럼 상대에게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의무가 되면 결국 내가 먼저 나가떨어진다.

악의가 없어도 얼마든지 타인에게 상처를 줄수 있다. 그래서 공감은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면서 자신도 모르게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사람이 많은것도 그래서다. 배워야 아는 고통, 배워야 공감할 수 있는 고통이 세상에는 더 많다. 그래야 최소한 그런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의도치않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